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도별 피해상황과 생활개선회원들의 복구활동

하늘에 구멍이 나고 둑이 터지고 산이 무너져 내렸다. 초록의 들녘은 황톳빛으로 물들었고, 급류에 휩쓸린 농작물들은 가지만 앙상하다. 산사태에 무너지고 집중호우에 침수된 가옥에 농민들은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고 안타까운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최장의 장마 기간에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우리 농업․농촌 상황과 피해복구에 나선 농촌여성들의 따뜻한 활약을 소개해본다.[편집자 주]

 

▲ 폭우로 오이하우스 꼭대기까지 물이 찼다.

추석 출하 앞둔 농작물 더욱더 안타까워…

충남은 천안 623㏊, 아산 1614㏊, 금산 480㏊, 홍성 434ha, 예산 240㏊ 등 집중호우로 인해  농작물과 시설 피해가 심했다. 22년째 천안 병천서 오이농사를 짓고 있는 이영복 회원(병천면생활개선회 부회장) 역시 이번 호우로 하우스 전체가 물에 잠겼다.
“근처 하천이 넘치는 바람에 30분 만에 하우스가 다 잠겨버렸어요. 손 쓸 새도 없이 30분 만에 가을오이 심으려 사둔 6백만 원 상당의 모종과 여름오이가 한창인 하우스, 체험장 집기까지 다 물에 쓸려 내려가버렸어요.”

맨발로 수해복구를 하느라 발이 퉁퉁 부어 파상품 주사를 맞고 왔다며 낙담하고 있는 이영복 회원은 그저 하늘만 원망 한다며 넋을 잃고 있었다.
수해피해자들에겐 그나마 몸을 사리지 않고 찾아와 주는 자원봉사자들이 큰 힘이 된다. 한국생활개선천안시연합회는 지난 10일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피해를 받은 수신면 시설채소농가 2곳을 방문해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이날 40여명의 회원들은 개인의 영농활동에 바쁜데도 불구하고 큰 피해를 입은 시설채소농가의 아픔을 위로하는 한편 하우스 내 각종 도구들을 정리하고 침수피해를 입은 작물을 걷어내는 등 복구 작업에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이번 봉사활동을 추진한 천안시연합회 최경희 회장은 “추석명절 출하를 목표로 정성을 다해 재배한 작물을 자연재해로 인해 한순간에 잃게 돼 매우 안타깝다”며 “이번 복구 작업을 통해 피해농가가 빨리 재기하기를 바란다”라는 소망을 전했다.

▲ 천안시생활개선회원들이 멜론하우스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충북 역시 집중 호우로 2000억 원 이상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음성군 삼성면에서 멜론 농사를 하는 유구분씨는 “다행히 주변 다른 농가와 달리 침수는 면했지만 기나긴 장마에 곰팡이 병이 걸려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멜론을 보면 안타깝다”며 “농작물 재해 보험을 들었어도 병해충 보상은 없기 때문에 수확량 감소에 따른 손해는 다 떠안아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계속된 폭우에 생활개선회원의 안타까운 사망사고도 있었다. 충주시 양선면의 박 모 회원은 급작스런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생명을 잃었다. 이 외에도 충주는 노은리의 과수원 유실, 산천면의 주거와 우사 토사유입으로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충북농업기술원 직원들 역시 농업·농촌 피해 복구활동을 최우선 업무로 삼고 피해농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농업기술원장을 비롯한 직원 30여명은 지난 12일 충주시 엄정면 신만리에 위치한 벼 재배 농가를 방문해 1650㎡ 규모의 벼 육묘장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
피해 복구 지원을 받은 농가는 “충주 지역에 지난 2일부터 유래 없는 집중폭우가 내렸다”며 비로 유입된 육묘장 토사를 신속히 제거하고 주변 환경을 정리 할 수 있어 매우 고맙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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