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자녀에 대한 맞춤형 교육․지원 시급

여전히 다문화에 색안경, 포용적 사고 필요

지난해 전체 출생아 가운데 다문화가정 출생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 출생아는 1만7939명으로 2018년보다는 140명 감소(-0.8%)했다. 다문화 출생아 수는 2012년 2만2908명을 정점으로 매년 줄어 7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출생율이 7.4% 감소한 것에 비해 다문화 출생율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아 전체 출생에서 다문화 출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5.9%로 전년보다 0.4%p 증가해 관련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문화 혼인도 전년대비 4.0% 증가했는데, 전체 혼인 중 다문화 혼인의 비중은 전년대비 1.1% 증가한 10.3%를 차지했다. 100명 중 10명은 다문화가정을 꾸린다는 셈이다. 다문화 혼인은 2010년 3만5098명에서 2016년 2만1709건까지 떨어졌다가 2017년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다문화 혼인 유형은 외국인 아내를 맞는 비율이 69.3%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남편이 10년 이상 연상인 부부는 42.0%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이 같은 다문화 혼인 증가는 한류 열풍에 따른 결혼 이민자 증가와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다만 도시지역에 비해 절대적으로 젊은 인구가 적은 농촌지역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결혼 기피 현상이 전 사회적인 분위기라지만 농촌지역은 결혼상대 자체를 구하기가 어려워 혼기를 놓친 남성들이 대부분이다. 도시여성들은 힘든 농촌생활과 불안정한 소득, 열악한 복지·의료·교육 환경 등 다양한 이유로 농촌총각과의 결혼을 꺼린다. 그래서 농촌총각들은 차선책으로 국제결혼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결혼 적령기를 놓친 농촌총각과 외국인 배우자와의 나이차가 큰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힘들게 외국인 배우자를 맞아 가정을 꾸린 농촌지역 다문화가정이 국적과 나이, 언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원만한 가정을 이어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실제 농촌진흥청 조사를 보면, 다문화가정 학생의 대인관계성 수준은 5점 만점에 3.54점으로, 비다문화가정 학생의 점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촌 다문화가정의 청소년들이 비다문화가정 청소년보다 학급에서 반장 등 임원을 맡은 리더 경험이나 리더가 될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 잠재리더 역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농촌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어머니에 의해 주로 양육돼 비다문화가구 또래들보다 사회관계적 능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맞춤형의 교육프로그램과 사회적응 프로그램 개발·보급이 시급한 이유다.

한편, 농촌주민들은 다문화 영향으로 음식문화, 언어생활, 문화생활, 자녀양육 등 생활문화에 변화를 실감하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의 위기 속에서도 다문화가정은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인적자원이다. 여전히 고령층이 많은 탓으로 농촌지역은 아직 전통적 사고방식이 남아있다. 더 열린 마음과 포용적 자세로 다문화에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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