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소믈리에이 세계 – 약초가공 소믈리에 이정숙 씨

중세 유럽에서 식품보관을 담당하는 솜(Somme)에서 유래한 소믈리에. 흔히 와인을 감별하는 와인 소믈리에를 떠올리지만 영주가 식사하기 전 식품의 안전성을 알려주었던 소믈리에의 역할은 웰빙이 대세인 현재에도 유효하다. 더 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해 활동하는 다양한 소믈리에들을 만나본다. 약초가공 소믈리에 이정숙씨를 만나봤다

▲ 약초를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을 소명으로 생각한다는 이정숙씨.인삼을 넣은 찐빵을 선보이고 있다.

-약초가공 소믈리에란?
전직 농업기술센터 생활지도사로 20여 년간 근무하면서 주로 농식품 가공업무를 해왔고 직장생활과 병행하면서 인삼, 약초약리효능 관련 석·박사과정을 밟았다. 건강상 문제로 퇴직한 후 약초분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고 좋은 기회에 건강과 식품분야 전문강사로 활동하게 되면서 대학교 강의와 농업인 대상 가공전문교육을 하게 됐는데, 나의 경력과 경험을 최대한 살린 특성화된 강의 주제를 모색하다 ‘약초가공’을 콘셉트로 하게 됐고 농업인의 요구도와 그들을 관련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한 약초가공 소믈리에 과정을 마련, 농림축산식품부 인증을 거쳐 현재 전문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 강의 내용은?
주로 농촌여성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전공 분야인 식품과 공직생활을 통해 얻은 농산물가공 경험을 살려 농업인이 요구하는 농식품 가공분야 전반을 강의한다. 예를 들어 겨울철 특히 요즘과 같이 면역력이 요구되는 계절엔 삼백초와 어성초, 진오가피, 겨우살이, 우슬, 토복령, 감초를 넣고 끓이는 신라차(茶) 만드는 법을 강의한다. 몸에 좋은 7가지 약재로 만드는 신라차는 암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기억력과 학습력 향상, 시력향상과 노화 방지에 좋은 구기자를 이용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차, 이외에도 수제잼을 만들고 그때그때 제철 약초를 응용해 강의하면 반응이 좋다.

- 우리나라의 약용자원은 많은 편인가?
우리나라 약용자원은 무궁무진하나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원이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국 약초가 싼 가격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 고품질의 약초들이 설자리를 잃어 제값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실정이 안타깝다.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특성화 된 약재 소재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고 그 중심에 농업인들이 있다. 미흡하나마 그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 작지만 내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 지금까지 이 일에 종사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지역 농업인들은 절실히 원하는 교육과정인데도 불구하고 홍보나 예산 부족, 담당 공무원들의 관심 저조나 시각 차이로 개설조차 안 되는 사례도 많아 농업인들이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 농촌진흥청 단위 농업인 대상 약초가공 전문교육 과정이 개설돼 이를 계기로 도단위, 시군단위 교육과정도 연계돼 개설돼 운영된다면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앞으로의 계획...
현재의 약초는 약이라는 개념에서 탈피해 우리 식생활과 밀접한 식품으로서의 기능을 하는 약초들이 매우 많다. 그 예로 인삼이 그렇듯이, 약초가공은 농업인들이 도전하고 뛰어넘어야 할 필수 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현장에서 강의를 하며 든다. 특히 여성농업인들에게 약초를 접하고 그것들을 가공할 방법들을 제시하며 신가공 아이디어를 제공하는데 ‘약초가공 소믈리에 과정’은 가장 적합한 맞춤형 전문교육과정이라 생각된다. 지금은 약초소믈리에가 민간자격과정으로 미약하지만 앞으로 공식적인 국가기술자격과정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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