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 특집 현안진단-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시대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상시화가 예견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의 일상화는 새로운 패러다임인 뉴노멀로 자리 잡으며 언택트 사회의 도래를 앞당겼다.
언택트 사회는 교육과 근무 환경뿐 아니라 유통과 소비생활, 원격의료 등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며 우리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학생은 학교에 갈 수 없고, 경우에 따라 재택근무를 해야 하고, 친구와의 만남은 미뤄야 하며,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일이 됐다. 쇼핑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택배와 배달은 필수인 세상에 우리 농업엔 어떤 환경 변화가 있고 이에 대한 대처방법은 무엇일까?

▲ 농업의 전 분야에서 온택트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농업인 교육은 물론 농식품 수출을 위한 바이어 상담도 비대면으로 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농산물 유통도 온라인 대세
식량안보 중요성 대두
디지털 격차·불평등 심화 우려

# 잠시 멈춤, 그 후는 어떻게?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멈춤이다. 하지만 멈춤이 단절로 악화되지 않기 위해선 모든 것이 변화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혁신과 비대면 산업은 산업 전면에서 자리 잡고,  농업 또한 생산·판매·가공·유통 등 전 분야에서 코로나19 시대에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급증했으며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매출감소 대응을 위해 온라인 판매·배송 서비스를 추진하고,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던 많은 사람들이 온택트를 경험하고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바로 손가락만 움직이면 되는 온택트가 뉴노멀이 되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위험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 유통 다양화, 계약재배도 안전하지 않다
올 7월 온라인쇼핑 거래가 13조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7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2조9635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5.8%가 증가했으며 8월 거래량은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상품군 별로는 식품과 생활 관련 상품의 온라인 쇼핑거래 증가가 특히 두드려졌다. 농축산물도 72.8%가 증가했다.
반면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 자제 영향으로 여행과 교통서비스와 문화·레저서비스는 각각 51.6%와 67.8%가 감소했다. 모바일쇼핑 거래액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 중 모바일 비중은 67.8%로 1년 전보다 3.1%나 늘었다.

농식품신유통연구원 김동환 원장은 “농산물 판매도 유력 온라인 업체, 또는 온라인 유통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 온라인 유통을 주도적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 초 친환경 학교급식 중단으로 농산물 판로가 막힌 농가의 피해가 가중됐다. 계약재배로 안정적 판로를 확보했던 학교급식 계약재배 농가는 다른 판로가 없어 속수무책으로 대파며 시금치 등의 저장성이 없는 엽채류가 밭에서 썩어 나갔다.
이의 대안으로 착한소비운동이 일어났다. 경기도 친환경꾸러미 운동, 강원도는 최문순 지사가 직접 나서 농산물 판매를 홍보했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란 새로운 비대면의 유통채널로 많은 소비자들이 학교급식 계약지배 농가를 돕는 착한 소비에 동참했다. 농가도 다양한 유통채널 확보가 중요하고 감염병의 장기화로 재택 수업의 비중이 증가하면 학교급식도 이에 맞는 형태로 발전해 대응해야 한다. 재택수업 장기화에 대응한 배달 중심의 공공급식 개편도 논의되고 있다.

# 코로나 시대 농업은?
   식량안보 문제 주요 이슈로

농업에 있어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세계의 물리적 교통과 자원의 순환이 줄어들며, 각 국가마다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식품 가격 상승과 먹거리 사재기 우려로 식량안보 문제가 불거졌다.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곡물자급률 21.7%, 식량자급률 46.7%에 불과해 식량자급률 문제가 국가 안보 차원의 핵심 농정과제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 역시 농산물 수급 불균형 문제는 세계 곡물 재고가 하락하는 시점에서 증폭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증명하듯 국제 곡물·설탕·유지류는 오름세다. FAO가 발표한 올해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6월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육류·유제품 가격 지수는 지난달과 비슷하나, 곡물·유지류·설탕 가격 지수는 지난달과 전년 동월보다 모두 상승했다.
곡물 중에서 쌀은 국제 공급량이 적은 계절인데다가 아프리카 지역의 수요가 증가해 3개월 만에 가격이 상승했고, 밀은 유럽의 생산 감소 전망과 수요 증가로 8월말부터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식량안보를 위해 밀, 콩 등 주요 곡물의 국내 생산 유통 인프라 확충과 비축 확대 등 안정적 곡물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뉴노멀시대, 갈림길에 놓인 농업·농촌…

또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농업은 외국인근로자 의존도가 높아 위험에 직면했다. 국경 봉쇄에 따른 외국인근로자의 입국 지연으로 노동집약적인 과수와 채소의 영농차질이 발생하고 농촌의 인력난은 심화됐다. 정부는 농업 노동력 확보를 위해 한시적으로 고용허가가 끝난 외국인근로자의 농업분야 근로를 허용해 인력난 해소를 돕고 있다.
또한 노동집약적 농업에서 탈피한 스마트농업을 농업분야 혁신 성장동력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기회다. 

# 귀농귀촌 인구 증가 예상
  실업인력에 농업 체험교육 제공

IMF시대 때 귀농귀촌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해 귀농귀촌 인구의 증가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농업농촌 분야 취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증가하는 도시실업을 농촌 일손 부족과 연결해 인력 미스매칭 최소화를 모색하고 있다. 실업인력에게 농업분야 일자리 탐색과 체험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특광역시와 농업기술센터 미설치 지역의 도시농협을 귀농귀촌 교육상담 지원창구로 활용해 교육 접근성을 높인다. 단기 근로 체험형 교육과정 개설로 영농근로 체험기회도 제공해 농촌 일자리를 통한 고용 충격을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재택근무, 자연과 야외 활동 중심으로 전환되는 일상생활의 변화는 저밀도 사회인 농업 농촌에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수도 있다.

# 농촌사회 고령화
  디지털 격차 양극화 우려

코로나19 이후의 뉴노멀 시대의 핵심은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초연결·초지능으로 언택트 일상화되고 있다. 조사결과, 언택트 서비스 이용 경험은 금융, 구매(배달, 키오스크)가 각각 26.9%, 25.0%로 가장 높았다.
언택트 산업 육성을 위해 기술혁신이 필요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디지털 격차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도시에 비해 각종 인프라가 열악한 농촌의 경우 언택트 사회로의 전환이 더딜 수 밖에 없다. 농촌의 교통과 문화의 소외에 이어 디지털 전환에서도 소외되고 있고 배달과 배송 여건도 마찬가지다.

뉴딜 시대에 농촌지역의 디지털 소외를 위한 정책마련은 필수다. 여기엔 고령화된 농촌주민에 대한 디지털 교육도 포함해서다. 결국 코로나19로 맞이하는 뉴노멀 시대에 농업농촌은 인구 유입과 식량안보 등의 쟁점 부각으로 농촌 활력의 새로운 기회 요소이기도 하지만 신속히 변화에 따라가고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면 두려움만 남게 되는 갈림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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