코로나·기상재해·디지털 본격대응의 원년

경기회복 낙관에 농업소득 완만한 증가 전망

코로나19가 1년이 넘도록 종식되지 않고 3차 대유행을 지나며 우리 국민 건강과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지만 올해 우리 농업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매년 연초에 우리 농업·농촌의 주요 동향과 지표를 예측해 발표하는 ‘농업전망 2021’에서 이 같은 낙관적 전망이 나왔다.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와 이상기후, 디지털 생활 진전, 그린뉴딜, 탄소중립 선언, 공익직불제 등 농업계에 던져진 화두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다.

‘농업전망 2021’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올해 우리 농업생산액은 지난해보다 1.9% 증가한 52조5030억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농업생산액 증가율(3.7%)의 절반에 불과하다. 농가소득도 전년보다 1.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수치도 작년 증가율(4.7%)의 1/3 수준이다. 이 같은 전망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촉발된 전 분야의 경기침체와 기상재해, 축산전염병 등 각종 악재의 충격에서 벗어나 급격한 증가세는 아니어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매년 감소하는 농가인구는 올해도 줄어 전년 대비 1.8% 감소한 216만2천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65세 이상 농가인구 비중은 1.2%p 늘어난 49.2%가 될 것으로 보여 고령화 심화로 인한 농업인력 확보 문제가 올해도 우리 농업·농촌의 아킬레스건이 될 전망이다.

이번 ‘농업전망 2021’에서는 처음으로 각계 전문가와 농정당국자가 참석해 농정현안 진단과 향후 추진과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신년좌담회도 마련됐다. 좌담회에서 패널들이 제시한 한국 농업·농촌을 둘러싼 키워드는 코로나19, 공익직불제 보완, 기후위기, 탄소중립 선언, 그린뉴딜, 디지털뉴딜, 농업인력, 유통혁신 등으로, 최근 우리 농업·농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었다.

좌담회에서는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집어삼킨 현실에서 인간의 감성과 자연이 녹아있는 농촌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이 장이 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탄소중립과 그린뉴딜 등으로 관행 농업의 전환이 불가피해 농업계에 핵폭풍이 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코로나19로 민낯이 드러난 고밀도사회에 대한 경각심은 농업·농촌에도 영향을 미쳐, 저밀도 농촌으로의 귀농·귀촌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고밀도 사육으로 인한 가축전염병의 확산의 해결책으로 저밀도 축산으로의 구조변화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금 시대는 정책이 아니라 철학과 정치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코로나19 시대를 관통하며 우리가 얻은 교훈인 협력과 연대의 가치로 현안들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 농업·농촌은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19와 기상재해 등 불가항력의 위기로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그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상처를 추스르고 그러한 위기에 본격적으로 대응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농업전망을 보며 농업인들도 미래농업,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의 청사진을 면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관행과 익숙함에서 벗어나 과감히 도전에 맞서자. 거센 변화의 바람이 지금 우리 앞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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