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14주년 특집 현안진단-농촌에서 힐링과 심신 치유를…

▲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전국민의 심리적 방역이 중요해지는 이때 치유농장을 비롯한 치유농업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농진청, ‘치유농업법’ 시행 맞춰 4대 중점 추진방안 내놔
농촌경제 활력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연구·사업 추진돼야

코로나 블루 넘어 코로나 레드로…
최근 5년간 분노조절장애로 치료를 받은 사람이 30% 이상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분노조절장애로 진료받은 사람은 2249명으로 2015년의 1721명에 비해 30.7% 증가했고, 올해 6월까지 작년의 61.7%나 되는 1389명이 진료를 받았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분노)로 번지고 있어서로 보인다.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정신건강 문제는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효과가 검증된 치유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치유농업의 효과는 이미 많은 곳에서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전북 순창 치유농장에서 대사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산책과 농작업, 건강식 만들기 등의 활동을 주1회 4시간씩 한 결과 인슐린 분비 47% 증가, 스트레스 호르몬 28% 감소, 허리둘레 2cm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천소년교도소의 청소년 수감자를 대상으로 상자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을 주1회 2시간씩 한 결과, 우울감 60% 감소, 콜레스테롤 5% 감소, 체지방률 2% 감소 등 심신의 건강 증진에 효과를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 홍천 열목어마을에서는 소방관을 대상으로 1박2일 코스로 치유트레킹, 명상과 약선음식 등을 체험케 한 후 자율신경활성도와 심장안정도가 증진되고 스트레스 지수는 낮아졌다. 학교폭력 문제에도 치유농업은 효과를 거뒀는데 교내 텃밭조성 활동을 통해 가해학생 폭력성과 피해학생 우울감은 감소했으며, 스트레스 대처능력은 향상된 걸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전국민들의 우울감이 높아져 가는 상황에서 치유농업은 심리방역을 위해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치유농장은 치유농업의 전진기지
이미 농촌진흥청은 치유농업의 4대 중점방향을 지난 5월 발표했는데 과학적 효과 검증으로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 개발, 치유농장 활성화와 산업화 기술 개발, 치유농업 서비스 모델 발굴, 전문인력 양성과 정보망 구축 등이다.

특히 치유농업 발전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치유농장 품질을 높이기 위해 농진청은 사회적 약자의 신체특성을 고려한 환경 구축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연중 정원활동이 가능한 온도 조절 온실, 안전성을 고려한 시설 기준 표준화, 안전손잡이‧고정의자‧휠체어 이동 편의성을 고려한 바닥면 개선 등이다. 또한 치유농장의 재배도구 개발에도 나서는데 높이 조절 화단‧자급형 화분‧장애인과 고령자를 위한 간편 소농기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치유농업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치유농업법에 의하면 콘텐츠와 환경 보완, 서비스를 관리할 ‘치유농업사’ 양성이 포함됐다. 치유농업사의 자격검정체계 수립과 시행은 내년까지 이뤄지고, 2022년 하반기에 국가전문자격 시험이 시행될 예정이다. 향후 5년간 최대 10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복지기관과 요양병‧의원 등에서 이들의 고용이 의무화되면 더 늘 수 있을 것으로 농진청은 예상하고 있다.

농진청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치유농업은 국민의 정신‧육체적 건강을 향상시키고, 관련산업을 창출해 농촌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치유농업법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관련 연구와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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