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희 걸
본지 발행인

 

지난해는 한국농업에 크나 큰 시련을 안겨준 고통의 시기였다. 2008년 상반기 중 원유가격이 150달러 대까지 크게 치솟아 그것을 원료로 하는 비료, 농약, 비닐값이 덩달아 인상, 농사수지가 크게 압박돼 농업인의 고통이 심각했다.
축산부문도 때 아닌 바이오 연료 개발 붐으로 그 원료인 옥수수, 콩 등 곡물 가격 폭등을 가져왔고, 축산농가 수지악화로 도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농업인들은 2009년 새해를 맞아 지난해 악몽을 떨쳐내고 희망을 일궈야 하는데 새해에도 농사전망은 어둡기만 하여 걱정이 크다.
즉 금년에는 한미 FTA비준을 목전에 두고 있고, 앞으로 중국, 일본, 뉴질랜드, 페루 등과 FTA를 준비하고 있어 한국농업의 위축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런 세계화의 치열한 경쟁에 휩싸인 상황에서 한국농업의 제한된 경지로는 경쟁력을 얻기 어렵다. 경쟁에서 이겨 위기를 돌파할 유일한 생존법은 새 농업기술을 활용하는 첨단농업의 추진 뿐이라 생각된다.


이에 농촌여성신문에서는 지난 1월5일자 창간 100호 신년특집신문에서 예고한대로 농촌진흥청 산하 주요 연구기관을 탐방 ‘FTA대응 한국농업의 희망탐색시리즈’라는 이름으로 특집 연재 기사를 게재해 나갈 예정이다.
이 시리즈를 통해 각 연구기관 연구진과의 다면적이고 심층적인 취재로 한국농업의 실상을 정확히 진단·조명하고, 연구진이 개발하는 새 기술을 자세히 보도함으로써 한국농업의 활로를 제시해 나갈 생각이다.


특집 연구기사에서는 품종갱신 연구 실태와 재배혁신, 사양 개선, 기능성 개발, 가공 등 각 작목별로 총체적이고 다각적인 부문의 기술을 망라하는 첨단농법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한편, 이 특집연재기사에서는 각 작목별 첨단농업을 선도하는 희망 농업인의 영농사례도 함께 아우르는 등 신문 발간의 새 지평을 열어갈 생각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에서는 한국인의 주식인 자포니카 타입의 쌀을 캘리포니아 답작지대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놓고 한국시장 공략의 기회를 엿보는 무서운 경쟁에 직면해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단보당 1톤의 생산성을 지닌 다수확 품종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는 등 외국쌀 대량 유입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당뇨환자용 기능성 쌀 등의 개발을 비롯해 특화 품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작분야에서는 중국산 인삼이 대량 유입 한국 인삼시장의 입지를 위협, 압박하고 있다.
이에 인삼 연구분야의 경우 종전 6년 재배 인삼근을 양액 수경재배로 2~3년의 단기 속성 재배법 개발을 서둘고 있다. 한편 염가로 삼계탕용으로 주로 쓰이던 인삼을 향료, 화장품, 약재 등 기능성 개발 부가소득 창출에 힘쓰고 있다. 농촌진흥청 측은 연구에 탄력을 가속화 하기 위해 한의사를 채용해 연구 촉진 등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연구업무 쇄신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번 특집연재기사는 특히 농촌진흥청 내 다수의 연구요원들의 연구 열정과 고민, 나아가 미래 관심을 함께 파헤쳐 연구의욕 조장에 힘을 보태려고 한다.
지금의 한국농업 상황은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우며 암담하다. 농업인 여러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격언을 가슴에 새겨 희망의 끈을 절대로 놓지 말고 한국농업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


예전에 미국 학술탐사 여행 중 교통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장애인 교수가 좌절과 절망에서도 ‘신이 그래도 희망을 뺏어가시지 않아 나의 삶에는 아직도 희망이 있다’는 신문기사가 뇌리에 크게 각인돼있다. 농업인 여러분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며 좌절에 굴복하지 말고 힘찬 분발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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