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결혼이민여성 리더경진대회 수상자 릴레이인터뷰_⑥ SNS 활용 부문 우수상 -남부안농협 김계화 씨

▲ SNS로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하며 한국인보다 더 활발히 세계에 한국을 알리고 있는 남부안농협 농가주부 회원이자 결혼이민여성인 김계화 씨.

>>전북 알리는 SNS관광기자로 부안뽕 중국에 알려

“예전엔 한국 농촌생활이 무척 힘들고 지루하다 생각한 적이 있지만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편안해지네요.”남부안농협 농가주부모임 회원인 김계화씨는 중국 연변 출신의 결혼이민여성이다. 중국에 있을 때는 남북이 싸우는 나라로만 한국을 알고 있다가 88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1995년 지인의 소개로 결혼해 한국에 왔다.

“어찌 보면 결혼은 궁여지책이었어요. 경제적으로 무너져 내린 친정을 일으키고,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으니까요.”1995년 당시만 해도 결혼이민여성도 드물고 더구나 중국에서 온 사람은 더더욱 없었기에 김계화 씨는 초창기엔 집에 갇혀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생활을 했다.

“많이 힘들었죠. 친구도 하나 없고, 말이 통하지 않으니 얘기할 사람도 없어서....”

이때 시누이들이 구원투수로 나서 김계화 씨의 한국말 배우기를 도왔다.

“한국어는 시누이들한테서 배웠어요. 시댁 친척들이 전라도 사투리를 쓰니 더 의사소통이 안됐는데 둘째 형님이 집으로 불러서 시누네 아이들과 대화를 하며 한국말을 사용할 수 있게 배려 해줬어요.”“여보세요”란 말조차 힘들었던 한국생활 초창기를 보낸 김계화씨지만 지금은 외모나 말투나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구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한국어에 능통하다.

남편이 계화씨에게 농사보단 여기저기 다니며 많이 배우며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도왔기 때문이다.

“모심을 때도 모쟁이 올리는 작업 정도를 도와주거나 운반 작업 정도하는 수준이죠. 남편이 농사짓느라 혼자서 고생이 많아요.”

한국어도 가르치고
중국어도 가르친다

김계화 씨는 참 열심히 배워 여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0년엔 한국어 교원 양성과정을 수료했다. 마침 한국에서 중국어 붐이 일어나고, 중국어 강사로도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SNS로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하며 한국인보다 더 활발히 세계에 한국을 알렸다.

“운이 좋았어요. 아는 사람을 통해 농협에서 처음 컴퓨터 교육을 받게 됐는데, 그때부터 세상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됐죠.”

전북지역의 관광명소나 농산물을 알리기 위한 전북 SNS관광기자단으로도 위촉돼 활동했다.

“전북의 여러 명소를 중국에 소개하는 일이라 신이 났어요. 부안의 특산물인 참뽕을 주로 소개했더니 중국 지인들에게서 문의가 많이 왔어요.”

아직 농사엔 자신이 별로 없는 김계화 씨는 대신에 봉사와 교육 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내 며 결혼이민여성들의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다. 결혼이민여성들에게 SNS를 활용해 고향에 있는 부모님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한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한글지도를 하고 있다.

“초기 정착과정이 힘든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마음이 가는 일이 일이라 두 팔 걷고 돕고 있죠.”지역의 결혼이민여성들에게 멘토로 자신의 경험을 전파하는 큰 언니인 김계화 씨는 지역의 환경보호와 마을가꾸기 활동에도 시간을 쪼개고 있다. 혼자가 아닌 농가주부모임과 마을부녀회 회원으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 아름다운 농촌마을가꾸기 활동에도 참여한다.

“꽃을 좋아하기에 꽃길 가꾸기 봉사를 할 때면 더 신이나요. 아름다워진 경관에 제 손길이 미쳤다는 걸 생각하면 엄청 뿌듯합니다.”올해는 코로나19로 외출을 꺼리는 관내 어르신들을 위한 농가주부모임의 반찬나눔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지역의 어르신들을 살뜰히 살폈다.

“한국에 와서 모든 것이 참 좋아졌어요. 중국 고향의 가족들도 다시 일어날 수 있었고요. 이중 언어를 하는 아이들도 잘 자라줘 고맙고 감사하죠.”김계화 씨는 부안의 농촌에서 평생 행복을 가꾸며 노년을 보낼 계획이다.

□ 미니인터뷰··· 남부안농협 채송화 과장

▲ 남부안농협 채송화 과장(사진 오른쪽)은 여성복지 업무에 큰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여성복지 업무 보람 커”

채송화 과장은 농협 근무 10년차로 여성복지 업무는 올해 2월부터 맡아, 농가주부모임과 결혼이민여성들을 위한 각종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여성복지 업무를 하면서 저도 여성농업인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남부안농협은 올해 결혼이민여성리더경진대회와 지도사업선도농협상도 받게 돼 겹경사를 맞게 됐다.

“너무 기쁘고 보람이 큽니다”

채 과장은 김계화 씨가 결혼이민여성들의 리더이자 맏언니로 농협과 결혼이민여성들의 가교역할로 여성복지 업무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다문화여성들이 농협 교육 참석을 꺼리다가도 계화씨의 말이라면 믿고 따르는 많아요. 그만큼 지역에서 신뢰를 얻고 있죠.”

현재 남부안농협엔 40여 명의 결혼이민여성이 있고, 교육에는 20여 명 정도가 꾸준히 참여해 농협 교육에 협조하고 있다. 채송화 과장은 올해 단계별 결혼이민여성교육을 1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앞으로도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많이 발굴하고 추진해 농업이 대우받고 농업인이 존경받는 100년 농협을 구현하는데 힘쓰겠습니다.”

채송화 과장의 다부진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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