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풍성한 가을걷이의 기쁨과 조상에 대한 감사, 가족친척 간 정을 나눠야 할 올 추석은 가장 우울한 추석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명 이상 나오며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가 명절기간 국민들의 고향방문 자제를 요청하는가 하면, 부모들도 자녀들의 고향방문을 만류하는 분위기다. 추석을 앞두고 조상 묘 벌초도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아예 벌초를 대행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이동 제한에 더해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도 출향한 자녀들의 귀성발길을 붙잡고 있다. 게다가 8~9월 지루하게 이어진 장마와 집중호우, 연이은 태풍 등 자연재해로 농작물 피해가 극심해 추석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고 추석선물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 의하면, 최근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 서울시내 시장과 유통업체에서의 24개 추석 제수용품 평균 구매비용은 4인 기준으로 27만476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농촌의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힘든 명절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어려울수록 정을 나누는 게 한민족의 정서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되고, 자연재해 등으로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농작물 피해까지 입어 상심이 큰 농촌주민들을 위해 도시소비자들의 착한소비가 절실한 요즘이다. 이 위기가 우리 국민들이 마음을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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