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탐방 – 김남숙 합천군연합회장

▲ 한국생활개선합천군연합회 김남숙 회장은 특유의 에너지로 농사를 짓는 대다수 회뤈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 기본에 충실한 봉사와 교육
400여 명의 합천군생활개선회원을 이끄는 김남숙 회장은 늘 기본에 충실하려 한다. 대부분 농사를 짓는 회원들이 주를 이루다 보니 농번기에 시간을 많이 뺏기지 않도록 회원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과 꼭 필요한 봉사로 살림살이를 꾸려나가고 있다. 이런 맥락으로 합천군생활개선회에서 매년 진행하고 있는 고추장 나눔 활동은 지역의 대표적인 봉사로 자리 잡고 있다.

“밥상에 필요한 기초양념을 나눔으로써 식사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봉사가 매년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생활개선회원들의 손맛 때문인지 우리가 담그는 고추장이 맛이 있어 매년 고추장 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하는 김 회장은 고추장 봉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매년 11월에 진행되는 고추장 나눔 봉사는 직접 회원들이 재배한 고추로 만든다. 2개 면에서 생산하는 고춧가루를 돌아가면서 공평하게 사용하는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 오랜 세월을 지내온 회원들이 많고 여성농부로서의 애로사항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교육활동도 전통음식이나 한지공예 등 그때그때 회원들이 원하는 교육을 신청받아 진행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김 회장은 늘 회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 독학으로 면허 따기도
마늘과 양파,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남숙 회장은 처음 합천에 시집왔을 때만 해도 하루에 버스가 한 대만 다니는 시골의 현실이 너무 갑갑했다고 한다. 시부모님 모시고 농사지으면서 이대로 주저앉기는 싫어서 두드린 생활개선회와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바쁜 농사일에도 외부활동을 하는 김 회장을 보고 시부모님은 ‘팔랑개비’란 별명을 붙여줄 정도로 김 회장은 에너지가 넘쳤었다.

“40살 전에 내가 뭔가를 배우지 않으면 이대로 시골 촌구석에서 늙어가겠구나란 절망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우선은 자전거를 배우고 그 다음에는 오토바이를 배우고 시골에서 처음으로 운전을 배워 생활개선회원들을 여기저기 태우고 다녔죠”라고 말하는 김 회장은 “집성촌인 마을의 특성상 여자가 운전을 배우는 걸 탐탁치 않아하는 시대였어요. 그래도 굴하지 않고 농사일 다 끝내고 밤에 혼자 앉아 공부하며 혼자 독학으로 필기부터 실기까지 다 해냈어요.”라고 자랑한다.

조용조용한 말투에서 힘이 묻어나는 김 회장은 지금은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력이 좀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봉사를 하고 주변을 보살피는 마음가짐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 서로 도움 주고받는 농촌이 좋다
김남숙 회장을 필두로 코로나19와 지난 수해에도 합천군생활개선회원들의 봉사는 유난했다. 마을이 모두 물에 잠겨 망연자실한 회원의 집을 방문해 정리는 물론이고 빨래봉사까지 척척 해내 수해를 입은 마을에선 합천군생활개선회원들이 나타났다 하면 안면에 화색을 띠고 반겨 맞아줬다고 한다. 생필품과 이불빨래 등은 정책적으로 주는 도움을 받더라도 생활빨래라던가 소소한 음식 마련에 힘들어하는 이웃을 위해서 며칠씩 개인 세탁기를 빌려주고 함께 마당에서 빨래를 말리며 소소한 정을 쌓았다고 한다.

“농촌은 아직 이런 서로 돕는 마음이 있어서 좋아요. 여성농업인이라는 동질감으로 힘든 부분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서로의 아픈 마음을 잘 보듬어 줄 수 있는 것 같아요”라는 김 회장은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가뜩이나 쓸쓸한 농촌사람들이 서로 왕래하지 않고 서로 모여 소통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던 교육을 받을 수가 없어 너무 속상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언제나 세상 탓만 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왔던 것처럼 소규모 쌀소비촉진교육 등을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진행해 볼 생각이라며 조심스러운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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