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코로나19로 어렵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냐만 화훼산업이야 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취재차 만난 지방의 농업기관연구원은 관내 화훼농가가 이대로라면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예스루비, 보드레, 예스홀릭 등 우리나라 육성 국화의 품종이 끊기게 되면 우린 앞으로 2배 이상의 비용을 내고 일본이나 네덜란드의 국화를 감상해야만 한다.

청탁금지법 등 정치적 영향을 받아 화훼산업은 부정적인 이미지도 많다. 사회적 위치를 과시하기 위한 장례식장의 화환, 결혼식장에서 한 번에 쓰고 버려지는 꽃길 등 우리는 언제부턴가 꽃은 남을 위한 선물이라고만 생각한다. 솔직히 내 자신을 위해서 꽃을 사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먹지도 못할 꽃을 사는 돈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화훼연구자는 물을 교체할 때 줄기를 조금씩 잘라준다든가 미생물 세척을 위해 화병을 보관할 때 세제로 깨끗이 닦아 주는 등의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한 달 정도는 충분히 꽃을 감상할 있다는 팁을 주었다. 소액의 돈으로 아름다운 꽃다발을 사서 한 달 이상 감상할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경제적인 일이 있을까.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언택트 시대인 지금 확실한 소확행을 위해 나 자신에게 꽃을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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