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이 뛴다-경기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그동안 농업과 농촌발전을 견인해 온 지방농촌진흥기관인 각 도농업기술원은 2020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 위기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도약의 해 2021년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사람과 환경중심 농업·농촌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신사업 창출, 4차산업과 연계한 농업의 융복합화, 비대면 디지털 영농실현 등을 추진하고 있는 각 도농업기술원을 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치매환자의 질환 완화와 가족들의 심신치유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치유농장을 지원하고 있다.

치매예방사업 가능한 치유농장 90곳까지 확대
전문화된 프로그램과 강사진·자연친화적 공간 개선 지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치유농업 부상
약 4조 원 규모로 예측되는 치유농업의 육성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으로서의 농업에 새로운 영역이 창출되고, 공간으로서 농촌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 있는 치유농업은 올해 3월25일부터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활성화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는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난해 21개 치매안심센터와 23개 치유농장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한재수 경영기술팀장은 “경기도는 치유농업법이 제정되기 전인 2019년에 조례를 제정했다”면서 “사실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곳이 많아 치유농장이 1곳도 없는 시·군이 있는 등의 어려움 때문에 치유농업의 후발주자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경기도광역치매센터와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활용한 치매예방 사업을 시작으로 올해는 치유서비스가 가능한 농장을 46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치유체험 프로그램 운영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피드백을 얻었기 때문이다. 경증치매환자와 보호가족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5.8% 이상이 만족도를 보였다.

치매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치유농장은 프로그램도 차별화가 필요하다. 치유프로그램은 농장의 주작목을 활용해 단순한 형태로 일반체험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쉬운 내용을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외부활동이 극히 힘든 노년층에겐 어릴 적 농촌에 살았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짚풀공예, 전통놀이 등이나 농사나 먹거리를 만들었던 경험을 되살릴 쌀케이크, 전통장, 장아찌 등의 프로그램은 안성맞춤이었다.

한 팀장은 “도내 체험농장 중 치유서비스가 가능한 농장을 90곳 취합했고 2023년까지 140곳으로 확대할 것이고, 올해는 46개 치매안심센터와 농업기술원에서 집중육성한 치유농장 90곳을 연계해 전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도화된 시스템·적은 인원 등 과제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고도화된 프로그램 이외에도 별도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이동에 제약이 있는 만큼, 근거리에 위치해야 하고, 보통의 체험농장 프로그램이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하지만, 그보단 훨씬 적은 인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단 점이다.

그래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인원을 20명 내로 한정했고, 실제로 치유농장들은 10명 안팎의 인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거기다 휠체어로만 이동할 수 있는 이들을 위해 턱이 없거나 안전바와 비상벨 설치, 별도의 화장실 등 시설측면에서 개선도 필요하다. 올해 12곳 치유농장에 6000만 원의 예산도 지원하는데, 이는 치유농업 본연의 기능을 살릴 수 있는 보다 자연친화적인 공간 개선과 고도화된 프로그램 마련에 쓰인다. 그리고 쉽고 느린 템포로 교육을 제공해야 하고, 사람심리에 대함에 있어서도 노련함을 갖춰야만 원활한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래서 사전에 이와 관련한 교육을 수료토록 했다. 거기다 향후 치유농업사가 신설되면 이들을 육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하지만 시설투자는 더 필요하지만 인원은 더 적어 농장입장에선 소득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자칫 저가경쟁에 내몰려 질 낮은 치유농장이 난립한다면 농장과 환자 모두에게 불이익이다. 장기적으로 건강보험을 포함한 공적영역에서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치유농업이 발달한 유럽은 의료적 효과를 인정하고, 건강보험과 연계함으로써 질 높은 프로그램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해 치유농업이 신산업이자 일자리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 팀장은 “앞으로 치유농업이 의료의 한 분야로서 역할을 한다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건 물론이고 농업과 농촌이 가진 다원적 기능을 국민들도 인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자 말-이기택 농촌자원과장

“무궁무진한 치유농업, 적극 뒷받침할 것”

치유농업법과 조례 제정으로 치유농업 법적·제도적 기반은 마련됐다. 경기도는 치유농업의 활성화를 위해 올해 치유농장과 이를 복지에 활용화하고, 학교 치유텃밭 조성 등 8개 치유농업 분야에 16억1000만 원을 투입한다.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유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코로나 우울, 문제학생, 직장우울증 환자, 소방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유용한 프로그램 확충에도 매진할 것이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 도시민을 대상으로 한 치유농업은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고, 이를 뒷받침하는데 농업기술원은 제역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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