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능성식품과 황인국 연구사

▲ 황인국 연구사

무처리 대비 플라티코딘D 함량 8.8배 증가
자가효소 활용한 농산물 유효성분 증진 가능성 제시

“도라지는 다소비 농산물입니다. 그러면서도 생약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영양·효능적으로 우수한 식재료지요. 그런 만큼 도라지도 효능, 기능성분 등의 연구를 누적해 간다면 충분히 인삼에 버금가는 농가 고소득 작물로 그 입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농진청 기능성식품과 황인국 연구사(42)는 국산 도라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민과 함께 상담하고 연구하는 노력파로 불린다. 황 연구사는 그동안 ‘플라티코딘D 함량이 증가된 도라지의 제조방법’ 특허등록, 그리고 ‘플라티코딘D 함량이 증가된 건조 도라지 제조방법’ 특허출원 등을 비롯해 각종 도라지 관련 기술이전과 홍보 등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황사 등은 직접적으로 기관지(호흡기) 질환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황 연구사는 이에 대해 “도라지가 호흡기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소비자 증가 등 도라지 재배 농가에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하지만 단순히 효능이 뛰어나고 품질이 우수한 농산물의 생산만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국내 도라지 수급 현황은 소비량 1만9229톤, 생산량 6604톤, 수입량 1만2626톤으로 수입 비중이 67%로 집계된다. 국산 도라지의 시장 경쟁력이 수입 도라지에 비해 턱없이 열악함을 보여주고 있다.

“국산 도라지의 품질 향상을 위해 사포닌 함량 변이 분석을 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수입산과의 차별화 요소 도출과 도라지의 대표 기능성분인 사포닌 함량 증진 가공기술 개발을 목표로 했지요. 효능 강화와 품질을 고급화하는 전략으로 지금도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황인국 연구사가 도라지 유효성분 증진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황 연구사와 동료들은 국산 도라지의 품질 향상 요소를 플라티코딘D 증진에 두고 중국약전 제시 이상의 플라티코딘D 함량 증진 기술 개발에 노력했다. ‘효소나 미생물을 이용한 인삼, 도라지 함유 사포닌 전환’ 등의 논문에서 아이디어도 얻었다. 인위적인 효소처리 없이 도라지 자체가 함유한 자가 효소를 이용한 사포닌의 전환 또는 함량 증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가설 하에 실험을 시도했다.

“많은 연구를 거듭한 끝에 건조 도라지 분말에 물 10배를 첨가한 다음 60℃에서 120분간 반응 처리할 경우, 플라티코딘D 함량이 무처리 도라지에 비해 최대 8.8배(0.33 → 2.92mg/g DW)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목표로는 도라지 사포닌 함량이 증가된 건조 도라지 제조 기술 실험을 진행했지요. 실험 조건은 시료의 형태(생도라지 세절 전·후), 증숙 온도(40, 60℃)와 시간(3~9시간)을 변수로 했고, 그 결과 세절 도라지를 60℃에서 6시간 증숙 처리 시 플라티코딘D 함량이 무처리 도라지에 비해 최대 3.9배(0.50 → 1.96mg/g DW)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개발된 플라티코딘D 함량이 증가된 도라지 추출물 제조 기술은 기존 도라지 추출물 제조 단위공정 중 가열 추출 단위공정 전 단계에 개발 기술 조건(60℃, 2시간 처리)의 투입을 통해 추가적인 설비 추가나 제조공정도 변화 없이 현장 기술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플라티코딘D 함량이 증가된 건조 도라지 제조 기술은 열풍 건조 단위공정 전 단계에 60℃ 스팀을 3~6시간 처리하는 단위 공정 투입을 통해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도라지의 플라티코딘D 함량 증진 기술은 특별한 첨가제 없이 특정 조건의 가열처리를 통해 유효성분의 증진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 기술은 배당체 화합물은 함유한 많은 농산물을 대상으로 응용과 적용이 가능한 기술이기도 합니다.”

건강지향, 고령사회 진입 등으로 건강에 대한 패러다임이 질병의 치료에서 사전적 예방과 관리로 전환되면서 국내 건강식품 시장규모는 매년 10% 이상의 급속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식품제조업체에서 국산원료 사용 비중은 31.4%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도라지의 경우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수입 비중이 67%에 이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약자원의 품질관리를 위해 대한약전과 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수록된 품목의 지표성분 선정과 함량기준 설정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요. 도라지의 경우 지표성분과 함량기준이 미설정 상태입니다. 중국약전에서는 지표성분을 플라티코딘D 0.1%(1mg/g) 이상 함유로 설정 관리하고 있지요. 저와 동료들이 개발한 이 기술을 적용하면 플라티코딘D 함량이 0.1%이상 함유한 건조 도라지 생산이 가능합니다. 이는 국산 도라지의 품질 향상 뿐 아니라 국제  경쟁력 강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