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국민들의 불안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추위와 함께 찾아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확산으로 가금농가들이 떨고 있다. 지난 11월26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북 정읍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더니 12월10일 현재 경북, 전남, 경기, 충북 등 전국 각처에서 고병원성 AI 발생해 해당 농장을 포함해 인근 방역대 내의 가금류 101만6천 마리가 살처분됐다. 방역당국은 올 가을 해외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최근 6년간 같은 기간에 발생한 건수보다 더 많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실제 일본 등 주변국에서도 AI 발생소식이 이어지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한 주요하천의 야생조류에서 AI 바이러스가 잇따라 발생하던 터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상황에서도 집밥족들의 닭고기 소비가 늘어 가금산업이 활황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병원성 AI 확산은 닭고기나 오리고기 공급부족으로 가격상승을 불러와 가금류 소비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된다. 야생조류에 의한 전파가 AI의 주원인으로 추정되는 현 상황에서는 정부와 농가, 사료업체 등 모두가 특별한 경각심을 갖고 방역에 철저를 기하는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처럼 축사 설치를 살처분 반경 이상의 거리로 규정해 가축전염병에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고려해야 하며, 축사시설 현대화 등을 통한 가축위생 관리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가축전염병으로 시름하는 축산농가의 올 겨울은 더 춥기만 하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