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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위 얼굴■ 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149)
박광희 기자  |  history8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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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31  10: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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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권의 사증(査證, VISA)란에 보면, 미국의 전직 대통령 네 명의 얼굴이 석조상으로 조각돼 있는 바위산(山) 사진이 두 면에 걸쳐 바탕에 인쇄돼 있다.
조지 워싱턴·토마스 제퍼슨·시어도어 루스벨트·에이브러햄 링컨의 모습인데, 이름해서 ‘큰 바위 얼굴’이다.

이들 네 명의 전직 대통령들은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고,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물들이다. 먼저 조지 워싱턴(1대, 1732~1799)은 영국과의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뒤 미국을 건국한 초대 대통령이다. 토마스 제퍼슨(3대, 1743~1826)은 독립선언서를 기초하고 미국 역사상 영토를 최대로 넓힌 대통령이다. 그는 1803년 캐나다 국경에서 미국 동남쪽 멕시코만에 이르는 광대한 중부지역을 프랑스로부터 1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이때 사들인 영토는 현재 미국 50개 주 중 15개 주에 해당하는 드넓은 넓이의 땅이다. 그 덕에 훗날 미국인들이 서부 태평양 연안까지 진출하는, 이른바 ‘서부 개척시대’를 열었다.

에이브러햄 링컨(16대, 1809~1865)은 남북전쟁을 통해 미합중국 연방제를 공고히 하고, 흑인 노예 해방을 선언한 대통령이다. 그리고 시어도어 루스벨트(26대, 1858~1919) 역시 미국 영토확장에 힘을 쏟았던 대통령이다. 그는 1901년 대통령 취임 즉시 미국이 대서양과 태평양을 모두 장악하기 위해서는 두 바다를 잇는 최단거리 운하 건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파나마 운하 건설에 착수했다. 파나마 운하는 그가 퇴임한 후에야 완공됐다. 그의 이 공헌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한 사람이 있었고, 하나의 계획이 있었고, 하나의 운하가 탄생했고, 그것은 파나마(A man, A plan, A canal, Panama)’란 문구로 그를 칭송하며 기억했다. 여기서 ‘한 사람(A man)’은 루스벨트를 가리킨다.

이 네 전직대통령들의 얼굴 조각상은 미국 중북부 사우스다코타주 남서부에 있는 러시모어 산(Mt. Rushmore) 정상부근 화강암 암벽을 미국의 조각가 거츤 보글럼(Gutzon Borglum, 1867~1941)이 주의회의 의뢰로 400명의 조각가들을 동원해 1927년부터 1941년까지 14년간에 걸쳐 드릴과 정으로 쪼아 세부조각을 해 완성했다. 얼굴 크기가 자그마치 건물 6층 높이(약 18m)에 달하는데도 얼굴 표정이 실물처럼 매우 섬세하게 묘사돼 있다. 그러나 보글럼은 그러한 대통령들의 외적인 모습보다는, 그들을 통해 ‘위대한 미국 정신’을 최대한 드러내 보이려 했다는 것이다.

그 ‘큰 바위 얼굴’로 국민들의 자부심 가득한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미국 대통령들의 가히 위압적인 모습을 보며, ‘우리는 왜 그런 게 안 될까?’하는 안타까움이 가슴을 친다.
만인지상(萬人之上)의 자리에 있던 대통령 마다 줄줄이 영어(囹圄, 감옥살이)의 신세가 되고, 달걀과 신발짝으로 조롱받는 불행이 반복되는 작금의 우리 현실이 가슴아프기 짝이 없다. 우리 민초들이 진정으로 가슴에 뜨겁게 보듬을 ‘큰 바위 얼굴’은 정녕 없는 것일까.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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