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에 안방을 달군 화제의 인물은 바로 가황(歌皇) 나훈아였다. KBS2 TV ‘한가위 나훈아 콘서트’에서 내 마음을 울컥하게 한 것은 바로 ‘테스형’이라는 노래였다. 이 곡은 그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곡이라고 한다. 특히 노랫말이 지금처럼 한치 앞을 모르는 불확실한 세상에 보통사람들의 아픔을 담았기에 더욱 나훈아 신드롬을 일으켰다.

‘테스’는 2500년 전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줄임말로 이웃집 형처럼 친근하게 들린다. 이처럼 소크라테스를 노랫말에 담아 인생의 애환과 아픔을 묻고 답하는 형태로 노래했다. ‘어쩌다 웃는 웃음 속에 아픔을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지만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왜 이렇게 힘들어’ 하면서 고달픈 인생사를 절규한다.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남긴 ‘너 자신을 알라’는 말에 그는 ‘아직도 자신을 알 수 없다’고 대답한다.

테스형 2절의 가사는 보릿고개 세대들이 살아생전 부모에게 불효한 것에 대한 회환을 담았다.
‘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세월은 또 왜 저래’라고 목청을 높인다. 또한 ‘먼저 가본 세상이 어떤가요./천국은 있더냐?’고 묻는다. 사후세계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만큼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콘서트 말미에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는 등 그가 준 메시지가 그간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속 시원히 대변했고 깊은 감동과 위로를 준 추석선물이었다. 정치인들이 깊이 반성하고 귀담아 들을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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