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HACCP으로 소비자에게 건강과 신뢰를 ‘강원도 영월 우성농장’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0에서 밝힌 한우에 대한 소비자 조사를 보면 한우는 맛, 수입산은 가격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았다. 한우 구입 시 고려사항으로 신선도가 32.6%로 가장 높았고, 가격(29.8%), 품질등급(20.6%), 안전성(14.4%)의 순이었다. 품질 등급을 확인한다는 응답자는 무려 77.0%에 달했으며, 등급별로 보면 1+등급 이상 선호도가 65.4%로 높은 반면, 2등급 이하 선호도는 2.0%에 그쳤다.
한우와 수입산에 대한 선호도를 보면 한우는 맛, 안전성, 품질 모든 항목에서 10점 만점에 7점대를 기록해 5점대의 수입산보다 우위에 있었다. 품질에 대한 한우에 대한 높은 평가는 그만큼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갈수록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이 주목받고 있다.

▲ 김우정씨는 HACCP 인증을 이른 시기에 획득하고 선진적인 관리시스템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에 따른 효과도 거두고 있다.

축산물 HACCP 인증 획득 후 앞서가는 농장 경영
물‧사료 포함 철저한 관리로 폐사율 줄고 출하량 늘어

높아진 눈높이에 딱인 HACCP 인증
축산물 HACCP 인증을 받은 생산농장은 올해 8월 기준으로 7393곳이다. 그중 한우농장이 2640곳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우는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어 원재료부터 제조‧가공‧보존‧유통‧조리 단계에서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각 단계의 위해요소를 구명하고 체계적이면서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HACCP이 특히 필요한 분야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식품안전관리체계로 인정받아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에서는 모든 식품에 HACCP을 적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강원도 영월에서 한우 260여 두를 키우는 우성농장의 김봉대‧김우정 부자도 위생적이면서 체계적인 농장관리를 위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원장 조기원)으로부터 HACCP 인증을 획득한 경우다. 지난 2013년 아버지 뒤를 이어 우성농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김우정씨는 대학에서 축산학과를 복수전공하며 자연스레 선진관리에 눈을 뜨게 됐다.

“20년 넘게 농장을 운영해 온 아버지의 경험을 하루아침에 따라갈 순 없지만 학교에서 축산선진국들이 어떻게 농장을 운영하는 이론적으로 배운 건 저만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 축산물 HACCP 인증은 농장, 사료, 가공, 유통 등 각 단계에서 꾸준하게 늘고 있다.

그래서 HACCP이 지속성을 갖춘 농장이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인증이라 확신했고, 각종 서류작성을 도맡아 하고 있다. 개체관리 기록부는 번식우와 비육우를 구분해 작성한다. 약품재고현황, 사료와 약품영수증 대장, 출하관리대장 등의 기록을 꼼꼼히 하고 있는 김우정씨다. 개체기록부에는 부‧조부‧외조부와 모‧조모‧외조모 등의 혈통과 생년월일, 생시체중, 치료와 관리기록, 수정과 분만기록 등 소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지금 출하하고 있는 축협에서도 HACCP 인증을 받았다는 자체만으로 우성농장의 한우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구제역이나 가축전염병에 있어 영월은 청정지역이라 자부하는데 그래서 소독을 특히 신경씁니다. 일주일에 2번 소독하고, 더울 땐 더 자주하고 그걸 기록으로 남기죠. 농장에서 쓰는 약품도 10여 가지 정도 되는데 백신으로 예방에 우선순위를 둬 무항생제 인증도 최근 받았습니다. 문제가 되는 어미소도 미리 도태시키고 있습니다.”

▲ 축산물 HACCP을 위해 다양한 기록을 꼼꼼하게 하고 있는 김우정씨.

HACCP 인증과 갱신을 위한 철저한 기록관리의 장점은 농장관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단 점이다. 덕분에 아픈 소는 줄고 출하량도 안정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게 김우정씨의 설명이다.

물‧사료관리도 세심하게
소를 키우는 일은 김우정씨가 전담하고, 아버지는 조사료를 재배하고 공급하는 것으로 분담하고 있다. 재배규모는 연간 10만 톤에 달한다.

“연맥과 호밀, 수단그라스, 그리고 옥수수를 키우고 있는데 영양가는 연맥이 제일 낫고, 수확량은 수단그라스와 호밀이 좋습니다. 조사료를 직접 재배하면 사료를 대신할 수 있어 경영비를 줄이는데도 일조하지만 그것보다 소의 건강을 스스로 확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습니다. 매일 먹는 사료 자체가 건강한데 그걸 먹는 소는 당연히 건강하지 않겠습니까.”

▲ 우성농장이 선진농장으로 평가받는 또다른 비결은 조사료를 직접 재배하는 것이다.

조사료를 직접 재배하는 우성농장은 물 관리에도 철저하다. HACCP 인증을 계속적으로 갱신하기 위해선 물과 사료에 대해서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 좋기로 유명한 영월에서 그것도 바로 옆엔 주천강이 흐르고 있어 기본적으로 물이 풍부한 곳에 자리잡은 우성농장. 지하수를 끌어다 쓰고 있는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의 검사도 마쳤다.

“가축분뇨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에 필요한 퇴비사 규모는 기존에도 충분했지만 최근에 공간을 좀 더 넓혔습니다. 장마가 올해 길었는데 그땐 더 자주 뒤집어줬죠. 농업기술센터에 시료를 맡겨 검사를 의뢰했는데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HACCP 인증 덕분에 농장관리에 신경을 꾸준하게 쓴 결과 한우를 키우는 농가들이 걱정하는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도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김우정씨의 말처럼 영월에서 HACCP 인증을 아주 빨리 획득한 축에 드는 우성농장은 내년에 실시되는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에 있어서도 다른 농장들보다 앞설 수 있었던 것이다. HACCP 인증은 결국 농장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래서 퇴비사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뒀고, 발효제와 분뇨를 뒤집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HACCP 인증은 세계적으로도 권장되고 있는데 우리 농장에서 필요한 관리를 착실하게 따르다 보니 학교에서 배웠던 선진국의 농장 모습을 점점 닮아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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