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다. 몇 주 째 그칠 듯 그치지 않는 비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취재를 다니다 보면 신발은 비에 젖기 일쑤고 손에 한가득 쥔 짐에 우산까지 들다 보니 보따리 장수가 따로 없다. 해가 뜨기만을 기다리는 요즘이다.

날이 개는듯 싶다가도 다음날 폭우가 쏟아지는 변덕스러운 날씨를 보고 있으면 코로나19가 떠오른다. 자칫 방심하면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지난한 모양새가 마치 올여름 장마 같다.

휴가특집 취재로 방문한 농촌체험마을도 비를 쫄딱 맞고 있었다. 단체 손님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일정표가 텅텅 비었고 재정 악화로 직원을 감축하기도 했단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묻자 할 수 있는 건 방역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농촌관광이 치유와 힐링 중심, 소규모·장기 방문객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지만 규모가 큰 체험 마을이 아니고서야 운영해 오던 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였다.

휴가철, 국내의 호텔이 가득 찼다고 한다. 그러나 농민들에겐 남 얘기일 뿐이다. 21세기에 역병으로 생계를 위협받을 줄 상상이나 했을까. 속수무책이라며 한숨을 쉬던 농민분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너무 길고 지루한 장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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