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남용 강원도농업기술원 인삼약초연구소장

"효능과 효과가 검증된
국내 약용작물들을 활용한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상품들이 개발돼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면
원료를 재배해 공급하는
우리 농가들에게 큰 힘이 된다."

▲ 엄남용 강원도농업기술원 인삼약초연구소장

우리가 매끼 먹는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정제, 캡슐, 액상 등 여러 가지 제형으로 제조, 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식약처장이 고시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 또는 성분은 2016년까지 총 95종이 고시돼 있고 그중 비타민과 무기질 등 영양소 28종과 인삼, 홍삼 등 67종의 기능성 원료가 있다. 별도로 인정한 원료 또는 성분도 263종이 있으며 도라지 등 각종 식물뿐만 아니라 어패류의 추출물과 농축액들이 이에 속해 있다.

의사들은 이런 건강기능식품들의 부작용에 대해 경고를 하고 이것보단 적당한 운동과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는 조언을 하지만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4조5800억 원 규모로 집계됐고, 2015년부터 연평균 11.7%로 성장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시장 규모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다.
계속 커지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는 몇 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소재와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처음 들어보는 먼 나라의 생소한 나무 열매부터 바다 속 작은 생물들까지 참 다양한 상품들이 각종 언론에서 화제가 되고 많은 제품들이 소비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건강기능식품의 원료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원료는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을까? 많은 기능성 상품 중에서 국내산 원료를 사용하는 비율은 33.1%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최근 쑥에서 추출한 성분을 이용한 위장병 치료용 의약품을 국내에서 개발하는 등 천연물의 유효 활성 성분 구명과 효능 평가를 통해서 고부가가치 신약개발 및 기능성 식품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 오가피 열매는 혈관노화 개선 효과와 항염증과 항알레르기 효능이 있으며, 황기와 지치에서는 연골보호효과, 그리고 당귀는 뇌세포를 보호하고 치매를 예방해주는 유효성분 등 국내 약용작물에도 다양하고 유효한 기능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면역력 증진과 피로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약용작물인 인삼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항노화, 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이미 동의보감의 ‘약식동원론(藥食同源論)’에서 언급됐던 우리 땅에서 생산된 것이 우리의 몸에 가장 잘 맞는다는 신토불이라는 캠페인처럼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생산된 원료를 이용한 건강기능식품이 우리의 체질에 가장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뛰어난 약성이나 기능성을 지닌 우리나라 약용작물의 재배면적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 국내 약초산업이 흔들릴 위기에 있고 이를 지탱하고 있는 농가들도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마케팅의 일환으로 유행처럼 스쳐지나가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효능과 효과가 검증된 국내 약용작물들을 활용한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상품들이 개발돼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면 원료를 재배해 공급하는 우리 농가들에게 큰 힘이 된다.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감염질환의 확산과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타미플루의 원료가 되는 팔각회향처럼 천연물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한 의약품 생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농가들이 키운 토종약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들이 앞으로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날들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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