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 년을 살아오면서 잘했던 일을 꼽으라면 산을 탔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다. 70살이 넘어 대학의 야간 최고경영자과정과 카네기코스 연수교육을 수강하며 가입했던 산악회를 통해 매달 두 차례 5년여 동안 100여 곳 이상의 산을 탔었다.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의 산도 탔었는데, 산에 오를 때마다 등산을 이끌던 리더로부터 늘 들었던 얘기는 하산길을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중국의 황산을 오를 때는 날씨가 청명했는데, 중턱을 오르자 하늘에 구름이 까맣게 끼면서 폭우가 쏟아져 하산길에 헛발을 디딜까 조마조마 가슴을 졸였던 기억이 잊혀지질 않는다. 가을철 낙엽이 수북히 쌓인 하산길 10여m를 내려오는데 제동을 못한 채 미끄러지듯 내려올 때의 아찔했던 기억도 잊질 못한다.

요즘들어 인생 마무리인 하산을 잘 해야 되겠다는 다짐으로 조심스레 살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의 창궐로 비행길, 수출길이 막히면서 기업과 동네상점들이 본의 아니게 문을 닫고 하산을 재촉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깝기 그지없다.
기업과 동네 상점 주인들은 이럴 때일수록 각별히 정신을 바짝 차려 폐업수순인 하산길을 밟기보다는 재기의 의욕을 추스르는데 힘써주길 바란다.
그리고 임기 마무리를 앞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선정을 펼쳐 마무리 하산길을 잘 밟아주길 바란다.

한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주저앉는 세계경제 속에 한국이 회복의 핵심주체 국가가 되도록 국정을 잘 이끌어 주길 바란다. 특히 국민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경기 진작과 일자리 마련에 중점을 둔 선정을 베풀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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