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설계 이렇게 하자

신념과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농업 만들기

 

김 경 미
농촌진흥청 특성화지원과장

 

농사짓는 사람과 친밀한 ‘소’띠 해가 밝았다. 일찍이 고구려 고분벽화와 신라 토우에서도 발견된 소는 그만큼 성실함과 근면함으로 인한 부(富)의 상징이다.
새해에는 경제위기의 한파가 크게 몰아치는 시점이니만큼 농업과 친근하고 농사를 도왔던 ‘소 해’의 아침은 작으나마 희망을 꾸게 한다.
그러므로 올해에는 우리 농촌여성들도 농업에서, 또는 식품가공에서, 농촌관광에서, 그 어느 것이든 지금 하는 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포부를 세워보자.


자신만의 생활철학 가져야
물론 단 번에 전문가가 되기란 쉽지 않다. 농산물을 가공해서 판매하는 일도 농장을 교육이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일도 역시 쉽지 않다. 힘들고 어려워지면 그냥 남처럼 해버릴까?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쉽게 포기하게 되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속상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들고, 그러다보면 마음도 몸도 아프게 된다.


지금껏 만나본 성공한 사람들이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의 생활 철학이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 농산물도 생산하고 팔지만, 그것이 다가 아닌 것이다. 그것은 왜 내가 그 일을 해야 하는가? 내가 하는 이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일인가를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면서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즉 내가 생산한 농산물은, 가공품은,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서 나도 즐겁고 보람 있고 내 삶의 가치가 실현된다고 느낄 때 끝까지 해낼 힘이 생기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를 이해하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농업, ‘그린오션’ 주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020년에는 농가인구가 2005년 343만명의 68.2% 수준인 23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7% 정도로 줄어든다고 한다. 인구나 국내부가가치 생산 비중이 감소하는 만큼 농업의 중요성도 적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2005년에는 농가인구 1명이 13.8명을 먹여 살렸다면 2010년에는 16.5명, 2015년에는 19.0명, 2020년에는 21.1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 그만큼 농업의 중요성, 농업인의 가치는 커진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농업은 신약의 기능성분, 새로운 유전자원을 발현시키는 저장창고, 지구 온난화에 대응한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산업기술로서 무한한 발전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제 농업은 과거와는 다른 가치를 추구하고 있고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가진 영역이다.


탄소사용을 줄이고 환경친화적으로 성장하는 새로운 기술영역인 그린오션(Green Ocean)을 주도한다. 바로 그 그린오션을 주도할 농업경영자의 성공조건으로서, 경영전문가들은 계획적 시간활용, 목표의식,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의 약점과 장점에 대한 정확한 진단(진단은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일일 평가도 있을 수 있고 주간, 월간, 연간 진단 또는 분기별 평가 등을 할 수 있다), 성실성과 책임감, 도전정신과 끊임없는 자기계발, 세밀한 관찰과 탐구, 미래 계획의 수립, 메모하는 습관, 긍정적 사고방식 등을 제시한다. 특히 이런 생활방식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잘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농촌여성이 전문 CEO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열심히 일하는 농촌여성은 자신을 가리켜 ‘소처럼 일한다’고 한다. 이 말은 우직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얼핏 외부 사회의 변화에 무관심해 보이지만, 진정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낼 수 있으려면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 목표의식, 신념이 있어야 하고 그 신념을 지켜갈 수 있는 성실함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성실함은 변화를 읽어내고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의 원천이 된다.
새해에는 모두 소원을 성취하고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전문가로 성장하는 해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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