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김미애 연구사

▲ 김미애 연구사가 미래 대체 식량인 식용곤충의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식용곤충에 대한 먹거리 인식개선·소비확대가 과제
곤충의 다양한 식의약 소재 연구로 미래성장 산업화

“식용곤충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합니다. 그만큼 연구도 다양하게 진행돼왔고, 성과도 내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곤충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특허등록도 하고, 영양에서도 충분한 효과가 입증됐지만 소비는 쉽게 늘지 않고 있지요. 그러다보니 판로가 열리지 않고, 관련 농가들의 어려움은 커지고, 최근에는 오히려 식용곤충 관련 산업이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미래식량으로 지목된 곤충이 과학적인 입증을 통해 국내에서 식용곤충으로 등록이 막 될 때만 해도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라고 많은 농가들이 곤충사육과 가공업에 뛰어들었다. 그렇지만 소비자의 식용곤충에 대한 인식부족과 정책적 지원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곤충사육 농업인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의 식용곤충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는 곱지 않은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우리 연구진들은 소비자에 쉽게 다가가기 위해 기능성, 식품 소재화, 환자식 등 다양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지요. 연구결과 홍보와 다양한 이벤트들을 통해 식용곤충 소비활성화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곤충산업의  미래는 밝다는 희망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지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김미애 연구사(48)는 지금껏 식용곤충 연구만 25년째 이어오고 있다. 김 연구사는 식용곤충으로 얘기하고 식용곤충으로 웃는다. 식용곤충을 떠나서는 특별할 얘기가 없단다.

김 연구사는 그동안 식용곤충과 관련해 ‘갈색거저리 유충의 발효물을 함유하는 조미료 조성물’등 산업재산권 등록 7건, 출원 3건에 이른다. 학술성과로 ‘식용곤충 흰점박이꽃무지(꽃벵이) 추출물의 혈행개선 효능 검정’ 등 6건이다. 이밖에 1천여 건의 홍보물 배포와 ‘고소애로 만든 환자식 메뉴’ 등 다양한 자료발간 등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50년 세계 인구가 약 90억 명에 달하면 현재보다 두 배 이상의 식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기구는 이를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식량이 필요하며 이에 적합한 것으로 곤충을 지목했다.
“곤충은 사육면적이 가축에 비해 100배까지 좁아 높은 토지 이용 효율은 물론 번식률에 있어서도 빠른 기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합니다. 또한, 단백질 1kg 생산 시 필요한 사료가 육류에 비해 10배정도 적고, 물 소비량도 1500배까지 적게 드는 등 장점이 많지요.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곤충은 가축보다 60배 적게 온실가스(메탄, 이산화질소, 이산화탄소 등)를 배출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식용이 가능한 곤충은 총 8종이다. 예전부터 오랜 기간 동안 식용사례가 있었던 곤충으로, 식품공전에 등재돼 있는 벼메뚜기, 누에 번데기, 백강잠이 있다. 여기에 농진청에서 과학적인 입증을 통해 갈색거저리 유충,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과 쌍별귀뚜라미, 아메리카왕거저리를 새로운 식품원료로 등록했다.

▲ 좌측부터 서민철, 김인우, 김미애 연구사

김 연구사는 식용곤충에 대한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식용곤충에 대한 인식 전환은 국가적 국민적 차원에서 극복해 내야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다양한 곤충식품의 제품 개발이 필요하고, 고단백, 불포화지방산 등 영양적으로 우수한 식용곤충을 이용해 환자나 노령층 등 다양한 계층에 적용할 수 있는 고영양식의 다양한 제품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식용곤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소비확대가 이뤄져야 합니다.”

김 연구사는 그동안 미래의 식량 대체자원인 ‘식용곤충’의 기능성 검정을 통해 식품 산업에서의 곤충 이용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식약용 곤충의 기능성’을 구명하였다. 식용곤충인 흰점박이꽃무지(꽃벵이)에서 인돌알칼로이드라는 혈전 치유물질을 분리해 처리한 결과, 혈액을 응고시키는 인자의 활성을 억제시켜 혈전 생성량을 60~70% 가량 줄이는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혈액 응고를 일으키는 당단백질의 응집을 70% 저해하고, ‘혈소판’의 응집을 60% 가량 억제시켰고, 혈전 크기와 생성을 50% 억제시켰으며, 폐 혈전증이 있는 동물(쥐) 실험에서는 혈액 응고 인자와 혈관 수축 물질에 의한 치사율을 70% 가량 감소시키는 효과도 구명했다.

“꽃벵이는 예부터 ‘굼벵이’로 불렸는데, 간암 간경화 등 질병이나 각종 성인병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탁월하다고 기록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헤파린 등 기존의 항혈전 치료제를 대체해 장기적 복용에도 부작용이 적고 치료적 효능이 높은 천연물질을 이용한 새로운 식·의약품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봅니다.”

김 연구사와 동료팀원들은 그동안 곤충식품 소재화를 위해 갈색거저리(고소애)를 함유한 환자식 메뉴를 52종 개발했다. 또한 단기 임상영양 연구를 통해 고소애 섭취군이 기존 환자식 대비 평균 열량 1.4배, 단백질량 1.5배, 제지방 함량 4.8% 및 근육량 3.7% 증가 등도 밝혔다.
또한 일반 식품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소애와 꽃벵이를 이용한 일반 메뉴를 195종 개발하고, 식용곤충을 이용한 다양한 메뉴의 요리 책자 9종을 발간 보급했다.

“꽃벵이는 식품원료로서의 안전성이 입증되고 의약적 효능까지 규명됨에 따라 앞으로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은 천연물 소재지요. 식용곤충 이용한 의료용·산업용 소재개발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글로벌 국가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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