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 김은경 연구사

신선도 유지기술 적용해 고품질 단감 수출 기대
품질 좋은 ‘우리 감’ 이미지로 수입과일에 경쟁력 갖춰

▲ 김은경 연구사

“전국의 단감 농가만 약 3만1천호에 이릅니다. 떫은 감을 포함하면 8만호가 크게 넘지요. 감 연구는 한마디로 이렇게 많은 농가의 현실을 최대한 이해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하지요. 그러다보니 농가 현장을 찾는 경우가 많지요. 춥고 덥고 비오고 하는 날들이 다 힘들어요. 그러면서 또 보람도 찾고 합니다.”
“그렇게 현장을 찾아다니며 그동안 개발한 숙기 분산형 고품질 완전단감 조생종 ‘올누리’, 중생종 ‘단누리’와 감말랭이용 품종 ‘감누리’ 등은 엄청난 위안이고 자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최근에는 신선도 유지기간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1-MCP 기술 적용으로 감을 포함한 국내 원예농산물의 국내외 품질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 김은경 연구사(51)는 지난 7년 동안 농가 현장과 연구실을 오가며 조생종(올누리), 중생종(단누리 등 4개 품종), 가공용(감누리), 부본용(단연일공일) 등 숙기·용도별 품종 7건을 개발했다.
또한 ‘올누리’ 품종보호권 통상실시 19개 업체, 그리고 ‘감누리’ 품종보호권 통상실시 5개 등 업체에 기술이전도 마쳤다. 1-메틸사이클로프로펜(MCP) 합성장치 및 합성방법 등 2건의 산업재산권 등록을 비롯해 고품질 대과종 떫은감 ‘감누리’ 육성 등 46건의 학술발표와 단감 유전자원 도감 등의 자료발간, 신품종 소개 세미나, 품질평가회 개최 등 그의 성과는 다양하다.

“우리나라 단감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세계 1위 수준이예요. 생산액이 연간 2190억 원에 달하는 6대 과일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단감은 만생종 ‘부유’ 편중재배로 수확기 서리와 동해, 노동력 수급 곤란, 홍수출하에 의한 가격하락 등의 문제점이 많았지요. 여기에다 FTA 확대로 매년 과일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단감의 소비감소까지 심각했지요.”
김 연구사는 우리나라 단감 농사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설명한다. 그 예로 2008년 연간 1인당 단감 소비량이 4.3kg이던 것이 2018년에는 1.8kg으로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라 국내의 단감재배 가능지역은 더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단감산업의 활성화와 재도약을 위한 전방위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우선 숙기별 품종 육성을 통해 만생종 편중으로 인한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고, 연간 농가경영의 안정화를 도모해야합니다. 또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품종을 개발·보급해 수입과일에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품질향상을 위한 수확 후 관리기술과 가공제품 개발로 새로운 산업 활성화의 기반 구축도 필요하지요.”

김 연구사를 비롯한 동료 팀원들이 만생종 편중문제를 해소하고 단감 농가의 연간 농가경영 안정화를 위해 숙기별 품종 개발에 노력한 결과, 2018년 중생종 대과 완전단감 ‘단누리’를 개발했다.
“‘단누리’는 중생종으로서 과중 320g, 당도 18.4°Bx 의 대과종 고당도 완전단감이며, 과실당 평균 종자수가 2개인 씨가 적은 품종으로 소비자가 먹기에 편합니다. 또한 기존 중생종 ‘태추’에 비해 과피 흑변이 상당히 경감됐고, 과실 외관까지 좋아서 소비자도 선호하고 있습니다.”

▲ 경남도농업기술원에서 진행된 내부품평회

김 연구사와 동료들은 특히 조생종이 전무한 단감 시장에 추석 등 성수기 유통을 가능하게 하는 ‘올누리’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동안 품질이 우수한 조생종은 단감에 없었어요. 그러다보니 추석 등 수요가 많을 때 중생종 ‘태추’나 ‘상서조생’을 미숙 상태에서 수확해 출하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2019년 조생종 완전단감 ‘올누리’를 육성한 것은 연구자로서 뿌듯한 기억입니다. ‘올누리’는 숙기 9월24일의 조생종으로 당도 17°Bx, 과중 280g의 고당도 대과 완전단감 품종으로 씨가 적어 먹기에도 편한 품종이지요. 또한 수꽃이 피지 않는 품종이어서 매년 안정적 생산이 가능하고, 꼭지들림이 없어 상품과율이 향상된 우수 품종입니다.”

▲ 연구소를 방문한 청년창업농과 함께 한 김은경 연구사(사진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김 연구사는 이밖에도 가공용으로 적합한 떫은감 품종 ‘감누리’를 개발했다. ‘감누리’는 감말랭이 제조용으로 품질이 우수한 과중 380g의 대과종으로서 감말랭이 제조 시 탈삽이 용이하고, 과육에 검은 갈반이 형성되지 않아 감말랭이의 색택과 식미가 우수한 품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등록된 산업재산권 중 2016년 개발한 ‘단감나무 신초 차의 제조방법’을 이용하면 맛과 향이 뛰어나고, 플라보놀 함량이 높아 항산화 효과가 우수한 단감나무 신초 차를 제조할 수 있어요. 또 지난해에는 감을 포함한 원예농산물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신선도 유지제 1-MCP(메틸사이클로프로펜) 합성장치와 합성방법을 특허 등록했습니다. 신선도 유지기간이 기존에 비해 3배 연장돼요. 액상 제형이라 사용도 편리해 수출농산물의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 연구사가 개발한 각종 품종과 특허기술은 경상남도농업기술원과 단감 주산지 농협 15개소 간 상호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해 협조체계를 구축했다. 품질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조생종 완전단감 ‘올누리’는 연간 109억 원의 농가소득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기존제품의 1/100 비용으로 농가에 적용 가능한 신선도 유지제 1-MCP 합성장치와 합성방법은 연간 100억원의 농가 비용절감과 신선농산물 품질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확대와 로열티 절감으로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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