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웰빙귀농조경학과 교수

"로컬푸드는 식량공급을
국가안보와 공공적 사회보장
차원에서 바라보는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며,
로컬푸드 성공은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가
주축이 돼 적극적인 참여로
추진할 때 더욱 빛날 것이다."

▲ 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웰빙귀농조경학과 교수

코로나19로 로컬푸드(Local Food)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외식이 줄고 집밥 수요가 늘면서 신선하고 안전한 지역농산물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로컬푸드란 장거리 운송과정을 거치지 않은 반경 50㎞ 이내에서 생산한 지역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복잡한 유통과정을 단축해 저렴하고 신선도가 높은 농산물을 공급하자는 취지다.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 등이 대표적인 예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마땅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농산물을 싼값에 넘기던 농업인에게 안정적인 판로와 소득을 안겨준다. 특히 소농과 고령농에겐 다품목·소량으로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가 새롭게 생겼다는 데 의미가 크다.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 일정치 않은 농산물도 판매할 수 있다는 점도 농가에겐 이득이다. 이런 농산물을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면 거래조차 쉽지 않은데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이동거리가 짧고 유통단계도 농가-직매장-소비자로 바로 이어져 소비자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생산자는 유통비용이 적게 들어 이익이 높아진다.

코로나19로 각종 소비활동 지표가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직매장만은 유독 매출이 올랐다. 9월까지 경기도의 경우 59개 로컬푸드 직매장의 누적 매출액은 1170억 원으로 전년대비 14%이상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폭증한 3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이 무려 45%나 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매출은 전년보다 20% 이상 늘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사람이 많은 대형마트를 피하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을 두는 소비 심리의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2013년부터 직매장 건립, 생산시설확충, 로컬푸드 조직화 교육 등에 꾸준히 지원한 정부, 특히 경기도의 역할도 있었다고 본다.
코로나19로 앞으로도 물류의 이동제한은 심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에 의존해 온 우리나라 농식품 공급도 변화를 맞게 될 전망이다. 지역이 중심에 놓이고 로컬푸드가 중요하게 자리 잡을 것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대부분 자국 시장에서 판매되므로 국가 간 이동에 제한이 있거나 수출입이 중단됐을 때 중요한 농식품 공급원이 될 수 있다. 또 영농 규모가 크지 않아 가족 노동력으로 충분히 경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특히 로컬푸드는 식량공급을 국가안보와 공공적 사회보장 차원에서 바라보는 ‘포스트 코로나(Post-COVID)’시대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로컬푸드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유통-소비의 전 과정에 빅데이터(Big Data)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소비자의 신뢰를 공고히 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농산물을 학교급식이나 공공기관, 사회복지시설 등과 연계한 다양한 판로를 확장해 농촌의 일자리 창출과 농가의 비즈니스 모델로 적극 지원·육성해야 한다.

이런 시대적 조류에 발맞춰 신선한 농산물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로컬푸드 성공은 농촌의 어머니, 농촌의 순박한 마음(일명 : 농맘)으로 온 국민을 사랑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농업인단체인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가 주축이 돼, 적극적인 참여로 추진 할 때 더욱 빛날 것이다.
농맘들이 추진하는 로컬푸드 산업이 가치 지향적 소비문화로 확산돼 온 국민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 사다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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