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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귀양살이
윤병두  |  ybd77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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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11  09: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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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죄를 지은 자를 변방이나 외딴섬 같은 오지로 보내는 무거운 형벌을 귀양 또는 유배라고 불렀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실버세대들은 각종 모임도 중단된 채 집안에 갇혀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신종 귀양살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귀양살이가 길어지면서 매일 쏟아지는 주변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접하면 언제 내 문제로 다가올까 하는 불안으로 일종의 금단현상까지 겪고 있는 듯하다. 마음먹고 책을 읽을까 했는데 손에 잡히지 않는다. 기껏해야 인터넷, 유튜브, TV채널을 돌리는 게 일상이 되고 말았다.

매일 이런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면서 문득 옛 선조들의 유배생활이 생각났다. 조선 중기의 문신 윤선도는 전남 완도 보길도에서 시가의 최고봉인 어부사시가를 남겼고, 추사 김정희는 제주도에서 그 유명한 세한도(歲寒圖)를 남겼다.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은 강진에서 18년간 유배생활을 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목민심서를 비롯한 수십 권의 책을 남겼다. 열악한 유배생활 중에도 역사에 길이 남을 역작을 남겼는데,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신종 귀양살이쯤은 행복한 고민이 아닌가.

최근 고령화 시대에 도시·농촌 할 것 없이 ‘홀로 어르신’이 늘어나고 있다. 아무도 찾지 않는 무연고 노인의 죽음이 연간 3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은 현대문명의 그늘 속에서 혹독한 귀양살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우유배달을 통해 노인의 안부를 챙긴다’는 독거사 방지를 위한 ‘우유안부’란 기사가 감동으로 다가온다. 코로나19 극복도 중요하지만 소외된 ‘홀로 어르신’ 의 안부를 챙기는 일이 더욱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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