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센터에서는…청송군농업기술센터 하경찬 소장

▲ 하경찬 소장은 황금사과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사과품종의 다양성을 꾀한다는 생각이다.

사과특구 경북 청송. 약 3500ha에 이르는 재배면적에서 보듯 경북을 넘어 전국적인 주산지이지만 또다른 사과의 대표선수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로 시나노 골드 품종으로 노란빛깔의 이른바 황금사과다. 빨간빛깔의 사과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청송군농업기술센터 하경찬 소장의 비전은 무엇일까.

35억 예산 투입…4ha 규모 연구소 내년 완공
코로나19 고려해 젊은 직원 주도로 유튜브 채널 개설

-사과하면 누가 뭐라해도 청송이다.
청송은 지대가 평균 250m로 높아 일교차가 커 사과 색과 당도에서 우수할 수밖에 없다. 고온화되면서 사과주산지가 경북지역에서 경기도와 강원 등으로 북상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다만 부사계통이 90%를 차지하고 있는 다양성의 일환으로 다른 품종 전환을 꾀하고 있다. 한 품종에 몰리면 가격이 폭락할 위험성이 큰 게 농작물이라 분산을 하는 게 농가입장에서도 유리하다. 그래서 황금사과가 중요하다. 올해 70ha로 늘어났고 내년엔 150ha, 3년 안에 전체 재배면적의 15%로 늘리는 게 목표다.

-황금사과 특징은 무엇인가?
부사와 당도는 비슷하면서 산도가 높다. 새콤하면서 달콤한 맛이 골고루 섞여 있어 젊은층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 농가 입장에서도 빨간색을 내기 위해 반사필름을 까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과 일손도 줄일 수 있어 이득이다. 나이 드신 어르신이 대부분인 농촌에서 일손을 더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수확시기도 10월 초라 부사보다 2주 빠른 것도 강점이고, 황금진이란 브랜드도 만들어 이미 대도시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행사도 가졌다. 소비자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컬러마케팅 측면에서도 황금사과는 경쟁력이 충분하다.

-황금사과연구소 설립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
4ha 부지에 들어설 황금사과연구소(가칭)는 노지과수의 스마트팜 생산전문단지로 국비 10억 원, 군비 10억 원이 확보됐다. 여기에 장비마련 5억 원 이외에 최근 의회에 추가예산 10억 원을 요구해 총 3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 완공이 목표다.
연구소가 들어서면 하우스 과채 중심의 스마트팜이 노지과수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불안정한 묘목공급 문제도 연구소의 조직배양실을 통해 연간 50만 주 생산을 기대하고 있다. 청송의 수요를 감당하는 건 물론이고 다른 지역에도 판매가 가능한 양이다. 황금사과의 수형과 재식거리 등의 표준화를 만드는데 연구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청송의 기준이 곧 전국의 기준이 될 날이 머지 않았다.

-올해 악재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제16회 청송사과축제를 취소하게 됐다. 10월28일부터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모두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다. 축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사례가 많아 고려해봤지만 저장사과 물량이 동이 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 이미 여름 전에 저장사과는 소진이 된 상황이다. 가격은 전년대비 좋아 8kg 기준으로 2배 이상 높게 받았다.
다른 지역에서 과수농가에게 큰 피해를 안겼던 과수화상병 방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발생지역과 거리가 멀지만 혹여라도 발생한다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해 사과재배 전농가를 대상으로 예방교육과 방제에 나섰다. 한달동안 전직원이 예방방제에 모두 투입됐고, 내년에도 역시 같은 규모로 진행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많은 분야에서 변화가 있었다.
교육의 변화가 컸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인을 모아 하던 대면방식에 익숙했던 터라 변화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유튜브를 활용한 비대면 교육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청송군농업기술센터’를 개설해 10분을 넘지 않는 동영상으로 클릭만 하면 볼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로 공유하고 있다. ‘고추육묘 어렵지 않아요’, ‘꿀벌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사과갈변을 피하고 싶어서 기술센터를 찾았어’, ‘농업기술센터에서 이걸 공짜로 해준다고’ 등의 톡톡 튀는 제목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동영상이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사무실을 벗어나 현장에서 휴대폰으로 찍는다고 해서 처음엔 걱정도 많았지만 동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업무역량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선배공직자로서 뿌듯함을 느낀다.
또한 여성친화형 농기계사업 등 실적을 높이 평가받아 농기계임대사업 A등급도 획득했다. 농번기 대기기간을 줄인 것과 그 시간을 농기계 부품 교체에 써 회전율을 높인 게 농업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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