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김동숙 예천군연합회장

▲ 김동숙 회장은 남편과 함께 쌀농사를 짓고 있는 대농이자 생활개선회 활동에 있어 열정 넘치는 회장으로 통한다.

예천쌀은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제주도 밥상에 오른 것부터 처음으로 미국과 캐나다에 일품쌀이 수출됐다. 유럽과 중동에까지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예천쌀은 경북 6대 우수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동숙 회장도 남편과 함께 예천에서만 10ha 면적에서 쌀농사를 짓고 있는 대농으로 전국 1등을 꿈꾸고 있다.

남편과 예천·철원 등서 쌀농사…사위도 힘 보태
말보다 실천 앞서는 행동파로 앞으로 2년 더 이끈다

대농 중에 대농
지난해 11월초, 대부분의 들녘이 수확을 마쳐갔지만 김동숙 회장의 농사는 아직도 진행 중었이다. 본인 논 10ha와 수확을 대행하는 논만 100ha에 이르기 때문이다. 거기에 강원도 철원에서도 남편이 약 70ha의 논에서 수확을 대행하고 있었다. 품종도 각기 달라 수확시기도 다르기 때문에 남들에 비해 농번기는 훨씬 긴 셈이다. 대농 중에 대농인 김 회장은 그래서 지역별로 품종별로 수확량의 차이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린다. 그렇지만 긴 장마로 인한 수확량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예천은 다른 지역보다 비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해도 수확량이 20% 이상 줄었어요. 철원은 역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는데 거의 40% 이상 수확량이 줄 것 같고요. 아마 쌀공급량이 줄어 쌀값도 올라가지 않을까 싶어요.”

수확을 위한 콤바인부터, 벼건조 시설과 육묘장까지 갖춘 김 회장은 그래서 쌀농사에 있어서만큼은 노하우가 확실하다. 이웃이 일품벼를 재배하고 있었는데 오래 물을 가둬야 하는데도 빨리 물을 빼고 있어 조언을 해줬다. 예천과 철원에서 아주 큰 면적의 수확을 대행해 주면서 얼마나 농사를 잘 지었는지, 자연재해가 얼마나 심했는지, 비료와 농약은 잘 쳤는지 훤히 꿰고 있어서 자연스레 쌓인 내공이다. 거기에 아들같은 사위가 농사를 도우면서 농사일도 훨씬 수월해졌다는 김동숙 회장. 농업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기계 다루는데 익숙한 사위는 최근 드론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큰 규모만큼 쌀농사에 있어 소신도 확고한 김 회장은 대농임에도 직불금은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직불금이 있으니까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농사일을 놓지 못해요. 농사짓고 싶은 젊은 사람들은 땅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건 직불금 때문이에요. 그리고 사료로 짚을 쓰는 것도 안 돼요. 화학비료만 치면 땅심이 약해져요. 당장 몇 푼의 돈 때문에 짚을 팔면 땅심이 약해져 수확량이 줄어요. 짚을 그대로 두는 논이랑 그렇지 않은 논이랑 비교를 해보니 그렇더라구요.”

군수와의 간담회에서도 다른 지역보다 짚을 두면 주는 지원금이 너무 적어 높여야 한다고 건의도 했다. 넓은 면적의 농사를 지으면서 쌓은 김 회장 나름대로의 데이터가 확실하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다.

행동파 김동숙 회장
예천군농업기술센터 최효열 소장은 김동숙 회장을 말이 앞서는 게 아니라 실천하는 행동파라고 설명한다. 쌀농사만큼이나 생활개선회에 가지는 열정을 행동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예천이 도청신도시로 편입되며 여느 농촌지역 생활개선회 활동과는 차별화가 필요했다. 위기와 기회가 함께 닥쳤기 때문이다.

신도시가 들어서는 한복판에 농지를 갖고 있던 김 회장은 졸지에 이주민 신세가 됐다. 원래 짓던 땅에서 농사를 짓고 싶었던 김 회장은 오랜 기간 수용 때문에 갈등을 겪었다. 허나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신도시가 들어서며 새로운 판로가 생겼다. 호명면 신도시 일원에서 지역농산물로 꾸러미를 만들어 드라이브스루 판매행사를 가졌다.

“예천군농업기술센터 주도로 사과, 배, 대추, 양파, 장종류, 쌀종류 등 꾸러미 세트를 만들었어요. 이름도 아빠마음, 할머니마음, 할아버지마음, 엄마마음 세트로 짓고 팔았어요. 원래 하루에 100세트씩 팔기로 돼 있었는데 인기가 좋아서 400세트가 나갔어요. 장사가 잘 돼 또 열 계획도 있다고 하네요. 돈을 떠나 여느 농촌이었으면 없었을 판로가 생겨서 좋았어요.”

긍정적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신도시에 유입된 30대 등 젊은 회원들의 가입이 늘었단 점이다. 현재 570여 명의 회원이 있는 예천군연합회의 평균연령이 내려가고 있는 건 신도시에 살고 있는 젊은 회원들 덕분이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예천도 코로나19로 인한 활동 차질이 많았다. 한마음대회부터 5월 열리는 곤충엑스포 취소까지. 곤충엑스포에서는 먹거리부스뿐 아니라 봉숭아 물들이기 체험으로 많은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터라 아쉬움이 더 크다.

그래서 2년 더 회장으로서 봉사하기로 마음먹은 김동숙 회장은 올해 하지 못했던 사업과 교육을 내년엔 꼭 이루고 싶다는 바람이다. 농사만큼이나 열정 넘치는 김 회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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