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신 홍
본지 편집위원
前 축협중앙회 연수원장

 

2009년 1월20일은 참으로 역사적인 날이다. 흑인의 피가 흐르는 오바마가 온 세상 많은 사람이 불가능 하리라 생각했던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선서를 했다. 흑인 노예해방을 외쳤던 링컨이 대통령 취임시 손을 얹었던 그 성경에 손을 얹고서 말이다. 오바마가 그렇게 꿈꾸어 왔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목숨을 던져가며 피부색이 아닌 인격으로 인간이 평가되고 존중 되는 미국이 돼야 한다고 부르짖던 것이 현실이 됐다.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인간에게 기꺼이 죽을 수 있는 그 무엇이 없다는 것은 살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부생(浮生) 백년에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기꺼이 죽을 수 있을까’ 하는 명제를 떠 올려 본다.

 

모든 꿈은 아름답다
사람이 그 무엇을 위해 기꺼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자기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것은 사람에 따라 사랑이나 가족일 수도 있고, 돈이나 명예나 권력과 같은 세속적인 것일 수도 있고, 대의명분을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조국이나 인류의 평화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대상은 자신의 꿈과 연결 된다. 사람이 젊어서는 꿈을 먹고 살고 늙어서는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한다. 꿈을 갖고 산다는 것은 미래를 설정하고 사는 것이므로 그것만으로도 희망이 있어 아름다운 일이다. 그래서 아무리 젊었어도 꿈이 없으면 늙은 것이고, 늙었어도 꿈을 갖고 산다면 그것은 젊게 사는 것이다. 그런데 꿈은 반드시 크거나 높아야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초목들도 나름대로 제 특성에 맞는 꽃을 피우면 아름답듯이 사람도 자기 본성에 맞는 꿈을 실현한다면 그 꿈이 크든 작든 모두가 아름다운 것이다. 초목의 일생을 보면 꽃이 피어 있는 시간은 짧다. 하지만 우리는 그 꽃이 피었을 때의 이미지로 그것들을 기억한다. 사람도 자기의 꿈이 실현돼 꽃을 피울 때 그 이미지로 남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인생은 어떻게 보면 자기를 발전시키는 역사다. 그리고 자신을 어떻게 또 얼마나 발전시켰느냐 하는 것이 마침내 그 사람의 인생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 중국 속담에 ‘느린 것을 두려워말고, 다만 서 있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말이 있다. 인생은 목표를 향해, 우리는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그렇게 가야 멀리 갈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은 돈보다 값지다
흔히 시간은 돈이라고 말 한다. 하지만 시간은 사실 돈보다 더 값진 것이다. 시간은 나이에 따라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더욱 세월의 덧없음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나이를 먹어 가면서 거기에 맞는 직분이 형성된다. 따라서 사람은 일생을 통해 자신의 자리 즉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인생은 덧없는 것이어서 어느 시인은 세상에 잠시 소풍 왔다가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비유 했는가 하면, 어느 선인의 시문에는 ‘해마다 피는 꽃은 그 꽃이 그 꽃 같은데 해마다 사람은 같지 않다(年年歲勢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고도 노래했다.
해마다 피는 꽃도 같은 꽃일 수야 없겠으나 자연은 영원하고 순환적인데 비해, 인생은 유한하며 한번 지나가는 것임을 그렇게 노래했을 것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살아있는 존재 자체에 숙연하고 감사해야 할 것이며 한번 뿐인 인생 모든 열정을 다 바쳐 역경과 고난을 디딤돌로 삼아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돈이 없어 가난한 것이 아니라 꿈이 없어 가난한 것이다.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식이 취임식 이상의 커다란 감동과 인간승리의 벅참으로 다가온다. 꿈을 갖고 산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