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홍말순 영주시연합회장

▲ 영주시 마스코트 힐리힐리는 힐링의 고장 영주를 상징한다. 홍말순 회장 역시 생활개선회원들과 살맛나는 고장을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약속한다.

기후변화 위기에 양구서 사과 재배 시작
힐링의 고장 영주서 어려울 때마다 지역에 온정 쏟아

8년전 양구에서 사과농사 시작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사과의 재배면적은 약 9.8%, 생산량은 13.7% 각각 증가했다. 기후변화로 촉발된 재배지의 북상 영향이 한몫했다. 경북 영주도 마찬가지다. 소백산 자락 아래 풍부한 햇빛과 큰 일교차,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는 사과주산지 위상을 굳건히 한 원동력이다. 하지만 기후변화 위기를 온전히 피할 수 없어 타지역으로 생산지를 옮기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홍말순 회장도 같은 경우다.

“남편을 믿고 8년 전에 양구에도 사과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6000평 정도 되는데 영주에서 1만 평을 짓고 있으니까 꽤 규모가 크죠. 날씨가 조금씩 다르니까 영주에선 부사, 양구에선 조생종인 홍로와 산사를 키워요. 한달에 일주일은 양구에서 지내며 사과농사를 짓고 있어요. 3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지만 사과농사가 잘 되니 힘든 줄도 모르겠어요.”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된 건 영주에서도 사과박사로 불리는 남편의 선견지명 덕분이었다고. 경북대학교에서 사과과정 야간대학 이수를 시작으로 교육강사로도 활동한 남편은 전국을 돌며 좋은 땅을 물색하다 양구를 포착했다. 올해 200ha 가까지 사과를 재배하는 것으로 알려진 양구는 특히 경북지역 사과농가들의 이주가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사과박사인 남편을 따라 아들도 홍 회장에겐 든든한 존재다. 도시의 직장생활보다 탄탄하게 터를 닦은 사과농사를 지으면 훨씬 더 나을 거란 홍 회장의 권유가 큰 계기가 됐다고.

하지만 역시 사과하면 영주라는 믿음은 굳건하다. 예년보다 높은 가격으로 줄어들 줄 알았던 구매전화도 불이 났다. 봄철 냉해와 여름철 장마로 수정이 안 되고 낙과도 많아 걱정이 태산이었지만 열심히 노력한 대가를 보상받는 것 같아 그래도 힘이 난다고.

힐링도시 영주
영주엔 수려한 풍경과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즐비하다. 그런 소중한 존재 덕분에 영주를 힐링의 고장이라고 한다. 힐링의 고장 영주를 만드는데 생활개선회 역할도 컸다. 특히 코로나19로 지역사회 전체가 얼어붙었을 때도 생활개선회는 활동을 멈추지 않아 더욱 빛이 났다.

“재봉틀반에서 재능기부로 공적마스크 제작에 참여했어요. 낮이고 밤이고 일하는 보건소 직원들을 위해서 격려물품을 만들어 전달도 했죠. 먹어야 힘을 쓸 수 있으니까 사과를 비롯해 농사지은 것들을 정성스레 포장해 드렸어요. 고맙게도 시청에서 유공패도 받았어요. 회원들 모두가 힘을 보탠 결과 덕분입니다.”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홍 회장은 개인적으로 사과즙 100박스를 경산과 칠곡 등 보건소에 전달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터져나온 시기였다. 가공시설을 가지고 있지 않아 위탁을 맡겨 사과즙을 만들어냈다.

행복프로젝트도 홍 회장이 임기 중 기억에 남는 활동이다. 최근 영주에 생긴 산림치유원에서 지역의 홀로노인과 1박2일 동안 산길을 걷는 트레킹 코스와 건강을 돕는 장비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르신들이 짓는 함박웃음에 어느 때보다 보람을 느꼈다는 홍말순 회장. 특히 산림치유원이나 무섬마을, 소수서원, 선비문화수련원처럼 둘러볼 관광지가 많은 영주는 타지역으로 굳이 가자 않아도 되는 게 큰 장점이라고 한다. 가히 힐링의 고장이라 할 만하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분명 있다.

“농촌지도자회와 한마음대회를 번갈아 주관하는데 올해는 생활개선회 주관으로 개최할 해인데 그게 취소됐어요. 마지막 한마음대회를 성대하게 열어 유종의 미를 제대로 거두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임기동안 인삼‧사과‧약초‧염색분과 등의 동아리가 원활히 운영돼 회원들이 노하우가 공유된 것과 부업으로 안성맞춤인 건축도장기능사 자격증 획득은 회원들을 위한 좋은 사업이라고 홍 회장은 자부한다. 한마음대회 취소는 못내 아쉽지만 그것들로 만족하며 앞으로도 영주시연합회 활동에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홍 회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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