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기양순 서산시연합회장

▲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서산시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기양순 회장.

리더는 나의 운명?
한국생활개선서산시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기양순 회장은 2002년 생활개선회와 처음 인연을 맺었을 때 총무로 시작했다. 적십자, 새마을부녀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했던 기양순 회장은 늘 일반회원이 아닌 총무로 시작을 했다고 한다.

“일찍 결혼생활을 시작해서인지 농촌의 어느 단체에 가입하던 간에 늘 젊은 편이었어요. 제가 일 처리를 잘하게 생겨서인지 아니면 말을 잘 듣게 생겨서인지(웃음) 내내 총무를 맡게 되더라구요”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기양순 회장이지만 주변에선 일처리가 원만하고 머리가 비상해 항상 단체의 살림살이를 기가 막히게 했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친오빠의 소개로 만난 남편은 8남매의 장남이었다. 시할머니와 시부모님 거기에 시동생 시누이를 건사하면서 보낸 세월 때문인지 기 회장은 매사에 참고 기다리는 것이 몸에 배었고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한다.

서산시 새마을 협의회장을 한 시아버지는 늘 기 회장을 따로 불려 다독여 주셨고, 지금은 투석으로 병석에 계신 시어머니는 대쪽같은 성품이셨지만 며느리의 사회생활을 전적으로 밀어주셨다. 회장 취임식장에서 기뻐하시며 눈물을 보이신 정이 많으신 시어머니를 극진히 간병하는 기 회장은 저녁이면 시어머니에게 하루 일과를 다정하게 털어놓는 딸과 같은 존재다.

“어른들을 모시고 사는 세월이 지금 생각해 보면 다 의미가 있더라구요. 새댁 때부터 지금까지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사람을 아우르는 힘이 생겼고, 이런 힘이 다양한 회원들이 있는 서산시연합회를 이끄는데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사람을 끌어당긴다
그래서일까. 서산시연합회 읍·면·동 회장들과 기 회장은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밥 한번이라도 더 먹으려 하고 서로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각종 행사를 앞두고도 자주 만나 계획을 세우고 일을 진행하는 편이라고 한다.
기 회장은 “일단 사람을 자주 만나야 해요. 자주 만나야 정이 쌓이고 그런 정으로 생활개선회의 다양한 일들도 웃으면서 해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라며 “지금 서산시연합회는 임원·회장단들이 서로 친자매처럼 만나면 웃음꽃이 끊이지 않고 그러다보니 생활개선회도 점점 더 활성화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벼농사 2만 평, 밭농사 1만 평에 150두의 우사를 관리하느라 늘 일이 끊이지 않는 기 회장이었지만 최근엔 아들이 영농을 승계하게 되어 조금은 시간이 여유로워졌다. 마침 서산시농업기술센터도 마을 가까이 있어 특유의 친화력으로 내 집처럼 드나든다.
소장님을 비롯한 직원들과도 허물 없이 친근하게 지내다 보니 이제는 서산에서 생활개선회원들의 활약없이 행사를 치러내기는 쉽지 않다며 생활개선회의 저력을 은근히 자랑하는 기 회장이다.

원예치료로 마음을 살핀다
서산시연합회는 특히 마음을 담은 봉사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연말이면 성금만 내는 형식적인 봉사보다는 직접 회원들이 농사지은 고추로 정성스레 150근 분량의 고추장을 담가 직접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을 찾아가 전달하고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봉사에도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사탕이나 과자 등의 간식을 준비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원예교육복지사 자격증 취득 교육도 이런 맥락으로 시작됐다.

“교육이 끝나고 소감을 이야기 하는 자리에서 회원들이 이런 교육을 통해 잠시나마 일에서 벗어나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에 감사하다. 내 감정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좋았다며 울먹일 때 모두들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잘 알기 때문에 다 같이 공감한다”고 말하는 기양순 회장은 그렇게 보람을 느끼며 서산시연합회를 이끌어 나간다고 한다.

학습단체로서 농촌여성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활개선서산시연합회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조용한 카리스마 기양순 회장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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