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남 강진‘도깨비농장’홍여신 대표

▲ 도깨비농장에서 남편 송용기 씨와 함께

각종 홈쇼핑 품평회서 최우수 업체 선정되며 명성
중국수출 2만불 이어 미국 등 여러 국가 수출 전망

고려청자의 도시 강진. 전남 강진군은 강진만을 중심으로 두 발을 벌린 것처럼 갈라져 있다. 그 한 가운데로 가우도 출렁다리가 놓이면서 알파벳 A자 모형으로 바다가 육지를 파고드는 지형이다. 그래서 강진군은 상징처럼 A자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한때는 강진군이 ‘A로의 초대’를 관광 홍보 슬로건으로 내세워 이미지 각인에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진은 유배지로도 유명하다. 다산 정약용, 하멜 등이 대표적이다. 유배지답게 주변에 아무것도 볼 것이 없어 저술활동이 유일한 낙이었다는 풍자가 전해질 정도다. 강진만이 풍성한 곡창으로도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동서로 가로지르는 탐진강(耽津江)의 공이 크다.
이 탐진강의 중심에 강진군 군동면 석교마을이 있다. 석교마을은 오래전부터 돌다리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 돌다리의 사투리인 ‘독다리 마을’로도 불린다.

▲ 정보화농업경진대회에서 전국대상을 수상한 홍여신 대표

강진 독다리마을 작두콩 ‘여신’, 30여 농가와 작목반
이 석교마을에는 작두콩차를 세계적 명차로 만들어가고 있는 ‘여신’이 산다. 도깨비농장 홍여신 대표(50)가 주인공. 홍 대표가 만들어내는 ‘마법의 블랙 작두콩차’는 위메프, 쿠팡, 11번가 등 국내 크고 작은 쇼핑몰은 물론 알리바바와 아마존 등에서도 인기를 더해가며 수출주문까지 이어지고 있다.
“커피 로스팅을 즐기기는 했는데, 작두콩이 내게로 올 줄은 몰랐죠. 작두콩차는 저에게 운명처럼 다가왔지요.”

홍 대표는 서울 토박이다. 서울에서 모든 학교과정을 마쳤다. 대학졸업 후 초등교사로, 광고회사 부장으로 직장생활도 열심히 했다. 남편 송용기 씨(57)는 줄곧 사업을 해왔다. 홍 대표는 직장생활이 더해가면서 언제부턴가 아토피 피부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터 아토피 증상이 나타났어요. 스트레스가 제법 따랐습니다. 그래서 남편하고 주말이면 사진도 찍고, 전국의 주요 명산 등을 찾아 운동을 즐겼습니다. 한 번은 강진과 영암 경계에 있는 월출산을 찾았는데, 아래로 탐진강이 흐르는 마을들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자주 찾게 됐고, 남편 몰래 지금의 석교마을에 주택을 구입하게 됐습니다.”

홍 대표는 석교마을에 주택을 구입 후에 귀농에 대한 관심이 커져갔다. 그때부터 귀농과 농사정보, 농지구입 방법, 귀농 자금 마련 등을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2015년 8월 마침내 남편을 설득해 석교마을로 귀농하기에 이른다.
“끊임없이 남편을 설득했지요. 미래의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등을 얘기한 것 같아요. 남편도 지금은 적극적으로 농사일에 나서고 있지요. 남편이나 저나 귀농으로 마음고생이 많은 적도 있었지만 모든 면에서 볼 때 귀농은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홍 대표는 귀농 첫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했다. 첫 작목으로 아토피에 좋다는 그라비올라 5천 주를 비닐하우스에 재배했지만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미니 밤호박과 비염에 좋다는 작두콩을 재배했지만, 경험부족을 극복하지 못하고 헛수고만 했을 뿐이었다.

“농사가 어렵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지요. 그러면서 강진군에서 실시하는 유기농업 교육 등 각종 교육을 충실히 이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과 함께 ‘유기농기능사’ 자격도 취득하게 됐지요. 그리고 농약 대신 미생물을 활용하는 EM 농법을 적용했지요. 1만1550㎡(3500평)에 작두콩, 자색양파, 한라봉을 재배했습니다. 그렇게 무농약 인증을 획득한 친환경 작두콩 12톤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 홍 대표가 직접 로스팅한 마법의 작두콩차

홍 대표는 작두콩 재배를 하는 동안 전통차 교수와 명인 등을 찾아 가공방법 등을 꾸준히 연구했다. 그리고 작두콩 수확과 함께 ‘도깨비팜’ 브랜드를 개발해 작두콩차 가공을 비롯해 현미, 귀리 등 강진 유기농 잡곡에 작두콩을 첨가한 ‘오곡라이스팝’, 100% 자색양파즙 등의 생산에 들어갔다.

홍 대표의 도깨비농장은 강진지역 30여 농가가 참여하는 친환경 작두콩 작목반도 구성해 맞춤형 재배기술 교육과 함께 33,600㎡(1만여 평)의 계약 재배를 체결해 안정적 판로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귀농 6년차를 맞는 올해는 제법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면서 포장디자인의 다양한 개발과 지역농산물 홍보 등 재능기부에도 앞장설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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