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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에 잔류된 농약, 미생물로 안전하게 제거한다■ 농촌진흥청 우수 연구성과 공동기획 : 현장 맞춤연구로 희망농업 이끈다
송재선 기자  |  jsssong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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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30  11: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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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토양 잔류농약 저감용 미생물제 개발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고온과 한파, 가뭄, 집중호우 등의 자연재해는 물론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오염 등이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응한 농업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연구활동 범위를 영농현장으로 넓히며 농업인, 관련 농산업체, 소비자와 함께 우리 농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 몇몇 사례를 집중 조명해본다.

농진청, 살균제․살충제 분해하는 우수 균주 발굴
토양생물에는 무해하고 농약성분만 90% 이상 분해
PLS 등 현안 대응과 환경보존․농민건강에 기여

   
▲ 토양에 잔류된 농약성분을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제거하기 위해 분해미생물 탐색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환경개선미생물연구단 안재형 연구관.

안전먹거리 생산과 환경을 살린다
폐멀칭비닐과 같은 농업용 폐플라스틱이나 토양 잔류농약처럼 영농현장에서 발생하는 오염 문제를 미생물을 이용해 해결할 목적으로 행정안전부의 벤처형조직에 선정돼 지난 6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내에 설립된 환경개선미생물연구단.
“처음 이 과제를 맡았을 때 ‘잔류농약이 현시점에서 문제가 될까’라는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수행하면서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환경개선미생물연구단(이하 연구단) 안재형 연구관의 말이다.
현재 국내에 사용 등록된 농약은 모두 급성독성이 낮고 토양 잔류기간이 짧은 농약들이다. 그러나 농약의 만성독성, 즉 생식기능이나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 등은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아 100%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농약성분의 토양 잔류기간도 환경조건에 따라 길어질 수 있어 농업인들은 농약 사용에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 농진청 환경개선미생물연구단이 찾아낸 토양잔류 농약 분해미생물. 사진 왼쪽이 살균제인 베노밀과 카벤다짐을 분해하는 세균인 ‘로도코커스 3-2’. 오른쪽은 살균제인 디페노코나졸을 분해하는 세균 ‘스핑고모나스 C8-2’

토양에 잔류된 농약을 제거하는 것이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안정적인 소득 창출, 환경보존, 그리고 농업인의 건강에 그 만큼 중요한 것이다.
사실 미생물에 의한 농약 분해 연구는 과거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돼왔었다. 하지만 국가차원의 지원 부족과 잔류농약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면서 이에 대한 연구도 지지부진해진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본격 시행, 먹거리 안전에 대한 국민 관심도 증가 등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특히 PLS에 대비하기 위해 화학적·생물학적 제거 기술을 이용한 제품이 상용화되고 있지만 그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 더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미생물 이용한 경제적이고 친환경 방법
“PLS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작기가 짧은 농작물의 경우, 이전 작물에는 허용돼 살포한 농약이 후작물에는 금지 농약으로 검출돼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농약 유출사고 등으로 어류나 조류가 대량 폐사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최근에는 가축에 금지된 살충제가 가축이나 계란으로 전이된 사고가 발생했으며, DDT나 엔도설판과 같이 분해가 잘 안 돼 현재 사용이 금지된 농약이 검출되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처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따라 새로운 병해충 발생량이 증가하면서 농약 사용량도 더불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가적으로 잔류농약을 제거할 수 있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방법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기관인 농촌진흥청이 이를 과제로 삼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잔류농약을 제거하는 방법에는 물리적이나 화학적인 방법이 있지만 비용과 2차 오염 발생의 위험이 있습니다. 미생물은 고등생물에 비해 새로운 대사경로를 빠르게 진환시킬 수 있어 농약과 같이 새로이 합성된 물질에 대해서도 무해한 물질로 분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다양한 농약에 대해 미생물을 이용한 잔류농약 제거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죠.”

실험실 밖 현장적용 등 숙제 남아
현재 농과원의 이와 관련한 연구는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농과원 환경개선미생물연구단은 15종 이상의 화학농약을 분해하는 것을 목표로 미생물을 선발하고 있는데, 현재 살균제 2종, 살충제 7종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찾아냈다. 모든 농약에 대한 분해미생물 선발이 완료되면 이를 혼합해 여러 종류의 농약을 동시에 분해하는 미생물제를 개발하는 것이 연구단의 최종 목표다. 이 제품이 상용화된다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경제적 가치가 높을 것으로 안재형 연구관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성과를 올리는 것도 쉬운 작업이 아니었고, 넘어야 할 산도 아직 많다고 안 연구관은 설명한다.
“최적의 물리·화학적 환경을 갖춘 실험실에서는 미생물이 농약을 빠르게 분해하지만 실제 환경에서는 동일한 분해 속도를 갖기가 어렵습니다. 실제 영농환경은 온도나 먹이 등이 최적 조건과는 다르고, 실험실과 달리 기존 환경에 존재하는 다른 미생물과 경쟁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농약 농도에 따라 다른 분해속도도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미생물은 농약 농도가 높으면 빠르게 분해하지만 농도가 낮아질수록 분해속도가 느려집니다. 이는 농도가 낮을 때 미생물이 농약과 접촉할 기회가 적어지고, 또 농약이 토양과 어떤 물리화학적인 결합을 해 미생물이 이용하기 어려운 형태로 변환되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농약에 따라 상대적으로 분해가 잘되는 농약이 있고, 그렇지 못한 농약이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오랜 기간 미생물을 탐색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적절한 분해미생물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주요한 연구 목표입니다.”
안전한 먹거리 생산, 지구생태계 보존, 그리고 농업인의 건강을 위해 연구에 열정을 쏟고 있는 안재형 연구관의 노력이 빠른 시간 내에 열매를 거두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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