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농촌의 밝은 미래, 결혼이민여성들과 함께해요

 ■ 제1회 결혼이민여성 리더경진대회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➆ 우수농업 부문 우수상 – 경기 안산농협 쉐위링씨

▲ 쉐위링씨는 남편과 아열대 농산물인 패션프루트 생산에도 나서고 있다.

“똑같은 사람인데 나라에 따라 사람을 나누는 게 싫어요. 만약에 우리가 미국 등 선진국에 가서 차별 받으면 어떻겠어요? 다문화란 말 자체에도 차별이 느껴져서 전 좋아하지 않아요. ”대추토마토를 생산하는 이우농장의 황성욱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황 대표의 마음이 쉐위링씨의 가슴에 꽂혔다.

2009년 한국에 입국 후 일손이 부족한 이우농장에 취업해 성실하게 일하던 쉐이링씨는 황 대표의 프로포즈를 받고 2015년 결혼했다. 푸근한 인상이 꼭 닮은 부부는 그때의 마음 그대로 농장 안에서 서로를 아끼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잉꼬 부부로 생활하고 있다.

“남편은 늘 말을 곱게 하는 사람이에요. 자상하고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한 번도 화를 내는 모습을 보지 못했어요. 새로운 고급 영농기술을 도입해 생산하자는 제 의견도 늘 인정해줘요.” 쉐위링씨 부부는 그래서 늘 다른 다문화 가족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2019년에는 안산농협 다문화가정 전통혼례식에 신청해 정식결혼식도 올렸다. 결혼 후 본격적으로 대추방울토마토와 알로에, 샐러리 농사를 짓고 있는 쉐위링씨는 천상 농부다. 놀고 있는 땅을 보지 못하고 농장 한 편에 다육식물도 취미로 키우고 있고, 대표적인 아열대 과일인 ‘패션프루트’ 생산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 백향과를 아시나요~
최근의 기후변화를 고려해 볼 때 앞으로 우리나라의 52%가 아열대 기후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다. 미래 농업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아열대 농산물 재배를 시도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쉐위링씨는 일찌감치 백향과(패션프루트)농사를 시작해 재배에 성공했다. 안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과 평촌농산물 시장 경매에 백향과를 내놓으면 가격을 잘 받을수 있어서 세위링씨는 주 재배작목인 대추방울토마토와 함께 연간 7000만 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쉐위링씨의 섬세함은 오랜 기간 농사를 지어 온 남편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이민여성농업인 1:1 농업교육을 수료하고 양액재배와 수경재배 등 고급 영농기술을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쉐위링씨다.

“대추방울토마토는 보통 오후 3~4시 수정을 해요. 그렇지만 적정 온도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온도변화에 따라 시간은 그날 그날 조정을 해야 해요. 1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온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우리 농장의 토마토가 맛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요”  쉐위링씨는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물론 어려움 또한 많다.

“하루라도 쉬는 날이 있으면 생산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하루도 농사에서 손을 놓을 수 없다는 게 제일 힘들죠”라고 말하지만 직접 비료를 만들어 사용할 정도로 쉐위링씨는 농업부문에 있어서는 전문가다. 무화과와 은행, 돼지감자를 이용해 직접 친환경 비료를 제조해 사용하는데, 무화과는 살균성분이 있고 돼지감자는 살충성분이 있다고 한다. 또 하우스 안에 포충기를 설치해 약을 안치고 벌레를 잡는다.

특히 쉐위링씨는 자신의 이런 다양한 경험과 기술들을 농협 주부대학생들에게 언제든지 알려준다. 언제든 누구나 편안히 농장을 찾을 수 있도록 농가를 개방하고, 농장 견학을 통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여성 건강에 좋은 백향과를 알리고,고급 농산물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소득을 올리는 6차산업의 추진사례도 공유한다.

농사체험을 통해 거둔 고구마를 부곡 복지관 독거노인 돕기 등의 활동으로 나누는 쉐위링씨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결혼이민여성의 리더역할을 하며 타의 모범이 되고 있다. “한국문화가 좋아요. 남편과 농사를 지으면서 손발을 맞춰 나갈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고 농사파트너, 인생파트너인 남편이 있어 더 이상 바랄 게 없네요”

남편을 위해 다양한 한국음식을 맛보고 연습해 지금은 왠만한 한국음식은 다 만들 줄 아는 음식솜씨를 가진 쉐위링씨는 앞으로 다문화여성대학과 한국문화체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다른 결혼이민여성들이 함께 즐겁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우리 농협에서는요 - 안산농협 조연정 과장

즐거움이 가득한 다문화여성대학

‘교육’을 목적으로 하지만 지루함은 NO!
다문화여성대학을 찾는 결혼이민여성들에게 교육장을 찾는 날은 즐거운 잔칫날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글교육 프로그램에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댄스교육도 중간중간 곁들이고, 신바람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졸업생들과 1:1로 연결해 교육에 도움을 받도록 한다. 그래서 인지 대부분의 교육생들이 빠르게 한국문화에 적응한다.

한국어 4단계까지 오른 교육생들도 많이 있다. 안산농협에선 다문화가정 전통혼례식을 진행해 정식 결혼식을 올려준다. 이 때 결혼식 장면을 사진으로 찍고 또 다문화대학 졸업식 장면까지 곁들여서 한 권의 근사한 앨범을 만들어준다.

다양한 이벤트 또한 우리 안산농협의 자랑이다. 다문화 합창대회도 열어서 연습하며 가족의 화합을 다지고, 플래시 몹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 
결혼이민여성들과의 사적인 만남도 많이 갖는 편인데, 이왕이면 결혼이민여성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카페나 매장을 방문해 식사나 커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이런 자연스럽과 다정한 교류를 통해 결혼이민여성들이 우리나라에 잘 적응하고 또 그들이 로컬푸드 매장 판매를 통해 당당한 여성농업인으로 성장하는 걸 지켜볼 때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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