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장

NBS(한국농업방송)의 ‘NBS 초대석’ 프로그램 진행자로 농업인과 가까이 하며 농촌과 농업 문제를 자세하고 친절하게 소개하는 윤은기 박사.
윤 박사는 경력이 특이하고 다양하다. 방송인, 대학 총장, 중앙공무원교육원장 등 많은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요즘은 농업방송의 진행자이면서 기업 간 협업 상생을 지원하는 한국협업진흥협회장으로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편, 윤 박사는 1992년에 시간의 효율적인 배분 활용방법을 제시한 책 ‘시(時)테크’를 펴내 서점가에 열풍을 일으켰었다. 그리고 스마트폰 사진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윤 박사로부터 이 시대 여성농업인의 사명과 효율적인 시간 활용, 사진을 이용한 농산물 판매 기법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농촌 번영 촉진하기 위해서는
스마트농업․마을사업 이끌어갈
청년․여성 귀농정책 강력 추진해야

농업과 오랜 인연으로 방송진행까지...
“그동안 농협대학에서 자주 강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농민신문의 편집자문위원으로서 농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농촌현장에도 많이 가봤습니다. 오래 전에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과 EBS-TV ‘직업의 세계’ 등의 프로에서 진행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걸 계기로 NBS 개국과 함께 진행자로 발탁돼 2년째 활동하며 새롭게 농업에 대한 연구와 식견을 넓히고 있습니다. NBS에서 농업이 사람이 생존하는데 필수적인 식량을 생산하는 생명산업이란 것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은 농업이라는 것이 세계 석학들의 의견이고, 스마트농업의 도입으로 농업이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커지고 있다고 윤 박사는 강조한다.

“세계적인 투자가인 짐 로저스는 농협이 주최한 포럼에서 ‘농업은 미래 성장산업’이라면서 농업관련 분야에 모든 것을 투자하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한편, 다른 산업은 버려질 수 있고 포기할 수 있지만 농업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산업이라 농업인뿐만 아니라 국가나 국민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에 농업방송 진행자로서 농업발전에 힘을 보태고 특히 여성농업인을 도와주는 일에 힘쓰겠습니다.”
윤 박사는 이 시대를 사는 여성농업인의 역할과 사명에 대한 말을 이어갔다.

취약한 농가소득, 여성의 감성으로 높인다
“농산물 생산량은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거의 도달했다고 봐야 합니다. 생산된 농산물이 최종적으로 식탁에 오르게 되기까지의 ‘밸류체인’(value chain), 즉 가치사슬 연결에서 소비자의 심리와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그에 부합된 마케팅이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이것이 미흡합니다. 부실한 마케팅전략으로는 기대소득을 올리지 못합니다. 도시에 비해 취약한 농가소득을 더 올리려면 농산물을 원물로 파는 것보다 가공, 포장 개선, 직거래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특히 농산물 가공분야는 섬세한 감성과 솜씨를 지닌 여성농업인들이 힘을 모아 선도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김치는 250여 종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 중에서 기업형 김치업체가 생산하지 않는 호박김치, 감김치 등 특색 있는 김치는 물론 다양한 전통식품을 생산해 부가소득을 높이는 일에 여성농업인의 참여가 많아져야 합니다. 그리고 농업소득 못지않은 소득이 기대되는 농촌관광사업에도 여성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합니다.

지역에 내려오는 스토리와 전통놀이, 지역특성에 맞는 다양한 체험관광 프로그램에 여성의 감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서비스를 가미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농촌관광은 경관, 체험, 힐링 등 다양하게 운영해야 합니다. 이 사업은 개인이 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지역공동사업으로 추진하거나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얻어내는데도 힘을 써야 합니다.”
윤 박사는 농촌 번영을 촉진하기 위해선 스마트농업과 마을공동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나갈 청년농업인 특히, 여성이 함께 귀농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지원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출하해야 고소득
‘시테크’란 책을 써서 시테크 열풍을 일으켰던 얘기를 들어봤다.
“‘시테크’라는 책은 정보화사회에서 규모의 경제보다 속도의 경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책인데 서점가에 큰 열풍을 일으켰어요. 시테크의 핵심내용은 스피드와 타이밍입니다. 농산물도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맞춰 생산하고 출하해야 제값을 받게 됩니다. 적정가격을 받을 시기에 출하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은 경영학적인 시테크입니다.

시테크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도 밀접합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정된 시간 내에 어떻게 하면 보람 있고 행복하게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에 시간을 배분한 생애설계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여가시간을 나눠야 합니다. 일하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쉬고 노는 시간과 여행시간 등을 처음부터 배정해야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균형과 값어치 있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여성농업인도 스스로를 위한 시테크가 꼭 필요합니다. 가족과 함께 할 관광, 취미생활 계획 등을 미리 체계적으로 짜야 합니다. 일하고 남는 시간에 놀고 쉬려면 제대로 못합니다. 예를 들어 결혼기념일에 맞춰 외국여행을 가겠다는 것을 미리 설계해 놓으면 실행할 수 있지만 계획을 세워놓지 않으면 삶이 시간에 자꾸 떠밀려가고 맙니다.”

스마트한 시대엔 스마트폰으로 마케팅
요즘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이 탑재되면서 누구가 사진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이와 관련해 사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휴대폰의 사진촬영기능 덕에 사진문명시대가 활짝 열렸습니다. 사진은 예술이고 역사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노트에 일기를 쓰는 것보다 사진을 찍어 일기 대신 저장합니다. 포토일기죠. 사진을 찍어 놓으면 어디를 갔다 왔는지, 누구와 무슨 일을 했는지 알 수 있죠.

유의할 점은 사진을 찍고 공유할 때는 매너를 지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진테러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표정과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는데, 그게 사진으로 찍히고 공개된다면 명예 실추나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되겠지요. 그래서 사진은 양면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농업인들이 사진을 적극 활용하면 좋습니다. 사진을 유상으로 판매하는 사이트가 있는데, 농업분야 사진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농업인들이 농촌의 사계절 아름다운 경관 등 다양한 농업·농촌 관련 사진을 촬영해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농산물 직거래 농업인들은 농산물을 잘 찍어 SNS 온라인에 올리면 판매 촉진에도 유리합니다. 사진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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