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농촌 이색직업 - 푸드테라피스트

‘푸드테라피스트’ 우리말로 ‘요리치료사’는 생소한 직업이다. 푸드테라피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백항선(세계푸드테라피협회장)씨는 요리활동을 매개로 정서적·심리적·사회적 장애를 겪고 있는 내담자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원만하고 창조적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며 치료하는 전문직이라고 푸드테라피스트를 소개했다.

▲ 기업체에서도 교육의뢰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푸드테라피스트 백항선씨는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요리치료와 다른 심리치료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사회가 급변하고 복잡해지면서 심리상의 문제를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여타의 심리치료와 요리치료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내담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상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있다. 요리치료는 생활에 밀접하고 주방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요리재료를 가지고 접근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고 미각, 시각, 후각 등 오감을 자극하면서 자연스럽게 상담자의 속 깊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어서 매우 유용한 심리치료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 음식과 심리학의 결합인가?
다년간의 경험으로 요리가 주는 ‘치유의 힘’을 믿고 있다. 좋은 음식은 몸을 건강하게 해주지만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나를 위한 요리가 우리를 위한 요리로 확장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분노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푸드테라피의 요리재료는 그래서 간단하다. 예를 들어 유부초밥을 만들며 건강을 생각해 밥 대신 찐감자를 넣게 되는데, 4~5명의 사람이 요리를 만들며 어린시절 감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또 부모님을 떠올리고 이어 부모님과의 불화나 또는 애정에 대해 그 때 느꼈던 유년시절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하며 울컥하기도 하고 눈물을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다면…
농촌의 독거노인이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게 되면 생각보다 그들이 세상과 많이 단절됐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있다. 혼자 TV 보며 조촐한 반찬에 외롭게 식사하던 사람들이 교육장을 찾아 자신을 위해서 예쁘게 음식을 차리는데서 느끼는 기쁨은 상상이상이다.
한 번도 ‘예쁜’음식을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이런 한 번의 경험을 통해서도 자존감이 높아지고 또 강의를 통해 건강한 음식과 음식이 주는 위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직업적 보람을 느낀다.

▲ 교육생이 만든 오픈샌드위치작품.오픈샌드위치처럼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 푸드테라피스트의 자질은?
꼭 요리를 잘 할 필요는 없다. 내담자의 요리치료 과정과 완성된 작품에서 나타난 특이성을 찾아내고 이를 진단하고 이를 치료하는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적절한 요리치료를 선택해 무리가 없는 치료과정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진단이나 치료는 경험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임상실습을 거쳐 객관화된 데이터를 가지고 해야 한다. 선입견에 의해 진단과 치료를 하게 되면 객관성을 잃게 되고 잘못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이성적인 성향의 사람이 이 직업엔 어울린다.

- 푸드테라피스트의 직업적 비전은?
민간자격증인 요리심리상담사 1급 과정을 마치게 되면 학교나 병원 공공기관에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또 앞으로 사회가 발전할수록 심리치료의 영역을 점점 더 넓어질 것이다. 실제 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상담영역에 푸드테라피를 접목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기업체에서도 직원들을 위한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푸드테라피교육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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