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 우수 연구성과 공동기획 : 현장 맞춤연구로 희망농업 이끈다

 ③ 생산부터 수확까지 협업연구 활성화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고온과 한파, 가뭄, 집중호우 등의 자연재해는 물론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오염 등이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응한 농업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연구활동 범위를 영농현장으로 넓히며 농업인, 관련 농산업체, 소비자와 함께 우리 농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 몇몇 사례를 집중 조명해본다.

농민․농산업체․소비자 함께 참여하는 리빙랩 과제
대과형 딸기 품질향상․수출확대 등 현장애로 해결
소속기관․지방농촌진흥기관 협업해 연구효과 높여

▲ 김두호 국립농업과학원장

리빙랩 과제 협업농장 첫 스타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하 농과원)은 올해 초, ‘국민과 함께 농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농업과학기반연구 운영관리체계 개선방안을 수립했다. 농과원은 그 첫 실행계획으로 기술수요자 참여형 현장접목 리빙랩 과제 강화를 미션으로 정했다.

‘리빙랩’(Living Lab, 현장 연구실)은 기존의 실험실 연구에서 벗어나 농산업 현장에서 농업인, 관련 산업체, 소비자와 함께 농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현장중심의 새로운 농업연구개발체계를 뜻한다. 농과원은 올해부터 대과형 딸기 품질 향상과 수출 확대, 아쿠아포닉스 재배시스템(물고기와 작물을 함께 길러 수확하는 방식) 개발, 작물 생산기술 연구 등의 내용으로 리빙랩 과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8월에는 국내 딸기 주산지인 충남 논산에서 처음으로 리빙랩 과제 협업농장 현판식을 개최했다.

“리빙랩 과제에 참여하는 농업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연구과제의 안정적 수행과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지난 8월 충남 논산 킹스베리연합회 작목반 소속인 농업회사법인 모두유통에서 리빙랩 과제 1호 협업농장에 대한 현판식을 가졌습니다. 9월에는 전북 김제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아름에서 2호 협업농장 현판식이 있었습니다. 농과원이 개발한 다양한 농업기술을 종합화하고 규모화해 농산업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리빙랩 과제를 지속 확대 추진할 계획입니다.”
리빙랩 과제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걸고 있는 농진청 김두호 국립농업과학원장의 말이다.

현장 애로기술 해결과 실용화 극대화
리빙랩 과제는 기존의 농가 현장실증연구와 차이가 분명하다. 기존의 현장 맞춤형 연구나 농가 현장실증연구는 연구 수행주체가 연구자이고, 단일 기술을 포장 중심의 소규모 현장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리빙랩 과제는 연구자가 농업인, 산업체, 소비자와 함께 농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농업기술을 종합화·규모화해 지역이나 작목반 등 대규모의 농업현장에 적용하면서 현장의 부족한 기술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현장실증연구와 차별화된다.

▲ 지난 8월 충남 논산 킹스베리연합회 작목반 소속인 농업회사법인 모두유통에서 국립농업과학원의 리빙랩 과제 1호 협업농장 현판식이 열렸다.

리빙랩 과제 선정과 추진 과정에 대해 김두호 원장은 “현재 수행 중이거나 기획 중인 과제 중에서 현장의 수요와 기술의 확산성, 파급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농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실용화를 극대화할 수 있는 리빙랩 과제를 선발합니다. 선발된 과제는 과제선정평가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하며, 선정된 과제는 세부계획을 수립해 내·외부 전문가가 함께 과제를 수행하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리빙랩 1개 과제에 3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연구가 진행 중이고, 내년에는 11개 과제 30억8천만 원으로 대폭 확대된다.

기관․지역․기술의 장벽을 허물다
리빙랩 과제 협업농장의 첫 출발은 충남 논산이었다. 일반 딸기보다 두 배 정도 큰 데다, 맛이 좋고 과즙도 풍부한 ‘킹스베리’ 딸기의 품질을 높이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연구진과 농가, 농산업체가 힘을 모은 것이다.
이 연구과제에는 농진청이 개발한 클로렐라 활용기술 표준화, 화분매개곤충 활용, 소비와 수출 확대를 위한 포장용기 개선, GAP(농산물우수관리제도) 교육 매뉴얼 개발 등 현장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하고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리빙랩 과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관·부서 간, 지역특화작목연구소 등 지방농촌진흥기관과의 협업체계에 대해 김두호 원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필요 기술을 종합화하기 위해 농과원 내 부서 간 협업은 물론, 소속기관과의 협업 연구도 확대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타 기관에서 개발된 영농기술 등도 적극 활용하고 있죠. 농업과학기반기술 분야는 농과원에서 담당하고, 작물 재배법 개선, 품종 개량 등 농작물의 안정적 공급과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기술 연구는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기관 간 협업뿐만 아니라 농업인, 산업체, 소비자를 비롯한 지방농촌진흥기관(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등 농업 현장의 적극적인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대과형 딸기(킹스베리)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클로렐라 사용법, 화분매개충, 포장재 개선 연구 등은 농과원의 역할이 크지만, 재배법 개선이나 병해충 예찰시스템 운영, 품질 개량 등의 분야는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논산딸기연구소가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다양한 농업기술을 종합화하고 규모화해 농산업 현장에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리빙랩 과제를 기획하고 확대하는 한편, ‘농업인과 함께 하는 리빙랩 과제 협업 농장’도 지속적으로 선정해 농업인의 연구과제 참여와 협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진리를 재확인하는 농과원의 리빙랩 과제가 농업R&D 기술의 실용화를 촉진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