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농업생명자원부 김경환 연구관

▲ 표현체 연구동에서 벼 생태를 관찰하고 있는 김경환 연구관(사진 오른쪽)

육종 개념을 사람과 경험에서 정보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로 변환
육종기간 단축·검정형질 증가로 품종개발 효율성 극대화

“국내 최초로 표현체 연구 관련 시설을 구축하는데 기획부터 시작해서 연구동을 마련하는 등 초기단계부터의 모든 과정들이 눈에 선합니다. 그런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더 최선을 다해 연구에 집중하고 있지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표현체 연구동을 이용한 분석 개체수는 총 2205개체로, 외국에 분석 의뢰 시 1개체당 65만 원의 경비(총 14억3천만 원 규모)가 소요됩니다. 국내 분석 시 1개체당 15만 원 경비(3억3천만 원)로 가능해 총 11억 원(77%)의 직접적인 경비절감 효과가 있지요. 특히 외국 업체에 의뢰할 때 우려되는 관련 연구정보 노출 문제 등도 없습니다. 현재 온실과 실내에서 작물 디지털 영상 분석용 연구의 인프라 구축과 운영 사례는 농진청의 표현체 연구동이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명자원부 김경환 연구관(55)은 그동안 표현체 기술을 이용해 경험과 실측을 통해 이뤄지던 기존의 연구 방향을 영상분석 기반의 정량 데이터를 통한 디지털 육종이라는 새로운 연구 방향을 연 주인공이다.
“2014년까지는 국내에 표현체 시설이 없어서 영국, 네덜란드 등 국외 시설을 찾아서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연구 인프라를 구축했지요. 콩, 벼 등의 작물을 이용한 분석방법 확립도 실측과 영상분석값 간의 비교분석을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2017년 이후부터는 장비운영, 작물형질 분석 등 본격적인 표현체 연구를 수행하게 됐지요.”

김 연구관은 그렇게 지난 2014년부터 디지털 육종을 위한 표현체 기술 연구를 시작하면서 ‘유묘기 표현체 기반 농업형질 선발시대 개막’ 등 관련 논문 7편과 학술발표 23건, 그리고 ‘표현체 측정장치’ 등 산업재산권 관련 9건의 특허 출원을 했다. 이밖에도 종자특성 분석 프로그램 등 7건, ‘2019 스마트기술정보(고속종자특성검정기술)’ 발간 등 작물표현체 연구에 집중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영상장비를 이용해 작물의 표현형을 정확하고 빠르게 대량으로 획득하고 알고리즘과 프로그램을 이용해 영상정보(픽셀)를 디지털화(수치화)하고 이를 생장률, 생산량 등의 농업형질과 연계해 우수한 품종을 선발하는 표현체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표현형 정보는 측정과 분석기술의 병목현상으로 유전자 기능분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고속 대량으로 다양한 작물에 적용 가능한 표현체 분석기술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량, 재해저항성, 병저항성 등의 농업형질과의 연관성을 해석해 표현체-유전체 통합분석을 통한 우수한 유전자, 품종과 유전자원을 선발하는 기술이 바로 디지털 중심의 표현체 기술인 것이다.

“이러한 표현체 기술을 위해 국립농업과학원은 4년간의 시설투자와 인프라 구축을 통해 2017년 10월 표현체 연구동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표현체 연구를 시작하게 됐지요. 표현체 연구동은 영상대량분석실, 정밀영상측정실, 스마트 온실로 구성돼 온도, 습도, 광량, 자동 급수, 화분 무게 측정 등 환경정보를 축적 가능합니다. 하루에 최대 2812개체를 가시광, 근적외선, 형광 등 6종의 카메라센서를 이용해 연 150만 장, 45TB 용량의 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연구시설이지요. 이곳에서 벼 밀양23호/기호벼 교배후대집단 164계통 1640개체의 2주된 어린 묘를 생장률 특성을 분석해 성숙기 생산량과의 연관성을 QTL분석(양적형질분석)을 통해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어린 묘 상태에서 표현체 기반 선발이 가능함을 증명하고 SCI논문을 2건 게재할 수 있었습니다.”

▲ 김경환 연구관이 팀원들과 함께 디지털 육종 연구관련 토의를 하고 있다.

김 연구관과 팀원들은 표현체 기술 연구를 위한 공통의 표준을 만들기 위해 작물의 면적, 크기, 광합성량, 식물내 수분 햠유량 등 9개 영상분석 지표를 이용해 디지털 건조특성 분석 방법을 확립하고 이를 이용해 생명자원 5계통의 특성을 분석했다. 작물 성장시기별, 건조형질에 대한 디지털 분석 방법은 작목기관에서 수행 중인 비료 처리 효과, 마이크로바이옴 효과 검정, 제초제 선발, 염해저항성 선발 등에 활용 가능한 표현체분석 기술인 것이다.

김 연구관과 팀원들은 또한 종자단계에서 모양, 색상, 종자발아력 등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콩 핵심집단 400계통 4만개 종자의 이미지 영상을 획득했다. 면적, 폭, 부피, 색상 등을 이미지 프로그램을 이용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해 결과를 SCI논문에 게재하고 대학, 연구소 등 6기관에 유·무상 기술 이전도 완료했다.

“전통농업기술과 생명공학, ICT, 자동화,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표현체 연구를 통한 차세대 디지털 육종 시스템으로 변환은, 육종기간 단축(10년→5.5년), 검정형질수 증가(50~100개→400~500개)로 품종 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표현체 기술을 활용한 작물의 생육특성 검정, 유전체정보와 표현체정보의 연관분석(QTL, GWAS)을 통해 유전자 분리, 특성 검정체계 구축과 농약, 비료,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효과를 고속, 대량으로 정량 분석해 효과를 검정할 수도 있지요. 또한 작물의 병해충 예찰과 판별, 스트레스 및 생리장해 진단 등 표현체 기반 진단 기술을 포괄, 응용한다면 농업생산성 향상과 농업기술 혁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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