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색탐방 – 그림책과 문화가 있는 쌀집 ‘동수상회’

# 그림책 파는 쌀가게
서울의 중심부, 서울시청 앞 지하 시티스타몰에 자리한 동수상회는 도심 한가운데서 단일 품종 소포장 쌀을 판매하는 쌀가게다. 퇴근길에 들러 저녁 한끼 먹을 수 있도록 도정날짜를 지킨 단일 품종 쌀을 여럿 갖춰놓고 있다. 300g, 500g 등 총 두 종류로 소포장해 판매해 가장 품질이 좋은 시기를 유지하며 맛 좋은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 가장 맛 좋은 쌀을 먹을 수 있도록 1인 기준으로 소포장 판매하고 있어 현실을 반영한 안성맞춤 판매방식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동수상회’는 사장인 김동수 씨의 이름을 단 상호다. 누구나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쌀집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동수상회는 그냥 ‘쌀가게’가 아니다 ‘그림책이 있는 쌀집’이다. 쌀은 양식이고 책은 ‘마음의 양식’이어서 둘을 엮어 봤다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동수상회의 김동수, 이은화 부부는 원래 예술을 하는 문화 기획자였다.

▲ 문화기획자인 이은화 (사진 오른쪽)매니저는 쌀은 몸의 양식, 그림책은 마음의 양식이라 둘을 엮어봤다고 한다.커피처럼 쌀도 취향껏 고를 수 있는 새로운 쌀 소비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이은화씨는 “직접 농부들을 만나 농사의 철학과 방법 등을 듣고 이를 통해 쌀을 선별하고 있다. 또한 가급적으로 유기농이나 친환경 농법으로 쌀을 소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운영한다”며 “원두 종류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듯이 밥맛도 쌀의 품종에 따라 식감과 향, 그리고 맛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 단일품종으로 진정한 쌀 맛 느끼게 
동수상회의 쌀은 모두 농부와 직거래해 받는 쌀이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단일품종 쌀 중 가장 품질 좋은 프리미엄 쌀을 판매한다. 동시에 특별한 맛과 다양한 품종의 쌀을 전시하고 있는 동수상회는 쌀 뿐 아니라 보리출판사의 그림책, 니은출판사의 음식관련 책, 밥 짓기 좋은 무쇠솥, 제주 검정보리, 도라지 진액, 참기름 등 쌀과 관련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복합문화공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보통 쌀 20kg짜리 하나 사서 몇 개월씩 먹다가 보관 잘못해서 벌레 생기고, 냉장 보관해 맛이 떨어지는 경험이 누구나 있다. 소비자들에게 진정한 쌀맛을 느끼게 해주자는 취지로 동수상회의 문을 열었다”는 이은화 매니저는 “우리나라에는 진정한 쌀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정책적으로 쌀을 공급하니 단일품종쌀이 유통되기 어렵다”고 덧붙인다.

▲ 동수상회에서는 삼광,고시히카리,하이아미,골든퀸 3호 등 소포장 단일품종의 쌀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쌀 품종은 300여 가지에 이르지만 대부분 혼합미라는 이름으로 섞여 유통되기 때문에 그 맛을 구분하기 어렵다. 동수상회는 국내에서 재배되는 단일품종 쌀 중 좋은 제품을 엄선한다. 삼광미, 고시히카리, 하이아미, 골든퀸 3호 등 각 단일 품종이 보유하고 있는 특유의 맛을 소비자에게 전하고자 한다.

이은화 매니저는 “우리가 주목한 것은 삼광미다. 세 번 빛이 난다는 의미다. 처음 벼 일 때, 도정 할 때, 밥 지을 때 빛이 난다는 뜻이다. 삼광미로 밥을 하면 부드럽고 찰진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신동진이라는 품종도 있는데, 이 쌀은 고들고들한 밥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또 골든퀸 3호는 밥을 지으면 누룽지 향이 난다”며 무엇보다도 소비자 스스로가 취향에 맞는 쌀 소비를 경험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쌀을 통한 문화운동
이은화 매니저는 쌀이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동수상회에선 예술가와 작가 소비자들이 모여 농촌과 도시를 연결할 예정이다. 일례로 최근 지역 농가에서 애써 찾아 지키고 있는 우리 토종쌀을 대중에게 알리고, 품종 고유의 맛을 같이 나눠보는 ‘토종쌀 살리기’ 펀딩을 성공적으로 해내기도 했다. ‘동수상회’는 앞으로도 농촌의 좋은 식자재와 도시의 건강한 소비자를 잇는 플랫폼으로 더 건강한 우리 밥 문화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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