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풍당당 -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 임예령 차장

대규모 집단봉사 아닌 생활밀착형 1:1 봉사로 도움 극대화
“여성농업인 역할 과소평가됐다”지지 아끼지 말아야

빠르게 고령화·과소화돼가는 농업농촌의 현실 속에서 농촌여성들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중요해지고 있다. 농업뿐 아니라 농촌 마을의 각종 대소사와 농촌노인 돌봄 등 농촌이 유지되기까지 여성이 공헌해온 바는 실로 지대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항상 간과돼 오거나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이 현실이다.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 농촌지원단의 임예령 차장은 농촌여성들의 활동을 더욱 알리기 위해 발로 뛰며 그들을 위한 지지를 아끼지 않는다.

▲ 임예령 차장은 농촌여성의 활동이 더 알려지고 주목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 전북지역 농촌여성들의 활약이 궁금하다.
농협에는 여성농업인들이 중심으로 구성된 농가주부모임(농주부)과 지역사회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된 고향주부모임(고주부)등의 여성단체가 있다. 전북지역 농주부는 총 104개 지역농협에서 400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고주부는 32개 지역농협에서 8000여 명의 회원들이 활약 중이다.

전북지역 농주부에서는 대규모로 규모화된 봉사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1:1 봉사가 주로 이뤄진다. 농촌 실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생활 밀착형 봉사다. 실제로 농촌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다른 무엇보다 농촌노인들의 외로움으로, 특히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마을회관과 경로당이 폐쇄되면서 문제가더욱 심각했다.

- 진행중인 생활 밀착형 봉사는?
전북지역 농주부에서 현재 정기적으로 진행중인 봉사는 행복나눔이 사업과 보육봉사인데, 행복나눔이의 경우 농식품부 사업으로 국고 70%, 농협 30% 비율로 예산을 부담해서 취약농가에 인력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리 지역 같은 경우, 지역 실정을 잘 알고 있는 농주부 회원과 취약농가를 1:1로 매칭해 진행하고 있으며, 소규모이다 보니 코로나19 사태에도 중단없이 취약농가에게 청소, 빨래, 말벗 등 필요한 봉사를 지속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보육봉사를 진행 중인데, 보육봉사의 경우 단순히 지원 물품을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농주부 회원들이 직접 방문해 고기를 구워주는 등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처음 농주부회원들이 방문했을 땐, 아이들이 쭈뼛거리면서 잘 다가오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방문하다 보니 회원들과 잘 어울리고 시군 회장들의 참여율도 점점 높아졌다. 아이들 또한 직접 소통하는 걸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어 방문을 늘려야겠다고 계획했는데, 올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연초에 방문해 떡국밖에 끓여주지 못해서 안타까운 상황이다.

또한 일회용품 줄이기 캠페인, 농번기 일손돕기, 반찬봉사 등의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고향방문이 자제됐던 올해의 경우 독거노인들에게 송편을 만들어 전달하고 추석맞이 행사장에서는 주차안내 등의 봉사를 자발적으로 하는 등 전면적으로 나서지는 않으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힘쓰고 있다.

- 농촌지원단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농주부, 고주부의 활동을 위해 예산을 세우고 기획하고 컨트롤하는 게 내 역할이다.

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농촌봉사에 참여하길 희망한다. 여성농업인들뿐 아니라 소비자들 또한 일손을 돕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분들로 하여금 농촌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력해 돕고 있다. 전주시 같은 경우 1365시스템으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학생이나 일반인도 손쉽게 농촌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

-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해부터 농주부, 고주부 회원들의 활약을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지난해 농촌지원단에서 일하게 되고 농주부회원들과 함께 봉사현장을 다녀온 후부터다. 반찬봉사에 함께 참여한 적이 있는데 2박 3일 동안 반찬을 만드는 현장을 겪어보니 그들이 해온 노고가 피부로 와닿았다. 봉사현장에서 그분들이 겪는 애로사항 등에 대해 더 잘 알게 됐고 더 잘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취약농가 등에 방문해보면 지원 물품으로 들어온 치약 등이 한쪽에 가득 쌓였는데, 정작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반찬이나 청소, 이불빨래, 대화 등이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농촌여성들이 맡고 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님에도 예산이 큰 사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알려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후 봉사가 있으면 문구라도 한 번 넣자는 제안을 한다. 많은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언론에 노출되고 알려지는 것을 보면서 농주부, 고주부를 비롯한 농촌여성들의 활동이 저평가되고 있음을 느낀다.

- 이외에 농촌여성을 위해 필요한 지원은 무엇이있나?
가장 시급한 것은 농촌여성들에 대한 홍보와 관심이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봉사를 해왔음에도 주목받지 못하고 항상 배제되는 현실이다. 따라서 가장 우선적으로 이들의 활동을 꾸준히 알리는 게 우리의 일이다. 농촌여성들 또한 자부심을 가지고 전면으로 나서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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