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남원‘지리산춘향농원’김주희 대표

세탁소·주말농장 6년 경험이 귀농 13년차 원동력
수세미 100%수액 인기…오미자차 등 카페도 운영

▲ 김주희 대표는 많은 실패 속에서도 교육을 통해 극복했다고 말한다.

“지리산둘레길 제1코스를 시작하는 첫 동네가 바로 ‘내송’ 마을입니다. 수천 년의 역사와 경관을 간직한 고장이지요.”
전북 남원시 주천면 은송리 내송 마을은 지리산의 연맥이 동남쪽으로 크게 펼쳐지고, 주능선 북쪽경사면에 위치한다. 내송마을은 특히 청동기시대의 남방식 고인돌 2기와 삼국시대의 고분군, 청동기시대·삼국시대의 유물산포지가 자리해 수천 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내송마을의 서어나무 숲(생태숲)은 6400여 본의 수목이 자라는 등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많은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 춘향농원 카페 내부모습. 카페 안에서 지리산 춘향농원의 친환경 농산물도 판매하고 있다.

내송마을에 들어서면 아담한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춘향농원 카페’는 ‘지리산춘향농원’ 김주희 대표(56)가 직접 친환경으로 생산한 여주와 수세미 등의 제품은 물론 오미자차, 생강차 등 다양한 전통차를 판매하며 길손을 반긴다.
“처음에는 주말농장 한다고 생각하고 조금씩 농사를 지었어요. 그렇게 몇 년 하면서 욕심에 주변의 농지를 더 구입해 농지가 5900여㎡(1800여 평)으로 늘었어요. 그러다보니 농사도 가계도 충실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먼 훗날까지 생각해 농사를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귀농을 준비했지요. 지금은 귀농 13년차 농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 1990년 스물여섯에 결혼했다. 직장생활도 했고, 작은 세탁소도 운영했다. 그러면서 한창 주말농장이 인기를 끌던 2008년쯤에 지금의 내송마을에 작은 농지를 구입했다. 그리고 2014년에 가게를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농사일에 뛰어들었다.
“오랫동안 주말농장을 하면서 농사를 경험했는데도, 막상 농사를 직업으로 갖게 되니까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더라고요. 처음에는 이것저것 재배를 했는데,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았지요. 농업기술센터 등의 교육을 통해 많이 힘이 됐습니다. 특히 강소농 명품대학 등을 통해 오늘의 농원을 가꿀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강소농 교육을 통해서 수세미에 집중했다. 그 외 품목으로 여주와 오미자 등을 조금씩 추가했다.
“농사 규모를 놓고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적어도 커도 걱정이었지요. 다른 농작물이나 농가들과의 차별성도 쉽지 않았지요. 판로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걱정거리였습니다. 그런 고민이 많을 때 서울 삼성코엑스에서 열린 강소농 대전에서 맞닥뜨린 수세미 수액을 보고 뭔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작심을 했지요. 2017년도부터 아예 농장의 대부분을 수세미로 전환했고,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는 생각입니다.”

▲ 지리산 춘향농원의 수세미 제품

체험농장과 수세미 수액 숙성 등
벤치마킹 장소로 인기

김 대표의 수세미는 ‘100% 수액’ 제품으로 유명하다. 열매도 먹을 수 있지만 수액에만 집중했다. 수액은 100일간 숙성기간을 거쳐야만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는 까다로운 과정이 있지만 폐 등 몸에 좋은 수액을 만드는데 장인이라는 자부심을 얻었기 때문이다.
“저는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수세미를 수확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것도 중요한 노하우지요. 그러다보니 다는 지역농민이나 지역의 농민들도 벤치마킹을 하려고 많이 오고 있지요.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 춘향농원 수세미가 주렁주렁 추확을 기다리고 있다.

김 대표는 수세미 농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체험교실과 제품판매,  쉼터 등을 겸할 수 있는 카페를 떠올렸다. 일차원적인 농업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을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직접적으로 만나고 교류하고  싶었다. 특히 내송 마을은 지리산 둘레길 제1코스의 출발점인데다, 역사와 생태숲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제법 오가는 것에 착안했다.

“수세미나 여주 같은 작물은 일반인들이 생각보다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어떻게 먹어야 되는지는 더 그렇습니다. 이들 작물에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수세미액 등 다양한 제품 구상을 시작했지요. 보통 사람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작물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쉽게 찾고 활성화시킬 것인가를 늘 고민했습니다. 체험교실·체험농장 역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데 최선의 방법이 되고 있습니다.”

“농사 하나하나마다 일일이 부딪히고 실패를 이겨내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교육을 통해 극복해낼 수 있었지요. 지금도 각종 교육과 상담, 소통을 통해서 부족함을 많이 채우고 있지요.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낍니다. 지금은 농사가 천직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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