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새바람 신바람....기후변화에 대비한다 ‘장수농장’

당일 수확해 직거래···향 짙고 신선해 경쟁력 갖춰

▲ 경기도에서 감귤농사에 도전한 엄태숙 ․ 김장수 씨 부부

“감귤 농사, 참 재미있네요.

경기도 광주 남종면의 엄태숙․ 김장수 씨 부부는 2017년 500평(1650㎡) 규모의 시설하우스에 감귤나무 500그루를 심어 올해 첫 수확을 하고 있다.

“엄청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제주에서 오신 감귤박사님께서도 농사를 잘 지었다고 칭찬해 주시네요. 보통 나무를 식재한지 5년차부터 수확이 가능한데 우리는 4년차에 수확을 시작했어요.”비록 식재한 나무의 1/3 정도에서만 올해 감귤 수확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냐며 부부는 흡족해 했다.

엄 씨 부부는 수정벌을 이용한 토마토 농사를 10년간 해왔다. 토마토는 광주의 지역특산작목으로 토마토축제까지 열리고 있으며, 시설하우스 재배라 봄과 가을에 두 번 수확이 가능한 효자 종목이다. 현재도 부부는 토마토 농사를 감귤 농사와 병행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감귤농사를 시작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다. 4년 전, 경기도 광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감귤 재배단지를 초월읍 ․ 퇴촌면 ․ 남종면 일대에 조성할 때 엄태숙 씨 부부는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래를 위한 투자로 감귤농사

“무엇보다 미래를 위한 농사에 투자 하고 싶었어요. 기후 온난화로 우리나라의 작물재배 지도가 자꾸 북상하는 가운데, 미리 대비해 지속적인 농업을 하고 싶었어요.”부부는 감귤 농사로 몇 년간 수입이 없어도 토마토 농사로 안정 수입이 나오고 있었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 광주시농업기술센터의 첫 감귤재배단지 조성엔 엄 씨 부부 외에도 광주시 관내에서 5곳의 농가가 함께 참가했고, 현재는 총 10농가가 감귤농사에 도전하고 있다.

재배품종은 하례조생, 유라실생 두 종류를 기본으로 오하라베니도 심었다. 하례조생은 국내에서 육성한 신품종이다.

광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감귤 농장의 안정생산 기반조성을 위해 유공관, 난방기, 자동관수・관비시스템, 실시간 재배환경 모니터링시스템 등을 시범사업으로 지원했고, 농가 역량 강화를 위해 맞춤형 전문 컨설팅을 지속해서 추진하며 감귤 농사를 돕고 있다.

# 최저온도로 관리 난방비 부담 덜어

제주도보다 기온이 낮은 경기도에서 그것도 시설하우스에서 감귤을 재배하자면 난방비 등 아무래도 경영비가 꽤 많이 들텐데....모두 걱정스럽게 생각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감귤재배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남편 김장수 씨는 “겨울에도 하우스 안 온도를 영상 5도로 맞춰 나무가 얼지 않을 정도로만 관리했기에 난방비는 그다지 많이 들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우스를 만들 때 보온덮개 등으로 열효율을 높여서 난방비를 절약한 것도 도움이 됐다.

▲ 당일 수확한 경기도산 감귤은 대부분 직거래로 판매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감귤의 조기 수확을 원하면 좀 더 가온을 좀 해야겠지만, 농장이 팔당 물안개공원 가는 길목이라 직거래 판매가 잘돼 가급적 수확을 분산시킬 계획이다.

엄 씨 부부는 지난 8월20일 감귤을 첫 수확하던 날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감귤 껍질을 벗기는데 신선한 귤 향이 확 밀려왔어요. 얼마나 좋던지요? 광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분들을 비롯해 광주시장님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고 도와주신 덕분입니다.”남편이 처음 감귤시설하우스를 해보자고 했을 때 반대했던 엄태숙 씨는 이제 감귤농사가 힐링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5월쯤 감귤 꽃이 필 때, 하우스 안은 온통 향수를 뿌려놓은 듯 즐거움을 준다. 또 당일 아침에 바로 수확한 감귤을 농장 앞 직거래 판매대에 놓고 팔기에 그날그날 수입이 생긴다. 현재 1kg에 1만원으로 소비자들은 경기도산 감귤이 신기해서 사가고, 신선한 맛에 반해 사간다. 당일 수확한 감귤의 직거래 외에도 퇴촌농협 하나로마트 로컬푸드코너에도 내놓고 있다. 지인들도 경기도산 감귤 맛이 궁금하다며 주문하고 있다.

“바로 수확한 귤이라 역시 신선하고 향이 짙다는 게 주변의 평가죠”경기도 북쪽인 연천과 파주 등에서 기후변화에 대비해 시작한 사과 농사가 자리 잡기까지 근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엄태숙․ 김장수 씨 부부 역시 기후변화에 대응해 경기도에서 과감히 귤 농사에 도전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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