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2020년 농업·농촌 국민의식조사

농촌의 미래 중요한 기능으로
농업인은 ‘환경 보전’
도시민은 ‘안정적 식량공급’ 꼽아

# 국민은 농업․농촌을 어떻게 생각할까?

농업·농촌의 기능 중 현재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도시민과 농업인 모두 ‘안정적 식량 공급’을 꼽았으나, 미래 가장 중요한 기능에 대해선 도시민은 여전히 ‘안정적 식량 공급’이라 답한 반면, 농업인은 ‘환경 보전’이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공익직불제 시행과 함께 농업농촌의 미래 역할에 대해 농업인들의 인식 변화가 감지된 부분이다.

이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5일 발표한 2020년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 결과다. 이조사는 농업인과 도시민 각 30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됐다.

농업농촌의 현재 중요한 기능으로 ‘안정적 식량공급’ 외에 다음으로 ‘식품안정성 향상’, ‘지역활성화,’ ‘환경보전 ’순으로 중요하단 응답은 농업인과 도시인 모두 같았다.

농업농촌의 다양한 공익적 가치에 대해 도시민 56.2%는 ‘가치가 많다’(‘다소 많다’와 ‘매우 많다’)고 답했으며 9.2%는 ‘가치가 없다’(‘전혀 없다’와 ‘별로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 유지와 보전을 위한 세금 추가 부담여부에 대해선 도시민의 53.3%만이 동의하고 37.1%는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도시민 상당수가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과 가치에 대한 긍정적 요인이 세금부담까지 모두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 보다 적극적인 농업의 공익적 가치의 창출 요인에 대한 고민을 숙제로 남겼다.

반면 공익직불제 도입으로 농업인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강화되는 것과 소규모 농가에 대한 소득보전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선 도시민과 농업인 모두 긍정적 답변이 부정적인 답변보다 많았다.

# 농업 불만족 이유는?
‘노력에 비해 보수 낮다’가 50%

농업인의 직업·생활 만족도는 전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인의 직업으로서 농업에 대한 만족도는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만족한다’(‘다소 만족’과 ‘매우 만족’)는 24.9%로 전년보다 1.6%p 증가했고, ‘불만족한다’(‘다소 불만족’과 ‘매우 불만족’)는 24.4%로 전년보다 8.9%p 크게 감소했다. 불만족한 이유로 ‘노력에 비해 보수가 낮다’가 과반수인 50.1%이지만 전년보다 1.4%p 감소했다.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는 20.4%로 전년의 14.2%에 비해 증가했다. 이는 농업인의 고령화 심화와 함께 코로나19 발생으로 외국인노동자를 포함한 농업노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농산물 수입개방 등으로 장래가 불안하다’는 7.8%로 전년의 14.4%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도별 농촌생활만족도 변화

농촌생활에서의 만족도는 60.9%로 전년의 42.7%보다 큰 폭(18.2%p)으로 증가했다. ‘불만족한다’(‘다소 불만족’과 ‘매우 불만족’)는 15.0%로 전년의 18.5%보다 감소했는데, 불만족한이유로 ‘도시에 비해 주거 및 생활환경 열악’(38.7%)을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의료시설 등 의료환경 미흡’(20.2%), ‘문화 및 여가시설 미흡’(14.9%), ‘교육 여건 열악’(6.5%) 순이어서 농촌의 주거여건의 개선과 의료 문화시설의 확충에 대한 문제를 제시했다.

자연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고 싶다

도시민 41.4%는 향후 귀농·귀촌 희망

도시민 응답자 41.4%는 향후 귀농·귀촌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전년보다 6.8%p 증가했다.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서’가 주된 이유였다. 특히 도시민은 이러한 영향이 중장기적으로 농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귀농·귀촌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나이가 많을수록,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농촌 거주 경험이 있거나 가족 중에 농업인이 있는 경우, 자영업 종사자일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진은 도시지역에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불안, 주거비용 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 평가했다.

귀농·귀촌의 이유는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서’가 43.2%로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 46%보단 조금 낮았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어서’의 응답 비중도 낮아졌다. 반면에, ‘농산물을 생산해 안전한 식품을 자급하기 위해’와 ‘땅값이 도시보다 싸므로 넓은 주택을 가질 수 있어서’ 항목의 답변 비중은 전년보다 높아졌다. ‘대규모 감염병(코로나19 등)을 피해 저밀도 생활을 추구하기 위해’는 3.6%의 응답을 보였다.

#농업경영의 가장 큰 위협요소는?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재배 여건 변화’

농업인은 농업경영의 주 위협요소(복수 응답)로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재배여건 변화’(47.8%), ‘일손 부족’(46.7%), ‘농업 생산비 증가’(42.0%), ‘가뭄 ·홍수·태풍 피해’(40.1%) 순으로 응답해 전년과 큰 차이를 보였다.

2013년 이후 전년까지 주된 위협 요소로 ‘농업 생산비 증가’, ‘일손 부족’, ‘FTA 등 개방 확대’ 등이 지적됐으나, 2020년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재배 여건 변화’가 주된 위협 요소로 새롭게 주목받고 ‘FTA 등 개방 확대’ 응답 비중은 많이 감소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우병준 선임연구위원은 “2020년 도시민의 귀농·귀촌 의향이 전년보다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발생으로 건강한 생활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도시민의 욕구가 증가하고, 도시지역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으로 진단하며 “도시민의 귀농·귀촌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실효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를 통해 제안했다. 또 농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새로운 위협 요인에 대한 적극적 대응 방안의 모색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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