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남 담양 ‘에버그린 농장’ 서지수 대표

남편 정년 앞서 홀로 귀농…지금은 모두가 이웃사촌
비닐하우스와 작목 다양화 계획 “잡초와의 전쟁이 관건”

▲ 담양 에버그린 농장 서지수 대표

노령산맥이 남서로 뻗어나가는 투구봉(726m) 자락에 자리한 전남 담양군 수북면 두정마을은 동쪽을 경계로는 영산강이 흘러 거친 산과 넓은 들녘을 갖춘 천혜의 고장이다. 두정마을은 뒷산의 지세가 거북 모양으로, 그 꼬리에 마을이 자리했다 하여 ‘말월’이라고도 불리지만 그 쓰임이 무슨 뜻인지는 불확실하다.
두정마을 에버그린 농장 서지수 대표(52)는 자천타천 담양군과 두정마을의 홍보대사로 알아준다. 담양군귀농귀촌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서 대표는 지금까지 최고 잘한 선택은 ‘귀농이 가져다 준 행복과 건강’을 꼽는다.

“귀농은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렇지만 1남1녀의 어머니로 아내로 살면서, 지역사회에 봉사는 꾸준히 해왔습니다. 농촌봉사도 자주 했었지요. 시골의 넉넉한 풍경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도 귀농을 적극 찬성하는 편이었지요. 그래서 남편이 정년하기 전에 고향에 내려와서 자리를 잡아놔야겠다고 생각하고, 서둘러 귀농을 하게 됐습니다.”
서 대표가 수북면으로 귀농한 계기는 고향이 바로 수북면이기도 하다. 언제나 마음  속에 고향이 그리웠단다.

“어쩌면 귀농을 남편이 더 찬성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시골에 조그만 땅을 장만하고, 또 소규모로 농사짓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어요. 그렇게 2016년도에 두정마을로 먼저 혼자서 귀농을 하게 되었지요.”
서 대표는 고향 두정마을에 내려오자마자 6600여㎡(2000평)의 밭을 임대했다. 그리고 돈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을 동네사람들에게 물었다. 그렇게 노지재배로 블루베리 농사를 시작했다.
“아무런 욕심 없이 농사를 짓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잡초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자고 일어나면 자라있고, 뒤돌아서며 또 자라있는 것처럼 보였지요. 잡초가 무서웠어요. 혼자서는 도저히 못하겠다는 생각에 귀농이 후회가 되더라고요. 그렇지만 주말이면 남편도 내려와 거들어주고 하면서 시간이 흐르다보니 몸도 마음도 서서히 적응이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서 대표는 귀농 초기에 많이 외로웠단다. 혼자 내려와서 하루 종일 일하고, 잠자는 일을 반복하다보니 재미를 찾을 수가 없었다.
“스스로 즐거운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그래서 동네 분들을 수시로 찾아다녔지요. 인사도 드리고, 작은 것도 서로 나누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농업기술센터 등의 교육도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마이스터대학은 지금도 좋은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담양군에서 아는 사람도 많고, 이웃이 사촌보다 낫다는 생각을 몸소 경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 서지수 대표의 블루베리 농장

서 대표는 담양군 귀농귀촌협의회 부회장을 맡아 담양군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담양대나무박람회, 서울귀농귀촌박람회 등을 찾아다니며 몸소 체험하고 경험한 귀농귀촌을 알리기에 바쁘다.
“지역을 홍보하고,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농사에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 분들이 다 고객이고 친구가 되어주거든요. 그렇게 귀농 5년여가 된 지금은 공판장에 가지 않고서도 거의 개인판매가 이뤄질 정도로 지역의 진짜 농사꾼이 되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서 대표의 매력으로 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활달함을 꼽는다. 서 대표와 함께 있다 보면 웃고 또 웃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서 대표의 일과는 새벽 6시에 일어나 잡초를 뽑고 물 관리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내년에는 비닐하우스를 하려고 합니다. 잡초 뽑는 일이 몸에 배기는 했어도 여전히 힘들어요. 이제 농사 노하우도 많아졌으니, 생산성도 더 높여가려고 합니다. 기회가 주어지면 담양의 특산품인 딸기, 멜론, 백향과, 애플수박, 아로니아, 죽순 등도 공부할 겁니다. 블루베리를 매개로 점차 소비층 다양화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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