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획연재
K-감귤의 품격, 감귤가공으로 완성■ 기획연재 - FTA시대 우리농업, 여성의 힘으로 지킨다
이명애 기자  |  love8798a@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10.16  11:35:55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⑥ 제주 귤향과즐 영농조합법인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시대엔 희망과 불안이 동시에 존재한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여건상 전자 ․ 자동차 ․ 반도체 산업은 FTA에 따른 수출 증대 등이 기회요인으로 희망이 되겠지만, 산업기반이 약하고 고령화된 한국 농업은 농산물 수입 개방화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기 힘들어 FTA의 희생양이란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국내 농업도 세계화 개방화의 거스를 수 없는 환경변화 속에서 국내 농식품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자구책을 강구해야 하는 큰 과제와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농촌여성신문은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FTA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생각하고 FTA를 활용해 국내산 농식품과 가공품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도전하고 성과를 이뤄낸 선도 여성농업인들, 또 FTA에 대응해 국내산 농산물 소비촉진에 힘쓰며 우리 농식품의 경쟁력 향상에 앞장서는 여성농업인들의 활약을 10회 시리즈로 소개해 여성농업인들이 FTA시대를 슬기롭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FTA 현대화지원사업 덕에
고품질 감귤 유통 기반 마련

감귤, FTA 파고 어떻게 넘었나?

   
 

# FTA 초기···공급 조절로 수입 과일에 대응
제주에서는 감귤나무 한 그루만 있어도 자녀를 대학을 보낸다던 시절이 있었다. 1970년대 서울대학교 인문·사회계열 한 학기 학비가 1만4000원 정도였는데 당시 감귤 50㎏의 금액과 엇비슷해 감귤나무를 대학나무로 불렀다.

2000년 들어 잇따른 FTA 체결로 제주의 감귤산업은 위기감에 휩싸였다. FTA로 값싼 수입산 과일이 빠르게 밀려와 국산과일의 수요를 잠식할 거란 우려가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감귤이 가장 타킷이 됐다. 특히 2012년 한미 FTA 체결로 인한 미국산 오렌지와의 피해갈 수 없는 경쟁도 예견됐다.

이에 제주에선 FTA 논의 시작 때부터 농산물 개방에 대비해 대대적인 감귤농장 폐원으로 감귤의 적정 생산을 위한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섰다. 감귤 폐원지원사업은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총 4620ha에 걸쳐 실시됐다. 폐원지원사업의 효과로 2000년 2만5796ha, 3만6590농가로 정점을 찍은 제주의 감귤산업은 2005년엔 2만1430ha로 면적이 줄어들었고, 농가 수도 3만659농가로 줄게 됐다.
2019년 제주특별자치도 통계에서 살펴본 제주 감귤산업의 현황은 조수익 연 8506억 원, 재배면적 2만59ha, 생산량은 연 63만1000톤에 농가수는 3만711호다. 즉 2005년 이후부터는 면적과 농가 수에서 거의 일정한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과수분야에 대한 FTA 폐업지원 제도를 시행해 감귤의 과다생산을 방지한데 기인한다.

# FTA 시설지원사업 효과,·양보다 질로 승부
제주에선 감귤 농가의 적정수와 면적 조절에 성공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감귤의 품질향상에 집중하며 감귤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FTA기금을 투입해 노지감귤을 시설하우스 감귤로 전환하고, 농가 지원 위주에서 탈피해 품질 향상과 유통혁신에 집중하며 농가의 자구 노력을 강조했다.

올해도 제주특별자치도는 감귤 재배 농가의 생산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2020년 FTA기금 고품질감귤 생산시설 현대화사업에 보조금 265억 원을 포함해 총 490억 원을 투입했다. FTA 기금사업으로 지원되는 사업은 감귤 비가림하우스(빗물이용시설 포함), 감귤원 원지정비사업(성목이식·우량품종갱신), 비상발전기, 자동개폐기, 관수시설, 방풍망, 농산물운반기, 보온커튼, 무인방제시설, 환풍기, 송풍팬, 재해예방용 난방기, 노후하우스 개보수 지원 등 총 13개 사업이다.

특히 고품질 감귤생산이 가능한 경제과원으로 생산기반 체질을 계획적으로 바꿔나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품종갱신사업, 성목이식사업인 감귤원 원지정비 사업은 지방비를 추가로 확보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FTA기금사업 평가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으며, FTA 시설지원사업의 효과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월동온주와 만감류 재배면적은 증가 추세에 있다. 만감류 중 천혜향과 레드향, 황금향과 카라향은 지속적 수요 확대로 생산량이 증가해 제주 감귤산업 1조 원 시대를 견인하며 감귤산업을 제주의 생명산업으로 이끌고 있다.

 

   
▲ 제주 서귀포 신효마을에서 감귤농사를 하는 여성농업인 오화자(사진 왼쪽), 현무순씨가 주축이 돼 감귤 가공업체 귤향과즐을 이끌어 오고 있다.

제주어멍 솜씨 감귤한과, 세계 향해 날다

비상품 감귤 가공시장 개척, 제품 규격화 대량생산 체계 구축
여성농업인 일자리 창출, 지역과 상생하는 행복한 마을 구현

   
▲ 과즐은 100% 감귤즙으로 반죽해 만들어진다.

비상품 감귤의 가공은  FTA시대에 감귤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요하다. 비상품 감귤의 유통을 방지하는 동시에 다양한 감귤가공품 개발은 감귤의 수급 조절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농조합법인 귤향과즐은 감귤 가공품인 제주의 전통 과즐을 생산한다. 제주도 신효마을의 생활개선회가 중심이 돼 1996년 창업해 초기엔 봉사 위주로 활동했다.

2009년 한·미FTA 논의가 한창일 무렵, 감귤의 안정적 소비확산을 위해 본격적으로 비상품 감귤을 이용한 제품개발을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여성농업인들의 노력으로 제주 전통음식인 과즐의 맥을 이어가는 한편 비상품 감귤을 활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
귤향과즐 오화자 대표는 “당시 감귤 가격이 100원으로 폭락해 마을 전체가 생계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감귤을 활용한 제품개발은 우리의 생사가 걸린 문제였다”고 회상한다.

   
▲ 신효생활개선회원들이 주축이 돼 운영되는 귤향과즐 마을사업장

오화자 대표는 당시 직접 농사짓던 감귤농장의 절반을 폐원해 농사 규모를 줄이면서 본격적으로 가공사업에 전념했다.
유통 분야에 관심이 많던 현무순 전 대표 역시 감귤 농사 잘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통과 가공도 중요하다며 의기투합해 유통부분을 책임졌다. 귤향과즐 조합원 모두가 생활개선회원들로 화합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기에 여성들 솜씨가 잘 발휘될 수 있었다. 현재 마음 맞춰 일하는 회원은 모두 7명이다.

“제주 감귤을 살리는 일이라 회원들이 더 신이 나서 일했어요.”
현무순 전 대표는 회원들이 똘똘 뭉쳐 일한 수익금으로 마을에  효도잔치를 벌이고, 명절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금을 전달하며 기부문화를 실천한 것도 회원들의 자긍심을 높였다고 말한다.
귤향과즐에서는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알이 큰  8~10번과 왕 감귤에서 즙을 내 순수한 100% 과즙만으로 반죽한다. 회원들의 감귤과 지역 주민의 감귤을 우선 수매하기에 겨울 노지감귤 수매철, 귤향과즐 앞에는 비상품 감귤을 갖고 온 지역민들이 길게 줄을 선다. 농협 수매가보다도 가격을 더 높이 쳐주기 때문이다.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귤 까는 작업에도 지역 어르신들이 참여해 용돈을 벌고 있다.

   
▲ 2019년 미국으로 첫 수출의 쾌거를 이룬 귤향과즐은 올해 동남아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귤향과즐에선 연간 감귤 112.5톤을 수매해 (수매가 20kg에 4000원)지역과 상생하고 있다. 현재 귤향과즐은 15명 상시 일자리와 연 4500명의 행복한 지역 어르신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귤향과즐은 2018년엔 매출 25억 원 목표를 달성해 농업인의 날 기념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고 2019년 해외수출의 문도 열었다. 지난해 11월27일에 1차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수출했으며 올해도 2월5일 2차 물량을 선적했다. 현재 동남아와 중국 수출 문의도 들어오고 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한 상태다.

귤향과즐은 올해 FTA 현대화지원사업에 선정돼 현재 HACCP 기준의 자동화 생산시설을 구축 중으로 시설이 완성되면 생산성과 효율성의 증대가 예상된다. 또 제주산 밀, 메밀, 보리와 콜라보한 과즐 신규제품을 개발해 비상품 감귤의 부가가치를 더욱 향상시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지역농산물의 소비촉진까지 안팎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 귤향과즐의 성공요인은?
   김화선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

여성의 배려심·리더십 조화가 이룬 큰 성과

김화선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귤향과즐의 태동 때부터 사업장을 지원하고 응원해 왔다.  농진청의 여성일감갖기 사업으로 여성농업인들의 일자리창출을 위해 시작한 귤향과즐이 연 매출 30억원 규모로 성장하며 제주의 감귤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제주 감귤 가공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업체로 성장한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 귤향과즐의 성공요인은?
오화자·현무순 두 여성농업인의 리더십이다. 오화자 회장의 회원들을 아우르는 배려와 단합력, 현무순 회장의 추진력을 겸비한 경영마인드가 조화를 이뤘다.
고품질의 맛있는 신효 감귤을 사용해 화학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만든 제품이라 완성도가 높다. 적절한 인력 배분에 따른 노동력의 분산, 역할분담이 효율성을 증대시켰다. 지역 농산물 가공업체도 농산물 가공품을 수출까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며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있다.

- 감귤산업 발전에 있어 귤향과즐의 역할은?
제주 전통한과에 감귤 주산지 자원을 활용한 식품개발은 제주 여성농업인들의 전통먹거리에 대한 열정과 협동의 산물이다. 더구나 귤향과즐은 비상품 감귤의 대량소비처로 비상품감귤의 시장 유통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로 제주 감귤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체험장과 판매장을 운영해 농식품부의 6차산업인증업체로 선정됐고, 각종 식품박람회와 전시회 등에서 다양한 제주 감귤상품을 홍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귤향과즐이 선도하며 제주에 많은 비슷한 과즐 가공업체가 생겨나 선의의 경쟁을 하며 감귤 가공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마을공동체 사업의 수익을 다시 지역으로 환원하며 함께 더불어 사는 행복한 마을을 감귤가공으로 이뤄내고 있는 점도 뿌듯하다.

(농림축산식품부·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이명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수원시 권선구 수인로 43-23 길전빌딩4층(서둔동 9-36)  |  대표전화 : 031-294-6166~8  |  팩스 : 031-293-6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유미
농촌여성신문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 보호를 받으며, 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2013 농촌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w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