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와 자연재해로 지친 국민들, 농촌에서 힐링과 치유를

▲ '더 자람 농장'조동순 대표는 30년 경력의 원예치료사다.해가 거듭될수록 식물이 주는 위로와 농촌이 전하는 힐링의 힘을 믿게 된다고 한다.

사계절 변화하는 논의 모습
사람들은 식물에게서 생명유지에 필요한 것들을 얻고 식물은 건강한 흙에 뿌리내리며 산다. 흙이 생명의 시작과 자연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것처럼 자연의 한 부분인 사람이 가장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은 자연 속에 있을 때다. 그 자연이 가장 많이 있는 곳, 들과 산이 있는 농촌은 그래서 코로나19시대에 치유의 공간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 자리잡은 ‘더자람 농장’을 운영하는 조동순 대표가 이 곳에 터를 잡은 이유도 농촌이 주는 여유로움 때문이었다. “농장 앞에 드넓게 펼쳐진 논이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사계절 변하는 논의 모습을 보면 제가 아무리 농장을 인위적으로 가꿔도 그 매력을 따라 갈 수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라고 조 대표는 말한다.

조동순 대표는 원예치료 3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해가 거듭 될수록 그는 원예치료의 힘을 믿는다. 특히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심신이 지쳐갈 때 농촌을 찾는 것만으로도 일상생활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가족들과 함께 식물을 심고 만지며 서로 소통하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힐링을 얻게 된다.

“무엇보다 식물을 가꾸는 과정은 기다림을 알게 해주는 것 같아요. 생명체인 식물을 가꾸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기다리는 시간 속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분주하게 돌아가는 현대생활에 쫓겨 자신도 모르게 마음에 화가 가득 차 있던 사람들은 분노를 조절하게 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되더라고요”

‘피자정원’에 갖가지 식물이 자라나
더자람 농장의 자랑은 단연코 다양한 식물들. 넓지 않은 농장이지만 같은 공간도 ‘피자정원’이라 이름 붙이고 곳곳에 사계절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을 심어 처음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아름다운 꽃을 보고 연못이 있는 정자에서 여유롭게 초록의 공간에서 한적한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비닐 하우스안에는 알록달록한 다양한 식용꽃과 다육이들이 즐비하다. 다육식물로는 나만의 정원을 만들어 보고 갖가지 색깔의 식용꽃으로 비빔밥도 만들어 먹고 꽃식초도 만들면 하루가 금방 흘러간다.

“농장을 운영하다 보면 농촌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요. 농업활동이 인성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느껴요”라고 말하는 조동순 대표는 사람이 흙을 만지고 식물을 가꾸는 행동은 어쩌면 본능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자연에서 뛰노는 경험을 한 아이들은 언제나 ‘농장가는날’을 기다리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농장에서 시간을 보내면 표정이 한결 밝아지는 것을 본다. 특히 고립감에 시달리는 실버세대에겐 원예활동을 할 수 있는 이런 공간은 다른 어느 곳보다 소중하다. “하루에 몇 시간만이라도 농장에서 일을 하며 봉사하겠다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농장을 가꾸고 꽃을 돌보는 신체적

활동으로 건강해지고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요양원에서 생의 마감을 기다리는 노인들보다는 이런 원예활동을 접목하는 요양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더라구요.”

▲ 한적한 농촌을 찾아 힐링을 하다보면, 아무 생각없이 농장을 거닐다 보면 'You are best'란 푯말처럼 자존감이 높아진 내 자아를 찾게 된다.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농촌
‘더자람 농장’의 녹지공간은 맑은 공기는 물론이고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이 찾아와 그동안의 분주함과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최적의 장소다. 드넓은 자연에서 꽃과 식물을 가꾸고 일상생활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식물을 심고 만지고 가꾸는 일은 도심에선 불가능하다.

각종 사회문제로 인해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과 육체적 불균형이 가속화 되고 있는 지금, 농촌자원을 활용해 치유 서비스를 제공 받기를 원하는 국민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건강회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자람 농장’과 같은 공간을 찾는 도시민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유럽의 네덜란드, 벨기에 등 농업선진국은 1970~1980년대부터 다양한 형태(케어팜 등)로 농촌에서 치유체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농업자원을 활용한 치유공간 개발과 신 산업육성으로 국민건강 증진과 농가 소득증대에 노력해야 할 시기가 됐고, 코로나19는 그런면에서 농촌에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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