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외양간은 소 잃기 전 고쳐야 한다송용섭 충청북도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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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13  13: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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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과수화상병 증상과 예방
위험성을 모르는 농민들이 있다.
농진청, 지방농촌진흥기관, 원예농협이
예찰·방제 교육과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라도
위기의식을 갖고 정부정책에 따라
방역대책 준수에 적극 동참해야..."

   
▲ 송용섭 충청북도농업기술원장

2020년도 참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많은 사건 사고 중에서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전염병’이 1순위일 것이다. 인간에게는 코로나19(COVID-19)가, 가축에게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식물에서는 과수화상병이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피해를 가져왔다. 이처럼 전염병은 지구상의 대상과 종류만 다를 뿐 힘든 시련과 함께 교훈의 시간을 안겨주고 있다.

과수의 구제역이라 불리는 과수화상병은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병이다. 1794년 미국 뉴욕주 허드슨밸리 근처의 배나무에서 최초로 보고된 후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을 만큼 현재의 기술력으론 한계로 볼 수밖에 없는 불치의 병이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이 병은 감염된 묘목의 유입과 전지·전정, 적화·적과 과정에서 작업자나 도구에 의한 인위적인 요인, 벌과 나비 등 매개곤충, 그리고 비와 바람에 의한 자연적인 요소 등 다양한 매개에 의해 전염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경기도 안성의 배농장에서 병징이 최초로 신고됐고, 충남 천안과 충북 제천지역에서 추가로 발생했다. 국내 발생 피해 규모를 보면, 2015년 43건 43㏊에서 불과 5년 만인 올해는 657건 348㏊로 발생면적이 8배나 증가했다. 피해액은 첫 발생한 2015년에는 87억 원, 2019년 321억 원, 올해의 경우에는 730억 원의 손실보상금이 지원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발병이 되면 발병주를 중심으로 방역대책 매뉴얼에 따라 일부, 또는 전체를 매몰하는 방식의 방제대책을 진행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이 점점 확산된다면 우리나라 과수의 핵심작목인 사과와 배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확산을 막아야 하는 임무가 모두에게 있다.

코로나19는 확진자와 접촉자들의 동선을 파악해 차단조치로 확산을 예방하고 있다. TV·신문 등 다양한 언론매체와 SNS를 통해 발생자 동선을 알리고 접촉을 최소화하는 예방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과수화상병도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다음과 같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첫째, 과수 묘목, 접수 등은 발생지역과 그 인근, 외국이나 출처가 불분명한 지역에서 구입 또는 유입하지 말아야 한다. 역학조사에 의하면, 잠복된 병원균이 묘목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둘째, 과수원에 출입하는 사람과 작업도구는 알코올이나 소독제 등으로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많은 논문에 의하면, 비바람과 곤충보다는 사람과 도구에 의한 확산에 더욱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셋째, 적시적소에 예방적 차원의 약제 방제를 추진해야 한다. 매년 국비와 지방비로 지원되는 약제를 사과의 경우 신초 발아 시, 배는 꽃눈 발아 직전에 동계방제를 실시한다. 발생지역은 만개 후 5일 후, 그리고 15일 후 등 2회 더 예방차원의 방제가 필요하다.

현재 농촌진흥청과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이 협력해 발생 역학조사, 감염 유입경로 구명, 저항성 사과대목 무병묘 양성 등 과수화상병 종합방제체계 개발을 위한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과수화상병을 예방하는데 역부족이다.

아직도 영농현장에는 과수화상병의 증상과 예방, 위험성을 모르는 농업인들이 존재한다.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원예농협 등에서 과수화상병 예찰·방제 교육과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발생되지 않은 지역이라도 위기의식을 갖고 정부정책에 따라 방역대책 준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이미 발생한 뒤에는 매몰이 최선인 과수화상병이기에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미리 단속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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