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에 거는 지구촌 시민의 기대

흑인으로서 미국 최초로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 그는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일뿐만 아니라 세계평화를 앞당겨 주기 바라는 세계인의 기대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20일 미국 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제44대 미합중국 대통령 취임식에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뽑힌 흑인 대통령을 환호하고 열광하는200만 명의 미국인들이 모여 들었다. 이날 취임식은 약 4천만 명의 미국인들과 15억 지구촌 주민이 TV를 통해서도 지켜봤다.
그의 무엇이 지구촌 전체가 ‘오바마’ 신드롬에 휩싸인 것일까? 왜 우리는 오바마의 환한 웃음과 자신감 넘치는 연설에 매료되는 것일까?

 

미국민 움직인 ‘통합’과 ‘변화’
오바마의 첫번째 트레이드마크는 통합의 가치관이다. 오바마는 지난해 11월 당선 수락연설에서 “진보의 미국도, 보수의 미국도 없다. 우리에겐 하나의 미합중국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로 불과 몇시간 전만해도 둘로 나뉘어 있던 미국을 하나로 만들었다.
그는 각료 인선에 있어서도 ‘통합’의 가치관을 여실히 보여줘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일명 ‘무지개 내각’으로 불리는 그의 각료 인선은 노년, 장년, 청년, 여성과 소수민족을 함께 아우르고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았다.


“적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친구로 만드는 것”이란 링컨의 말을 따르듯 민주당 대선 후보 자격을 놓고 그와 끝끝내 경합을 벌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에 중용했다.
취임식 직전 그에 대한 지지율은 80%까지 치솟았다. 그런 그의 두 번째 트레이드마크는 ‘변화’다. 새로 집권한 민주당 정부가 공화당 정권 8년의 묵은 때를 털어내고 새 판을 짜기 위해 ‘변화’는 필수적 선택이다. 하지만 미국민들에게 기대되는 것은 정치적 변화를 넘어선 의식과, 가치관의 ‘변화’다. 또한 사고방식의 변화와 행동의 변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국, 자랑스러운 미국을 건설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세계평화 기여하는 지도자 돼야
이제 막 취임한 오바마에겐 미국 경제회복이란 발등의 불 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의 수호자로서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 책무를 함께 지고 있다. 세계인이 그의 당선과 취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이유는 이라크 전쟁, 아프카니스탄 전쟁, 북한 핵, 가자지구문제 등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혜안을 그에게 기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라크 전쟁 이후 도덕적 자부심에도 타격을 입은 미국민들의 가슴에 희망과 용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선 미국민 스스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오바마는 13%에 불과한 흑인 가운데 당선됐다는 점. 그의 아버지가 미국인이 아닌 케냐 출신 유학생이었다는 점.
그가 걸어온 정치적 행로가 포용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왔다는 점에서 미국적 가치를 실현할 적임자로 평가받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푸틴이 오바마의 취임식 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일침했듯이 오바마에겐 이제부터 시련과 고통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제가 속히 회복되지 못하면 그에겐 그동안 쏟아졌던 모든 찬사가 비난의 화살로 바뀌어 돌아올 것이다.
오바마는 소수민족 출시으로서, 주변인으로서, 약자의 위치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현실로 보여줬고, 남들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뤄냈다. 하지만 세계의 시민들은 그의 성취가 한 인간의 ‘인생성공사례’로만 기억되기를 원치 않는다.
그가 존경하는 링컨이 146년전 노예를 해방을 선언했듯이 이젠 세계의 지도자로서 자유, 평화, 행복이라는 지구촌 인류 모두가 바라는 공통의 가치를 위해 탐욕, 분쟁, 갈등의 족쇄에서 인류의 해방을 앞당겨 민주주의와 인류 행복에 기여하는 지도자가 되기를 염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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