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대장정> 한식의 계승과 세계화 Ⅲ - 한식의 뿌리를 찾아 - 32

두바이·호주 등에서 전통식품 수출 가능성을 열어가는 진도전통식품 김영숙 회장과 장남 설대원 부장

 

2년 연속 향토음식 대상 수상
중동 갑부들, 기능성 식품에 관심커
어머니는 음식개발, 아들은 마케팅 주력

 


구름떡엔 ‘천마총’ 그림이 있다
김영숙 회장(전남음식연구회 회장)은 구름떡, 한과, 장류 등을 복합 생산하는 진도전통식품을 운영한다. 농사도 구기자, 흑미, 울금, 콩, 찹쌀 등을 직접 친환경적으로 생산한다. 제초제와 농약을 쓰지 않다보니 소출은 적은 편이다.
찹쌀을 예로 들면, 벼와 피가 함께 자라니 소출이 많을 수가 없다. 100마지기 넘는 농사를 모두 김을 매주면 인건비가 많이 들어 그냥 자연 그대로 농사를 짓는다.
현재 진도전통식품의 주 품목은 ‘구기자구름떡’이다. 구름떡과 한과, 장류의 비율은 50:25:25 정도다. 진도군의 특산품인 구기자와 흑미를 가지고 만든다. 처음 구름 떡을 보고 나온 표현이 “고구려 벽화문양 또는 신라 천마총 그림”이라는 반응이다. 기하학적 문양도 특징이지만, 그 맛이 뛰어나다. 매니아 중 한명은 “혓바닥이 넘어가는지 모를 만큼 맛있다.”고 표현한다고...
구기자 구름떡은 찰떡에 검정깨를 묻혀 가면서 겹을 만들어 가며 만든다. 그것을 흰색 찰떡에 다시 붙여 나가는 방식이다. 그러니 구름 문양도 되고 ‘천마총’ 그림도 나온다.
김영숙 회장은 그동안 음식개발에 치중해 왔다. 마케팅에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장남인 설대원 부장은 1년 전부터 어머니를 도우면서 느낀 점이다. 낙안읍성 축제 등에서 구름떡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그야말로 구름떡을 맛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 하지만, 아직 진도전통식품에는 제대로 된 홈페이지도 없다.
대한민국 지도 중 ‘좌하귀’에 해당하는 진도군에 있으면서 사이버거래 등 마케팅에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 ‘명품’을 만들어 놓고 진도군이나 인근 사람들만 접하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그 문제점을 설대원 부장은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원료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 대한 규격화와 체계화 인증에서부터 유통에 접목시키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ISO 9001인증을 받았고, 호주와 중국, 두바이에 나가 수출상담을 하면서 그 가능성을 100% 확신하게 됐다.

 

구기자 구름떡, 맛과 모양이 뛰어난 ‘명품떡’이다.

 

‘떡’ 세계화 가능
지난해 진도전통식품은 호주와 두바이에서 큰 희망을 쏘았다. 호주에서는 일주일 판촉활동을 위해 가져간 구름떡, 한과, 구기자고추장이 단 4일 만에 바닥을 드러냈다. 그야말로 용기백배일 수밖에 없다. 그 바탕은 김영숙 회장이 세계관광음식대전에서 2년 연속 향토음식부문 대상을 차지한 실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그 뿐인가? 남도음식대전 최우수상 수상 횟수는 97년 이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두바이에서 아랍인과 필린핀인들에게 떡을 판 것은 더더욱 고무적인 일이다. 두바이에는 중동의 갑부들이 건강 기능성 음식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설 부장에 따르면, “아랍인들이 가장 꺼리는 음식은 단맛이 있는 음식이다. 아랍인들은 오일달러를 통한 부유한 생활로 당뇨병이 특히 많다. 그래서 건강식품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진도전통식품의 장류와 한과, 떡이 그렇게 어필할 수 있었다.” 두바이에 나가서 진도전통식품은 4건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계약성사에는 설 부장의 영어와 필리핀 토속어 구사능력이 한 몫 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두바이의 상류층은 아랍인이고 일반 노동자들은 필리핀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해 이 같은 언어구사력은 수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구름 떡은 중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특히, 중국인들은 호두, 잣 등 견과류가 들어있는 떡을 좋아하는 편이다.
설 부장은 “경제위기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국내시장 보다는 당분간 수출에 치중할 예정”이라고 밝힐 정도로 해외시장 개척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진도 김 회장 것이 최고다”
김영숙 회장은 한과 누룽지로 특허를 획득했다. ‘누룽지 스넥’도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보물이다. 퓨전형 콩과자인 ‘콩깨자리’는 특히 캐나다에서 인기가 높은 점이 이채롭다. 김 회장의 음식솜씨는 단지 전통음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산업화 하는 데까지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보물들을 시장에 제대로 소개하지 못하는 부분을 설 부장은 몇 년간의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풀어나갈 예정이다. 음식은 명품으로 준비되었으니 출하의 물꼬를 찾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설대원 부장은 “어머니는 실험정신이 대단한 과학자”라고 표현한다. 지역 특산물과 장류와의 결합, 다른 재료와 맛에 대한 연구 등 개발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며칠 밤을 새도 끝나지 않는다고 전한다. 천일염과 죽염을 가지고 장류를 만드는 것은 물론, 더 좋은 맛을 위해 전국의 좋은 물을 가져다 장을 담가보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그 뿐 아니다. 설 부장은 “순천 낙안읍성 축제에서 혼자 100여 가지 음식을 밤 세워 만들어 내는 어머니를 보고 있노라면 그 솜씨와 펼쳐진 음식의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난다.”고 밝힌다.
전남음식연구회 회원 중 한 명인 해남군 윤영덕 사장도(영농법인 맛뜨락 대표)는 “김 회장의 음식에 대한 열정과 지식, 그리고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한다.
김 회장과 절친한 사이인 광양 청매실농원 홍쌍리 명인도 김영숙 회장이 만든 ‘구기자 구름떡을 먹어보고 “김 회장이 진도 굴청(낙도)에 살아도 최고다.”라고 추켜 세웠다고.
음식의 본고장 전남에서 음식연구회 회장을 10년 넘게 계속하기까지는 그만한 실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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