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농촌의 ‘자격증 전도사’박지현 양

 

독학으로 취득한 국가자격증만 26개
자동차·건설 등 여성 불모지 도전으로 일궈내

농촌의 한 실업고등학교 여학생이 26개의 국가자격증을 따내 화제다. 최고의 여성 자동차 전문가를 꿈꾸는 이 학생은 ‘자격증 전도사’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복잡한 구조의 자동차 변속기를 분해하는 기술이 전문기사 만큼이나 능숙하며, 커다란 굴삭기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19살의 박지현양. 전라남도 보성군에 소재한 보성실업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박 양은 자동차 관련 자격증에다 컴퓨터 자격증, 게다가 여성 불모지라 할 수 있는 건설 분야까지 2년 동안 따낸 국가 자격증만 26개에 이른다.


어려운 환경, 도전으로 극복
“농촌에 있는 실업고등학교에 다닌다고 말하기가 창피했는데, 자격증을 따면서 인문계 진학한 친구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공부방이 따로 없는 비좁은 집에서 새벽까지 책과 씨름하며, 밥상을 책상 대신, 허리자세 교정이 필요하다는 병원진단을 받을 정도로 공부에 열성을 보인 박지현 학생은 전국 최다 자격취득이라는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농촌이란 열악한 교육환경에 학원은 꿈도 꿀 수 없어 모든 자격증을 독학으로 따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갈 엄두는 못 내고 인문계 대신 일찍 취직하기 위해 실업계를 지원했죠. 기왕 실업고 자동차과에 온 김에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지현 학생은 미화원을 하다 실직한 아버지와 가사를 전담하고 있는 어머니, 할머니,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오빠는 군대에 가 있다.
대부분의 시골살림이 어렵지만 지현 학생네 형편은 유독 어려워 아버지가 실직한 이후론 특별한 수익이 없는 실정이다.
“시험 치를 때 내야 하는 응시료와 시험 보러 부산, 광주, 목포로 갈 차비와 숙박비가 없었을 때 가장 힘들었어요.”라고 답할 정도로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여 수험료를 직접 마련해야 하는 등 집안 형편이 어려웠다.
하지만 지현양은 남학생이 많은 자동차과에서 힘든 실습을 견디며 최상위 등급의 성적을 유지, 2008년 전국고교생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등 산업기능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학교에선 ‘자격증 전도사’로 통해

박지현 학생이 취득한 자격증은 자동차검사기능사, 건설기계기관정비기능사, 지게차운전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로더운전기능사, 불도저운전기능사, 기중기운전기능사, 롤러운전기능사, 자동차정비기능사, 천장크레인운전기능사, ITQ액세스, 제빵기능사, 유통관리사, 인터넷정보관리사, 정보기기운용기능사, 정보처리기능사, 워드프로세서1·2급, 컴퓨터활용능력3급, 디지털활용능력 고급, 문서실무사, ITQ아래한글A, ITQ파워포인트A, ITQ인터넷A, ITQ엑셀C, 무역영어3급, 상공회의소한자3급, 비서3급 등 총 26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26개의 자격증 중 가장 먼저 활용하고 싶은 자격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동차 정비·검사 자격증”이라고 답하는 박지현양.
“카센터에 가보면 일하시는 분들이 주로 남자 분들이라 여성분들이 쉽게 가길 꺼려하는 것 같아 아무래도 자격증이 있는 여성이 있으면 더 편하게 오지 않겠어요.”
여학생으로 가지고 있는 체력적인 면과 기능적인 면의 약점을 오직 노력으로 극복, 남학생도 따기 힘든 자동차관련 자격증과 중장비 자격증을 취득한 당찬 소녀.
“저로 인해 여성들도 기계나 자동차 분야에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특히 컴퓨터분야에서는 모든 자격증을 먼저 취득해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과 기능을 학교 급우들에게 전파해 많은 급우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방과 후엔 보성지역아동센터에 가서 29명의 초등학생들에게 수학과 국어, 독서지도를 하는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얼마 전 대한민국인재상 수상에 이어 등록금 전액 면제 조건으로 대학 진학을 앞둔 박지현 양.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자동차 검사와 정비 분야 아니면 건설기계 분야 일을 하고 싶어요.”라며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역경을 극복하고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박지현 학생, 여자도 노력하면 남자들이 하는 분야에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는 본보기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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