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상소(上疏)의 소(疏)는 임금에게 올리던 글이란 뜻이다. ‘막히지 않고 잘 통한다’란 뜻과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다’는 소통(疏通)에도 쓰이는 한자다. 조선시대 상소가 있다면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겐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해 글을 쓸 수 있다지만, 어지간히 절절한 마음과 애틋한 사연이 아니라면 굳이 공개적으로 글을 올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가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을 들여다 본다.

게시판은 내용을 17가지 주제로 분류해 놓았고 그중 다행히 농산어촌 분야가 있다. 분류에 농산어촌이 자리 잡은 것은 반가운 일이나, 청원 내용 건수나 국민 동의 건수는 다른 분야보다 한참 수가 적기에 아쉬울 때가 많다. 농산업 게시판은 현 농업농촌의 자화상이다.  태양광 피해사례, 농업재해 보상요구, 귀농귀촌 문제와 청년농업인의 농업정착 고충에 대한 절절함 등이 투영돼 있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청원게시판의 원칙은 글 내용은 100명 이상이 동의하면 검토 후 공개되고, 20만명 이상 동의하면 청원에 대한 답변이 이뤄진다. 농산어촌의 문제를 청원게시판에 토로한 그들의 절규를 경청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한명이라도 더 농산업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우리 편이 돼주지 않을까? 우리라도 먼저 경청해주자.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